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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Apr 21. 2024

충주, 청주 여행

귀향, 시골살이 체험? 남편지인과의 몇십년만에 해후

올해들어 한국복귀를 진지하게 고려하던 차에 귀향해서 잘 살고 계신 남편지인들과 연락이 닿았다. 그래서 이번 한국행에 그들의 댁에 방문해서 여러가지를 보고 배우고자 하였다.


사진으로 지난 일주일간을 뒤돌아본다. 참 고맙고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감사하고 또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보면서...


**** 먼저 충주행.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이 생각난다. 하지만 운치가 넘치는 날이기도 했다

남편과 같은 회사에 다녔던 분인데 일치감치 귀농하셔서 귀농체험기를 책으로 발간하기도 한 분이다. 외아들도 사회의 건아로 잘 키우셨고 사모님도 우리가 왔다고 건강한 식단을 한아름 준비해 주었다.

봄이면 맛볼수 있는 두릅을 몇십년만에 처음 먹어보았고 여러 나물에 비빈 비빔밥이 향그럽게 맛났다. 그런데 아드님이 갑자기 담낭에 생긴 돌을 제거한다는 전화가 왔고 우리들은 식사후 모두 청주에 있는 병원으로 고고! 한시간여 대화를 나누며 도착한 병원은 참 깨끗하고 분위기도 좋았다. 수술을 마치고 나온 아드님도 만나서 인사를 나누고... 참 멋진 아드님이었고 조속한 완쾌를 빌어본다.


별것 아니라는 의사선생님 말을 들으면서 가볍게 병원을 나와서 향한 곳은 충주호가 있는 멋진 곳이었다. 오전에 비가 내린 후의 충주호는 비경이었다.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장관을 우리 넷이서 고즈넉히 바라보고 걸으면서 대화를 이어나갔다. 감탄에 감탄을! 그분들도 귀향 20여년만에 처음 대하는 장관이라 하였다!

저녁은 우리가 쐈다. 무슨 아파트 주변으로 맛집이 많이 있었다. 명태구이 맛집으로 안내 받아서 맛있게 매운 명태를 잘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호텔은 근처에 두어곳 밖에 없다고 하는데 새로이 단장했다는 곳의 스위트 룸이었다. 7만원이었는데 너무 늦게 들어가고 아침 일찍 나온 것이 아쉬울 정도로 편이시설이 잘 되어있어 좋았다. 특히 LG스타일러가 있어서 옷들을 집어넣고 속옷과 양말을 빨아서 같이 넣어두었는데 신기하게도 다 잘 말라있고 완전 편리했다. 처음 이용하였는데 넘 만족스러웠다. 광고로 볼적에는 뭐 이런 것까지 사야 되나 했는데... 삶의 품격이 올라간다고나 할까? 아주 좋았다. 욕실은 넓고 욕조에는 자쿠지가 설치되어 있었으며 한국인들이 호텔 이용시 있으면 좋겠다라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구비되어 있어서 참 훌륭했다. 침구류도 깨끗하고 푹신했고 굿!

다음날 8시에 지인이 픽업하러 와서 집으로 가서 준비된 아침을 먹었다. 사모님이 넘 고마워서 미리 드렸던 파시미나 숄과 차이외에도 아노끼에서 구입한 면으로 된 긴 스카프를 드렸다. 그리고 짧은 만남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굿바이...

****청주행...

우리가 서울을 벗어나는 것이 오랫만이어서 청주가 충주 바로 옆인 줄 모르고 기차를 예약해서 기차를 타고 조치원에서 하차, 남편 지인분과 사모님을 만나뵈었다.

플로리다 대학에서 공부하시고 충북대 교수님으로 재직하셨던 분으로 두 자녀를 엄청 잘 키우신 분이시다. 둘 다 영국와 미국에서 대활약을 하고 있으니 그 비결을 열심히 들어보았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운이 좋았다고 말씀하시지만 우리가 보기엔 부모님들이 똘똘하게 자녀들을 잘 지도했고 잘 따라준 자녀들이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운을 획득한 것 같았다.


요즘 문제가 되는 최고학부 출신의 모인사가 자기 자녀의 성공을 위해 거짓으로 서류 조작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좀 더 일찍 이분을 만나서 울 아들 상담을 했더라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질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청남대가 가까운지 거길 가자고 하셔서 간식을 간단히 들고 청남대로 고고... 가는 길에 청국장과 순두부정식을 먹었는데 맛집이라 그런지 슴슴하니 참 맛있었다.

청남대로 가는 길은 푸른 녹음과 함께 시원했다. 눈이 시원하고 마음도 시원해졌다.

전체를 다 보지 않고 오른편으로 돌았는데 사람들이 많질 않아서 호젓하니 좋았다. 메타세쿼이아가 우거진 곳이 기억이 난다. 박정희 대통령상이 실지보다 좀 크게 만들어진 듯 했고...ㅎ 마음속으로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 애써주신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 신났던 시골 여행길... 한시간 여 넘게 주변의 시골길을 달리는 기분은 상쾌 그 자체였다. 이런저런 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나는 남편 해군 동기가 준 빨간 모자를 쓰고 다녔다. 산나물을 다듬는 할머니에게서 3000원어치 나물을 샀더니 한가득이다. 눈에 넘치게 시골 정경을 실컷 보았다.

저녁은 특별히 커다란 오리구이와 제주도 흑돼지 삼겹살...구이이다. 그것도 숯불구이라... 별미중의 별미다!

귀빈 대접을 원없이 받고 감사의 마음을 가졌다. 사모님의 얼굴이 인도에서 나를 아껴주던 사모님처럼 생기셔서 보자마자 정에 끌렸었다. 두분은 학창시절에 만나서 결혼한 동갑이신데 사모님이 남편에게 맞추어 이것저것 잘 챙겨주시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배울점이지요...ㅎㅎㅎ


외국생활을 할때부터 많은 진취적인 사고를 가졌던 분인지라 집을 설계함에도 매우 실용적인 측면을 강조해서 독특해보이면서 편리하게 건축되었다. 난 특히 친구따라 강남가는 스탈인데 주변에 좋은 부지나 집이 나오면 연락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살고 싶은 곳들이 너무나 많다...ㅠㅠ


하룻밤을 그집에서 신세를 지는데 마음이 편안하고 감사하였다.

이쁜 복숭아꽃과 배꽃이 한창이다.

다음날은 새벽에 동네를 잠시 둘러보았다. 바로 밑 주택의 두마리 개가 어찌나 짖던지 도둑이라면 제발이 저릴 정도였다.

동네가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다. 도로와 좀 떨어져있어서 나름 장점이기도 하다.

5월초에 크게 자란 쑥을 낫으로 베어서 일년치를 준비한다고 한다. 매일 아침상은 쑥떡 버무리로! 꽤 심심하니 맛났다.

정성스레 차려진 아침 밥상을 받고 부지런히 전주행 기차를 타러 조치원 역으로 고고. 우리 부부를 위해 애써주신 남편 해군 장교 동기 부부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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