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일까
대학교 3학년인가, 4학년때 친구따라 역삼에 있는 태국음식점에 갔다. 무슨 미식모임이었고, 다양한 요리들을 맛 볼 수 있었다. 음식은 꽤 입맛에 맞았는데, 잘 즐기다가 갑자기 한 번씩 화장품향이 거슬렸다. 그 때는 그 것의 정체를 몰랐었는데, 나중에야 알게된 그것의 정체 ‘고수’.. 아아.. 가까이 할 수 없는 음식이구나.
2000년 유럽 배낭여행을 갔다. 가기 전부터 유럽에는 가스가 들은 물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고, 요령껏 가스가 들지 않은 생수를 잘 구입했었다. 파리 어딘가, 마트에서 구입한 물을 마시는 순간 그대로 내뿜었다. 이것의 정체는 ‘가스가 든물’, 즉, 탄산수.
2010년에는 업무상 스위스로 출장을 다녔었다. 식사를 하러 가면 ‘으르신’들이 꼭 탄산수를 시켰다. ‘아니, 대체 왜!!!’.. 어차피 큰 병으로 나와 쉐어해서 마셨고, 당시 내 입지가 ‘일반 물을 따로 시켜 주세요’할 위치가 아니었다. 식사시 물을 곁들여야하는 다소 안 좋은 식습관이 있던 내겐 꽤 고역이었다.
그러고 보니 고수와 탄산수에 대한 기억이 비슷한 시기네.
그런데,
언젠가부터 난 고수와 탄산수를 즐기고 있다.
쌀국수집에서 고수없이 쌀국수를 먹는 것은 앙꼬없는 찐빵이며, 갈증이 날 땐 편의점에서 탄산수를 사서 마시고, 집에서 청을 만들어 탄산수에 타 먹는다.
고수의 경우, 마트에서 고수를 사와 라면에도 넣어먹고, 샐러드에도 넣곤 한다.
내가 먹기 힘들어했단 음식이었다는 기억이 너무도 선명한데..
그런데,
대체 난 언제부터 고수와 탄산수를 먹게 되었는지,
어떤 계기였는지를 도통 모른다. 지금은 아주 선호하는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부지불식간에 내 삶에 스며든 것일까.
어쩌면 내 삶의 기억들도 이럴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