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간>
우리는 이미 알고리즘의 세계에 살고 있다. 다만 너무 익숙해져 그것이 인공지능이며 알고리즘이라는 것을 느끼지 못할 뿐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세상이 올 것이다. 과연 우리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 알고리즘의 세계에 적응할 수 있을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 있을까?
<안녕, 인간>의 부제는 '부와 권력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의 보이지 않는 공포가 온다'이다. 말 그대로 알고리즘의 세계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리즘은 이미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다.
우리가 미처 느끼지 못할 뿐 이미 꽤 많은 부분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안녕, 인간>을 읽으며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알고 있던 것 이상으로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이 발전했다는 것이었다. 본격적인 알고리즘의 세계를 들여다보기 전에 그 '알고리즘'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알고리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문제를 풀거나 목적을 달성하고자 거치는 여러 단계의 절차'를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목표를 달성할 지시 사항을 일일이 나열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알고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알고리즘은 수없이 많다. 이미 인간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알고리즘은 환자의 치료법이나 교통사고 시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등 이미 곳곳에서 인간 대신 결정을 내리고 있다.
여전히 알고리즘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기 힘든가? 더 쉬운 예를 들어보겠다. 우리가 검색 엔진에서 무언가를 검색한다고 하면 알고리즘은 우리가 검색하는 것을 기반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찾으려고 하는 것인지 등을 미리 알아 우리에게 알려준다. 여름휴가를 검색하고 있던 당신의 컴퓨터에 최저가 호텔, 항공권 등이 나타나는 것. 그것이 바로 알고리즘의 한 부분이다.
<안녕, 인간>은 과연 알고리즘이 신뢰해도 되는지, 중대한 결정을 인공지능의 의견을 따라도 되는지, 인간은 알고리즘에서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미 일어났던 사건들을 소개하며 알고리즘과 인공지능의 세계를 설명하는 <안녕, 인간>은 순간순간 무척 섬뜩했다. 이 책은 알고리즘과 인간에 대한 인문학이지만 어떤 스릴러 보다 공포스러운 부분이 많았다.
책은 일곱 분야로 나눠 분야별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한다. 알고리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1장 인간과 기계의 힘겨루기를 시작으로 데이터로 인간을 조종한다는 전지전능한 데이터, 3장에서는 인간의 죄를 판단하기에까지 이른 알고리즘이 인간을 재판한다는 문제에 대해 이야기한다. '왓슨'에 대한 설명과 인간의 병을 진단 및 치료하는 알고리즘에 대해 설명하는 4장, 5장 자율 주행 자동차는 완벽한가는 이미 잘 알고 있는 자율 주행에 인간의 목숨이라는 문제를 놓고 다시 질문한다. 범죄 예측 알고리즘에 대해 알려주는 6장 알고리즘 경찰관과 그리고 마지막 7장에서는 기계도 예술가가 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우스개 소리로 요즘에 내 정보는 나의 정보가 아니라는 말을 한다. 어딘가에 가입을 하게 되면 며칠 동안 수없이 많은 스팸 메일과 문자 공격을 받는다. 어딘가에 내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이미 그런 것에 무뎌져 버렸다. 알고리즘이라는 것을 알지 못할 뿐, 알고리즘의 세계에 길들여져 버린 것이 아닐까. <안녕, 인간>은 매일 접하는 인터넷 속의 데이터를 넘어서 인간을 판단하고 범죄를 예측, 그리고 치료방법과 예술 작품을 탄생시키는 데까지 발전한 알고리즘, 인공지능 세상을 제대로 보라고 끊임없이 말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착취당할 것인가, 지배할 것인가 아니면 완벽하게 공생할 것인가'
책에서는 알고리즘에 대한 극히 일부분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점점 더 커져가고 수많은 결정을 내리고 있다. 언젠가 인간이 아닌 알고리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알고리즘의 세계가 더 커지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알고리즘에 의존하기 보다 모든 단계에서 인간을 중심에 놓고 고려하는 알고리즘을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의 변화는 아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진짜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 변화하는 시대에 끌려갈 것인지, 변화를 즐길 것이지는 당신의 몫이다. 몰라도 불편함 없이 살던 시대는 사라지고 있다. 모르는 도태될 뿐이다.
나의 인터넷 기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암 치료법, 인간의 범죄에 대한 판단을 알고리즘이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문학과 음악에서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다면 <안녕, 인간>을 읽어보길 바란다. 세상은 당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많이 변화했고 앞으로 당신이 살아갈 세상은 그보다 더 빠르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