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예보:호명사회, 송길영 지음
본인을 단독자로 서술하고 싶은데 가장 중요한 술어가 ‘회사원이다’라는 현실을 확인하는 순간, 어떻게 이 ’회사‘를 제거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입니다. 퇴사해야만 가능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자신의 서사를 만들어갈 고유한 무대에 대한 고민에서 ’나의 이름‘으로 살아갈 출발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직 직장을 얻지 못한 학생이라면 언젠가 버리고 딛고 올라갈 좋은 추진체를 찾는 것이 첫 직장의 선택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서사에서 1막의 배경을 어떻게 더 흥미진진하게 써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관점으로 첫 번째 직장을 선택한다는 의미입니다.
요즘 같은 팀에서 함께 일할 동료가 되실 주니어 채용 면접을 보고 있다. 지원하신 분들의 이력서를 보면 회사를 다니고 계신 분이 대략 80%, 나머지는 대학을 막 졸업했지만 수많은 곳에서 인턴을 경험하신 분들이다. 다들 뛰어난 영어 실력에 들어보지도 못한 자격증이 화려하다. 1명을 뽑는 자리에 수십명이 지원하는 걸 보면 내가 링크드인에 쓴 구인 공고 포스팅에서 진심이 느껴졌구나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분이 채용되든 기본적인 실력은 있으실거다. 합격을 결정하는 건 네임드 대학 출신, 영어 실력, 전에 어떤 회사를 다녔는지가 아니다. 얼마나 이 쪽 일을 하고 싶고 우리 회사에 입사하고 싶은지가 최고로 중요하다. 열정과 관심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그동안 어떤 노력을 해오셨는지,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했고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셨는지를 우선순위에 두고 채용할 생각이다. 이를테면 과제를 드렸을 때 문서에서 확인된 색상이 회사의 홈페이지 메인 컬러와 일치한다면 플러스 요소 :)
회사도 회사지만 첫 직장은 어떤 분야를 선택하는지와 누구와 일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 그 선택으로 인해 향후 10년의 커리어가 결정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합을 맞추고 팀에 잘 녹아들어서, 지금의 우리 팀에 없는 시선 혹은 생각을 갖고 계신, 다시 말해 팀에 부족한 걸 보완해 줄 수 있는 그런 분이 오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