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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J Oct 07. 2016

하드웨어 스타트업 전략

그동안 한국에서는 이렇다 할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가 없다. 최근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전략은 이렇다. 


미국법인 설립 - 킥스타터를 통한 크라우드 펀딩 - 제품 출시 - 투자 유치를 통한 기능추가 및 지속적인 성장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제품 생산비용이 큰 부담이 되는데, 국내에서는 출시 전에 이러한 비용을 조달할 수 있는 곳이 정부지원사업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 국내에서 하드웨어 제품에 대한 시장은 너무 작고 성공 사례가 없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도 출시 이전에 투자를 하는 것은 어렵다. 반면에 미국은 다양한 하드웨어 제품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크라우드 펀딩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조달하는 것이 가능하다. 컨셉이 충분히 좋으면 어쨌든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스마트 줄자를 만드는 베이글랩스의 경우 킥스타터 펀딩을 통해 목표금액의 4,500%를 초과달성했다. 



중요한 것은 이 다음이다. 새로운 컨셉으로 제품을 출시하고 펀딩을 유치한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하는가. 


아이러니하게도 하드웨어 스타트업 역시 소프트웨어에 집중해야만 한다. 이유는 하드웨어에서 컨셉을 제외하면 하드웨어 기술력으로는 역사가 오래된 큰 기업의 기술력을 이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계줄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로 구현된 웨어러블 시계를 컨셉으로 정하고 제품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시계줄 영역 전체가 화면으로 활용되며, 시계를 풀면 스마트폰처럼 큰 화면으로 펼칠 수도 있는 스마트 워치이다. 



누가 봐도 좋은 컨셉이지만 여기서 해야 하는 질문은 '과연 기술적으로 가능한가?'일 것이다. 물론 기술적으로 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면 다음은 '대량생산이 가능한가?'이다. 


연구실에서 나오는 제품이 실제로 생산되기 까지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율(투입 수에 대한 완성된 양품(良品)의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연구에서 성공은 했지만, 실제로 공장에서 생산했을 때 10개 중에 9개가 불량품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갤럭시 엣지 시리즈를 다른 업체에서 흉내내지 못하는 것은 엣지 스크린에 쓰이는 디스플레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삼성 디스플레이 외에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 내에서도 수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든 것이 결국 코드로 구현되는 소프트웨어와는 다르게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등 하드웨어와 연관된 산업은 기술 발전과 안정적인 생산에 매우 오랜 시간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연구실에서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한다고 해도 실제 대량생산을 위해 수율을 높이고 안정화 시키는 데는 최소 5년에서 수십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획기적인 하드웨어 기술을 통해 제품을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미 대량생산이 가능한 기술을 이용하여야만 한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하는 경우 기술적인 장벽이 없으므로 경쟁업체의 진입이 용이하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항상 진입장벽이 어떤 것이냐?란 질문을 한다. 다른 업체가 똑같은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뜻이다.


그래서 결국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소프트웨어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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