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 시대

아날로그, 디지털, 그리고 디맹

by 자작공작

고등학교적, 모 대학 논술고사에서 '아날로그와 디지털에 대해 논하시오'란 문제가 나왔다고 한다. 아날로그란 용어도 낯설긴 하지만, '디지털'이란 용어는 참으로 생소했다.


당시, 아날로그와 디지털이란,

아날로그는 시계추가 돌아가는 벽시계처럼, 연속성이 보이는 것이고,

디지털은 전자 벽시계로 순간적으로 변하는 것이라 했다.

(너무 생경한 개념이라, 이 설명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은 흐르고 흘러, 디지털이란 용어는 일상적이고, 전혀 낯설지 않게 되었다.


아빠는 용산에서 일을 했었는데, 내가 고등학교적 신문물 2개를 집에 들여놓았다.

하나는 가정용 노래방 기기였고, 하나는 무전기 같은 휴대전화였다. (혹시 강매당하셨던 건 아닌지..)

당시는 삐삐를 사용했었고, 휴대전화가 신기하기는 했으나 굳이 갖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주변에 이용자가 거의 없으니, 지금과 같은 통신수단의 개념이 아니었다.

통신수단은 가입자의 확대로 빛을 발하게 된다.


대학교 1학년 때, 잠시 나타났다 사라졌던 시티폰, 그리고 그 시장을 바로 잠식했던 PCS, 휴대폰. 대학교 3학년이 되자 휴대전화는 거의 보편화가 되었다. 이 때도, 굳이 휴대전화를 갖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다.

가끔, 필요하면 집에 있던 무전기 휴대전화를 들고 나오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휴대전화로 이상한 것을 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문자'였다. 집에 있는 무전기 휴대전화론 불가했던 것... '문자'는 내가 휴대폰을 개통한 계기가 된다.

그러나, 난 휴대전화 이용이 한편으로는 불편했고, 언젠가는 휴대전화를 해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


그리고, 휴대폰은 점점 작아지고, 카메라 기능이 강화되는 식으로 신상이 나오곤 했다.

언젠가는 휴대전화로 인터넷을 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이 들린다.

'아니, 이 조그만 화면으로 인터넷을 왜 해? 쓸데 없이'.라고 했었는데.. 어느덧 그 말은 현실이 되었다.

주변에서 '앱 설치', '프로그램', '멤버쉽 카드' 등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휴대전화는 커졌다.

그 개념이 뭔지 알아보려고 하지만 쉽지 않았다. 너무도 추상적이었다.

어느 날, 주변에서 '톡'이란 것을 한다. 일종의 채탱 프로그램. 나도 이 '톡'을 하고, 스마트폰의 메커니즘도 알아야겠어란 생각으로 나도 스마트폰 유저가 된다. 처음에는 실상 거의 이용을 하지 않았고, 한 달에 100MB 요금을 사용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SNS도 하고, 다양한 편리성(길 찾기, 버스 노선도 등)에 길들여지다 보니 점차 의존도가 높아졌다. 지금은 700MB 요금을 사용중이다. 그리고, 휴대전화 무소유의 꿈은 점점 멀어져갔다.


기술의 발전으로 IT 수단들이 발전하면서, 나는 '필요'가 느껴질 때 그 흐름에 동참하곤 했다.

회사에 있던 몇 년 동안은 집에 개인용 컴퓨터가 없기도 했다.

집에서까지 굳이 컴퓨터를 쓰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2013년 10월, 개인용 컴퓨터가 필요해 집 근처 대리점에 갔다.

인터넷과 문서작성정도의 용도라 하니, 기본 사양은 떨어지나 휴대가 용이한 노트북을 추천해 주었고, 구매했다.


작년 말까지, 큰 무리 없이 잘 사용했는데, 저장공간이 부족한 문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00G 용량인데, 기본 프로그램만 해도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

내 파일들이 늘어나면서 용량의 문제가 나타났다. 그래도, 요령껏 이리저리 사용했다.


그러다, '브런치'를 위해 크롬을 다운로드하려 하니, 안된다.

비로소 외장하드를 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2달 만에 구입했다.

대학원적에는 1G USB를 십만 원 돈 주고 샀었는데......

지금은 외장하드가 십만 원 정도라니..

일단 외장하드로 일부 파일들을 옮기고, USB를 활용해 이중 보관을 해둔다.


그러나, 노트북 하드, 외장하드, USB 등 모두 완전 신뢰를 할 수는 없는 것.

이제는 '저장'이 중요한 시대이니, 클라우드 등의 다양한 저장 방식도 있으나..

아직까지는 필요를 못 느껴 보류.

딱 '필요'가 느껴질 때만, 신문물을 접하려고 하니 본의 아니게 디맹이다.


그러나, 첨단으로 가는 길이 과연 편리하기만 할까?

난, 많은 피로도도 같이 동반하는 것 같다.


예전엔 그냥 사진을 찍고, 인화하면 되었는데..

지금은 잘 나온 사진을 건지기 위해 마구 찍고, 사진을 선별하고, 또 잘 저장해야 하니..(한창 디카가 나올 때, 난 너무 낯설어 필카를 샀다가 몇 번 쓰지도 않고 디카를 다시 샀다;;)


전자북이 편리하다지만,

난 아직 하드카피로 읽는 것이 좋다. 그래서 읽을 책을 이렇게 쌓아두고 있다.


3년 전, IoT란 용어를 처음 접하고, '이건 또 뭐람'했었는데, IoT가 실생활로 조금씩 다가오는 것 같다. 디지털이 생소한 개념이 아닌 것처럼, 사물인터넷도 곧 생소한 개념이 아닌 것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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