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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 Oct 27. 2018

단순하고 담백하게 살아가는 방법 <담백하게 산다는 것>

저자의 버킷 리스트 중에는 '담백하게 살아가기'라는 항목이 있다고 한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삶의 태도가 아닐까. 내가 원하는 삶의 태토는 단순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인간관계든, 일이든 있는 그대로 마주하는 단순한 삶의 태도. 그것이 나의 버킷 리스트다. 물론 꽤 어렵다. 누군가 단순한 삶이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정확하게 이런 것이라 답하지 못할 것이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그동안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삶에 대한 '단순함'을 대신해서 말해주는 책이었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로 인간관계 사이에서의 당당함을 알려준 정신의학과 전문의 양창순 저자의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이전의 책과 같은 듯 다른 책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사례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인생과 그 속에서 생겨나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저자가 말하는 담백하고 단순한 인생에 대한 정의와 함께 삶의 태토와 불필요한 감정들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태토를 가지고 살아야 할지 차분히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5장에 걸쳐 담백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하나하나가 짧은 에세이였다. 목차를 보고 마음에 와닿는 글부터 먼저 읽어도 좋다. 프롤로그를 거쳐 저자가 가장 먼저 들려주는 이야기는 '먹방과 스트레스, 담백함의 연결고리'이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현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먹방에 대한 글이다. 

먹방이 유행하는 또 다른 이유를 정신 의학적으로 분석해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에서는 기차가 지나가는 모습만 한 시간 동안 방송하는 프로그램도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누가 먹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왜 그럴까? 그건 곧 우리에게 쌓인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데, 정작 그것을 해결할 방법은 적다는 사실을 뜻한다. 

공감한다. 몇 년 전부터 정신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예전에 비해서 특별히 더 많이 먹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 살은 꾸준히 찌고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책을 읽으며 그동안 먹었던 것을 생각해보니 스트레스 받을 때면 더더더더 자극적인 음식만을 찾았던 것 같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자고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이야기하면서도 본능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인식하지 못한 채 자극적인 음식으로 해결하려고 했던 것이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에서 특히 더 눈길이 가는 부분은 바로 소제목들이다. 글을 읽어보지 않아도 마음에 와닿는 제목들은 그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딱 그만큼만', '너도 나도 이번 생은 처음이다', '자존심은 내가 사는 집이다'등 프로필에 매일 바꿔 적어놓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문장들이었다.


담백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담백하게 산다는 것> 4장과 5장에 걸쳐 마음 솔루션을 제시한다. 여러 가지 방법 중에서 '인복'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은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인복이 없다"라는 말이다. ~ 흔히 '인복이 있다'는 말은 자신을 아낌없이 사랑해주고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해주는 배우자가 부모, 혹은 친구를 만났음을 의미한다. 또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자신에게 잘해주고, 원하는 대로 이끌어주는 경우에도 인복이 있다고들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살면서 그런 사람을 만날 확률이 얼마나 될까?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읽은 후 "우리에게 있는 건 "지금, 그리고 여기' 뿐"이라는 구절을 프로필에 적어 두었다. 지나간 과거도, 어떻게 다가올지 예상할 수 없는 미래도 나의 삶이지만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의 의지로 관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지금, 그리고 여기뿐이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아닐까. 

책의 제일 뒷장에는 '담백한 삶을 위한 마음 에너지 체크 리스트'가 있다. 책을 읽은 후에 체크해도 되지만 아직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이라면 먼저 자신의 마음 에너지를 체크해 본 후에 <담백하게 산다는 것>을 읽어보길 권한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이 책을 매일 아침 근무 시작 20분 전에 읽었다. 끝없는 한숨이 나오는 나의 일상에 대한 예방주사가 되었다. 관자놀이 혈관이 파악 올라올 만큼 짜증나는 누군가를 대할 때 보이지 않는 방어막이 되어 주었다. <담백하게 산다는 것>은 단순하고 담백하게 살고 싶지만 여전히 버킷 리스트일 뿐인 나에게 무한의 격려를 건네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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