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2020

171. 앞치마

by 자작공작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앞치마를 좋아한다.

그러나 정작, 앞치마를 사용하는 일은 없다.

그저, 마음에 드는 앞치마가 있을 때 사둘 뿐이었다.

심지어, 캡슐을 몇 개 이상 사면 앞치마를 준다길래 아침부터 달려가기도,

(이런 사람이 나만이 아니란 것에, 아침부터 온 사람들을 보고 일종의 위안을 얻기도 했다)

커피클래스를 들으면 앞치마를 준다길래, 큰 관심이 없던 커피클래스를 듣기도,

몇 년전, 스타벅스 다이어리가 전국 곳곳의 매장을 방문하고 스탬프를 완성하면 일종의 기프트를 준다는데, 그 기프트에 앞치마가 들어있길래, 완성된 스탬프를 돈을 주고 사기도 했다.


예전에는 여행을 가거나, 혹은 어디선가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앞치마가 있으면 샀다.

아시아나에서는 앞치마를 기내면세품으로 판매를 했는데, 이것 또한 구매를 했다.


요새는, 인터넷을 조금만 둘러보면 순식간에 마음에 드는 앞치마를 몇 개는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이 사지는 않는다.


꽃배송을 하는 곳에서 만든 앞치마가, 또 마음에 든다는 이유를 사둔 적이 있다.

작년에 플라워 클래스를 들으면서, 앞치마를 사용해야 했는데, 그 동안 사둔 앞치마 중 무엇을 사용할까 고민을 했는데, 이것저것 들쳐봐도 선뜻 사용하기가 아까운 것이다.

솔직히, 언젠가는 쓰겠다는 생각으로 사두긴 한 것이다. 너무 사용을 안 하다보니...

나름의 고심 끝에 꽃배송을 하는 곳에서 만든 앞치마를 사용했다.

꽃을 다루기 위해 편한 디자인을 했을텐데,

내겐 목부분이 너무 불편했다.

비로소, 앞치마가 디자인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게 맞는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선뜻 더 사지지가 않는다.


차곡 차곡 사둔 앞치마는

서랍장 한켠에 차곡 차곡 쌓여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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