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 배워둘 걸!
나는 기업 교육 담당자 12년차 직장인이자 6살 딸아이의 엄마다. 꼬박꼬박 출퇴근을 하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안정적일 줄만 알았던 회사는 코로나의 직격탄을 맞고 한 순간에 운영이 중단되었고 어쩌다 보니 1년 전, 새로운 회사로 이직까지 하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 새로운 사람들, 낯선 업무에 적응하느라 작년부터 어떻게 지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이직하고 얼마 되지 않았던 시점에 회사에서 그룹 연수원의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때 눈에 띄었던 프로그램이 바로 'Performance Coaching'이었다. 교육 담당자로 일을 하다 보니 코칭이 어떤 것인지 접할 기회는 많이 있었지만 사실 코칭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최근의 일이었다. '코칭을 한다고 해서 진짜 바뀌겠어?'하는 생각도 컸고 굳이 코칭이 아니어도 의지만 있으면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던 혈기 왕성한(?) 과업형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코로나 이후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을 겪으면서 우연히 코칭을 받아볼 기회가 몇 번 있었고 그제서야 '아, 이래서 코칭을 받는구나' 하고 직접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전에 내가 코칭에 대해 가진 편견은 내가 코칭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코칭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뭔가에 홀린 듯이 코칭을 배우는 프로그램에 신청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며 극강의 배움을 경험하게 된다.
작년부터 코칭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이렇게 바쁜 시기가 아니라 여유가 좀 있을 때(아이가 없던 시절?) 코칭을 배워뒀으면 좋았을 걸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회사 때문에 고생도 해보고, 아이도 키워보고, 이직도 해보고, 이런 저런 마음 고생도 많이 해 본 후가 아니었으면 고객의 마음을 더 깊이 헤아릴 수 없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지금도 코칭을 배우기에 늦은 나이는 결코 아니기 때문에 작년에라도 코칭을 배울 수 있었던 것에는 감사하고 있다.
워킹맘으로 생활하며 코칭을 공부하고 실습도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고 여전히 힘들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칭을 통해 맛볼 수 있는 기쁨과 성취감이 훨씬 크기 때문에 코칭을 그만두지 못하는 것 같다. 얼른 아이를 재워놓고 코칭을 시작해야 되는데 잠들 기미가 안 보여서 아슬아슬, 결국 코칭을 취소하기도 하고 코칭 한 번 하려면 아이의 방해 없이 조용한 환경에 있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야 하지만 앞으로도 코칭은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다.
코치로서 또 일하는 엄마로서 코칭에 입문하면서 말그대로 좌충우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지내고 있지만 직업 혹은 부업으로 코칭에 입문하시는 분들, 그리고 아이와 코칭 대화를 하고 싶은 엄마(아빠)들에게도 나의 경험담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글을 써보려 한다. 이 세상 모든 코치님들, 특히 워킹맘 코치님들을 격하게 존경하고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