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었지만, 받고 싶지 않았던 건 아니다.

바라지 않으면서도, 결국 바라게 되는 내 마음

by 케지



나는 마음을 줄 때 계산하지 않으려 애쓴다.

정성을 다해도, 그 끝에 무엇이 돌아올지를

따지지 않으려 한다.


나는 상대가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고,

그래서 그냥 잘해주고 싶었다.

받으려고 한 게 아니라

그저 마음이 그리 흘렀을 뿐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속 어딘가가 허전해진다.


상대가 아무렇지 않게 내 마음을 지나칠 때,

상대가 내 진심을 가볍게 여기는 듯할 때,

나는 괜찮은 척하지만 조금씩 서운함이 쌓인다.


나는 바란 적 없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바랐다.


당신이 나를 알아봐 주길,

당신도 내게 작은 따뜻함을 나눠주길,

적어도 내가 진심울 다해 다가갔을 때

상대가 한 걸음쯤 다가와주길 바랐다.


그게 안 될 때,

나는 혼자 선을 긋는다.

스스로 상처받았다는 걸 들키지 않으려

조용히 거리를 만든다.

내가 떠나는 것처럼 보이게 하지만

사실은 너무 오래 서 있었던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상대의 반응 하나를 기다리며.


내가 이토록 서운했던 이유는

마음이 작아서가 아니다.

마음을 받지 못해 속이 좁아져서도 아니다.

그저 마음이 고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나 스스로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 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

적어도 나는,

작게라도 돌아오는 따뜻한 무언가로

내 마음이 소중했음을 확인받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사랑을 주면서 사랑받고 싶어 하는 건

지극히 인간적인 일이다.

문제는 그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고

자꾸 참는 데 있었다.

나는 참는 걸 잘하지만

그만큼 오래 아프기도 한다.


그래서 이제는,

그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려 한다.

나는 마음을 주었고,

작게라도 받고 싶었다.

그게 내가 나를 지키는 방식이다.

그게 내가 사랑을 건강하게 나누는 길이다.


나는 이제,

기대는 마음을 외면하지 않는다.

마음을 주되,

내 마음도 소중히 받으려 한다.

사랑을 나누되,

나도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걸 기억한다.


당신에게도 말해주고 싶다.

마음을 줘놓고 바라지 말아야 한다는 말에

스스로를 억누르지 않아도 된다고.

당신은 누군가의 온기로 다시 채워져야

다시 따뜻하게 흐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그러니 너무 오래 참지 말고,

너무 오랫동안 혼자 서 있지 말기를.


당신의 마음은

기꺼이 받아도 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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