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제대기념 여행(2026.4.14. 화~ 15. 수)
2024년 10월 중순, 아들의 군입대를 격려하기 위해 인도에서 왔다가 못 돌아가고 18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곧 군생활을 마치는 아들과 제대 기념 여행을 가기로 했다. 아들 입장에서는 우리가 한국에 있었던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바로 인천의 군부대에 있었기에 한달에 한번 꼴로 휴가나 외박, 외출등을 나오다보니 아들에게는 정서적 안정을 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고등학교 졸업후 한국과 핀란드에서 홀로 생활하던 차에 엄마손맛이 깃든 따뜻한 음식을 먹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외식에 질려서인지 매번 집밥을 찾으니 나도 한국의 식재료에 대해 익숙치가 않았던 터라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많이 배워서 만들어주었다. 다행히 우리 동네에는 저렴하게 야채와 과일등을 파는 가게들이 많고 인터넷으로 그동안 익숙치 않았던 전복과 멍게, 굴, 생선 등을 시켜서 자주 식탁에 올렸다.
내가 매일매일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주말에도 식물원 봉사를 하니 쉴 틈이 없기에 이번 달부터는 일요일은 쉬는 날로 부탁드렸다. 다음 주말에는 양산의 체육대회에도 서울시 대표로 우리 차밍댄스팀이 나가게 되니 매주 토요일 오전에도 연습을 한다...
어느날, 물건사려고 들른 홈플러스 본사에서 전기차를 타고 해남가서 차박하는 관광안내를 하고 있기에 스페인 소방차 타고 다니던 지인들도 생각나서 관심을 가졌었다. 목포까지 가는 KTX도 반액이라니 이렇게 좋을수가! Let's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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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찰밥을 만들고 계란 삶고 해서 1박 2일 해남행.
땅끝마을로의 여정을 시작하였다.
KTX를 타고 목포에서 내렸고 관광안내소 직원의 권고대로 백성식당으로 가서 정식을 먹었다. 목포역에서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식당은 앉으면 사람 수대로 정식을 가져온다. 정식 13000원. 그냥 무난한 맛! 그런데 이상하게도 많은 사람들이 계속 들이닥친다!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전기RV차량을 만나기 위해 또 15분 정도 걸었고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차량을 빌려주는 직원분들이 친절했고 남편은 거의 2년만에 핸들을 잡아보는 것이라 걱정했건만 아들의 적절한 가이드 덕분에 무난히 오시아노 캠핑장에 도착. 넓은 오시아노 캠핑장은 들어오는 입구부터 멋진 가로수들이 붉은 꽃망울인지 열매를 맺고 있어 보기에 좋았다.
전기 충전기와 전기 담요를 받고 오후 일정으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의 기념관으로 고고! 광화문의 이순신 기념관도 매번 대단하다고 느끼지만 현지에서 보여지는 이순신 장군의 기념관에서는 상세하게 설명도 되어 있었고 유물들도 알차게 전시되고 있었다. 밖으로 나오면 케이블카도 다니는 것을 볼수 있고 바다위를 걸으면서 울돌목의 휘몰아치는 물살을 볼수 있는 스카이 워크를 걸을 수가 있다. 진달래와 벚꽃, 이름모를 연두색 식물이 참 아름다웠다.
돌아오는 길에 하나로 마켓에 들러 장을 보았는데 서울보다 물가가 비싼 듯 하였다. 저녁은 삼겹살 파티로 예정했으니 삼겹살과 목살, 상추, 마실것, 빵, 막걸리등을 구입하였다. 그런데 우유를 사는 캠핑족 보셨는지요?ㅎㅎㅎ 우리는 커피 믹스도 우유탄 물에 타먹다보니 1리터 우유도 구입하였다.
오시아노 캠핑장은 내부 시설은 좀 그랬지만 다른 제반 여건이 잘 되어 있는 야영장으로, 동선이 짧고 그릇씻을 때 뜨거운 물이 콸콸 나오고 샤워하는 곳도 심플하면서도 잘 유지되어 있었다ㅡ
전기차와 더불어 부루스타와 식기류 및 침구등이 제공되기에 목살과 삼겹살 한개씩을 사왔는데 셋이서 상추쌈 싸서 충분히 먹었고 가져온 찰밥도 반이나 먹었다. 막걸리 한병으로 셋이서 건배하였는데 남편도 제법 한 잔정도를 소화하였다. 두 남자의 얼굴이 벌겋다...
이래서 양산 가기 전에 다이어트 할 계획은 또 물거품으로!ㅎㅎㅎ
밤이되니 제법 캠핑족들이 몰려들었다. 옆집에선 캠프파이어까지 하면서 불멍을 때리고 있고 다른 쪽에선 귀여운 여자아이들이 장난치는 소리가 정겹게 들려온다... 뚱뚱한 고양이 한마리가 우리 사이트를 노리고 있기에 모든 물건을 차에 실고 뚜껑을 닫아 놓았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밤이다!구름만 끼지 않았다면 해지는 모습도 보고 좋았을텐데 좀 아쉬웠다. 별 총총도 물 건너 갔다.ㅎㅎㅎ
날이 따뜻하다고 해서 편한 차림으로 가볍게 왔건만 해가 지니 제법 바닷 바람이 세다... 차위에 올라간 아들이 긴팔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감기에 안 걸려야지 싶었는데 화장실 간다고 내려오기에 붙들었다. 차 안에는 전기 담요가 깔려있어서 따뜻하기에! 세명이 모두 옆으로 누워 잠을 청하자니 불편하여 잠을 설쳤다.
