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때는?
참으로 뻔하고 진부한,
살아가면서 몇 번 정도는 들어봤을 듯한 질문,
‘인생에서 돌아가고 싶은 때는?’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난 딱히 답이 없었다.
특정시점이 반드시 답으로 나와야만 한다 생각했다.
그것만이 정답이라 여겼다.
그냥 즉흥적으로 특정 시점을 아무 의미 없이 말했던 것 같기도 하다.
언젠가부터 난 변함이 없는 확고한 답이 생겼다.
이 또한 정답이 될 수 있는 거였잖아.
‘없다’였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게 있는데 돌아가긴 어딜 돌아가? 쳇.
‘없다’가 정답이 아니라 여겼고, 선뜻 답을 못했던 이유는 돌아가고 싶은 시절이 없다는 것은, 그 시간들이 다 불행했다고 여기는 것과 동격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나아가서, 마치 내 삶을 다 부정하는 느낌이었다.
근데, 그게 아니잖아.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이라지만
현실의 내가 타임슬립이라도 해서 과거의 어느 시점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순간의 나로 돌아가는 것이잖아. 그러면 난 어차피 같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지금까지 서툴고 어설프지만 그래도 내 시간들을 내 방식으로 충실하게 채워왔고, 이 채움이 나를 만들어 둔 것이다. 이 채움의 시간들이 좋기만 한 건 아니고 힘들기도 어렵기도 했다. 지우고 싶은 시간들도 많다. 아주 많다.
과거로 가서 나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겠지만, 힙겹게 쌓아서 만든 시간들을 다시 쌓아야 하는 거잖아. 또, 지우고 싶은 시간들도 역시 쌓일 것이고.
그래서 싫다고,
어디로도 가지 않을 거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