해남 여행 2일째, 이른 새벽에 일어나 썰물이 된 해안가 주변을 걷기하였다. 공기가 맑아서 좋았고 주변이 잘 가꿔져 있었다. 달리기 하거나 바이크 타는 사람들도 있었다.
공기가 상쾌하고 아침 해가 일찍 뜨는 것을 보니 맑고 따뜻한 날이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하루종일 더운 날씨였다.
라면과 찰밥, 앙꼬빵으로 아침을 야무지게 먹고 어제 가져온 충전하는 선과 히팅담요는 돌려주고 8시에 땅끝을 향해 출발. 아침에 둘러보니 공유자전거도 있고 카누도 몇십대가 있는 것이 가족끼리 쉬러 오기엔 적절한 캠핑공간인 듯하다.
땅끝 마을로!
자연사 박물관은 특히 경이로왔다. 엄청 큰 고래를 비롯 수많은 크고 작은 어류와 패류, 여러가지 바다와 관련된 물건들이 총망라되어 있었고 보관도 잘 되어 있었다. 알고보니 이 모든 것을 수집한 것은 이 박물관의 관장님이셨고 과거 원양어선의 선장님이셨단다. 인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윗층의 보관된 귀한 물건들을 보여주시겠다고 하였으나 일정이 촉박한 관계로 5월에 다시 오겠다고 하였다. 이런 훌륭한 수집품들은 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도록 서울이나 경기도 쪽에 하나 더 만드는 것이 필요할 듯 하였다. 관장님의 수집품은 엄청나다고 한다!
다음으로 땅끝전망대, 모노레일을 타고 가는 것인데 남산 오르미보다 5배 정도 더 길었고 올라가면서 다도해에서 양식중인 광경이 펼쳐졌다. 여러 크고 작은 섬들도 한눈에 보이고 푸른 바다와 하늘이 어울어져서 장관이었다. 전망대에 올라서 사방에서 보여지는 바다를 조망하였다. 지난날, 폴투갈의 땅끝마을인 <카보 다 호카>가 생각이 났다. 거기서도 바람이 많이 불었었는데... 한국의 땅끝 마을과 인도의 끝자락인 카냐쿠마리까지 기억이 새롭다!
남편이 도솔암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다음 행선지는 도솔암으로! 찾아보니 <추노>에 나온 곳이고 선경이라고 하니 무척 기대가 되었다. 오르락내리락 30여분을 가면 나오는데 작은 뾰족한 돌들이 많아서 조심해서 가야만 한다. 그곳에서 마주하는 큰 바위들은 동물같은 것이 사람같은 것이 참 기묘하게도 생겼다. 잘 다녀온 곳이다.
그리고 점심은 온라인에서 찾은 매화식당으로! 생선 정식 1인 13000원인데 생선이 작아도 5마리나 나와서 잘 먹었다. 하지만 맛으로는 뭔가 좀 부족한 듯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들른 4EST수목원! 입구에 활짝 핀 철쭉과 튜울립, 그리고 팥꽃이라는 보라색 꽃이 환대를 하였다. 그런데 아마도 수국 천지인 듯한데 수국 꽃을 볼수 없으니... 약간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워하며 목포로 발길을 돌렸다.
이번 여행의 수확은 운전을 안 하려는 남편이 아들의 제대를 기념하기 위해 1박 2일 꼬박 운전을 한 것! 그것도 거의 2년간 운전대를 잡지 않았고 운전석이 반대인 인도에서 운전한 뒤로 한국서는 십여년전 교외에서 요양할 적에 잠시 운전한 뒤로 처음이다.
아들의 침착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다. 남편 옆에서 가이드를 하는데 차분하게 잘 가이드하여 나를 부끄럽게 했다. 나는 내 뜻대로 잘 안하면 화를 내는 편인데 차분하게 가이드하니 성을 낼 이유가 없었다.
목포는 예전에 갔던 전주나 순천에 비해 음식의 간이 짠 편이고 별로라는 생각을 했다. 두군데 다 추천을 받거나 인터넷에서 최고라는 글을 보고 간 것인데 내 입맛에는 그냥 그랬다는.
어쨋거나 아들의 한국 여행은 이번에도 성공적!이다. 의미있는 땅끝 마을 여행이었다. 그리고 전기차 운행과 RV차량을 이해하는데 좋은 시간이었다.
물론 걷기도 많이 해서 매일 만보이상 걸었고 그랬는데도 공기가 맑아서인지 피곤하지는 않았다.
아들아, 곧 있을 제대, 축하한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