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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도 이처럼

by 자작공작

먹는 것에 진심인 사람이다.

육회물회란 음식을 보고 경주까지 달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그래봤자 파스타고 물회고 그랬다. 기껏 찾아가서 먹어도 정말 맛있군, 하는 신선함을 주는 음식이 없었다.

그래서 음식을 먹기 위한 목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졌다. 그럼에도 먹고 싶어하고 호기심은 여전하다. 단지 귀찮음이 크게 다가왔을 뿐..


망원시장에 오징어 김밥, 홍어회무침이 사고 싶어 가고 싶다 했지만 김밥이 김밥이고, 홍어회무침이 홍어회 무침이겠지… 하면서 이를 위해 길을 나서진 않는다. 근처에 볼 일이라도 있음 좋은데 생전 근처에 갈 일도 안 생긴다.


그러다가 망원시장에서 마시멜로우 안에 아이스크림이 든 것을 판매하는 것을 보고 이것만은 꼭 가봐야지 했다. 그럼에도 선뜻 나서지지 않았다. 최근 우연히 서촌 까페에서 이걸 판다는 것 알았고, 망원보다는 서촌이 접근성이 좋아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데, 오늘 내가 사는 지역의 다른 동네에 갔다 길가에 있는 까페에서 입간판에 마시멜로우 아이스크림을 판다고 써있었다. 바로 옆에 메뉴판도 있었는데 메뉴판에는 제품이 없다. 보통의 나라면 이러면 없겠지 하고 그냥 가버리는데, 이것에 대한 나의 열망은 에베레스트산만큼 높아서 매장에 들어가서 물어보니 있단다. 오호….


내가 망원을 안 가도, 서촌을 안 가도 되었다.


마시멜로우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렇게 길을 가다 우연처럼 일도, 인연도 만났으면…. 이런 생각이 들었다.


2007년 유럽여행 중, 파리에서 레옹이란 홍합음식점을 갔다. 런치세트로 에피타이저, 메인, 디저트 구성이었는데 디저트로 뭔지도 모르는 음식을 골랐다. 뭔지도 모르지만 먹어본 그 맛은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2009년, 뉴욕에서 친구를 만났고,

난 그 디저트를 먹으러 파리에 가야한다고 했다.

디저트 이름은 기억을 못했지만 용케 음식점 이름은 기억을 했다. 친구는 ‘검색’이란 걸 했다.

그리고 그 디저트가 크림브뤨레라는 것도 알게 되었으며 더불어 꽤 흔한 디저트란 것도…

파리가 아닌 한국서도 미국서도 먹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뉴욕에 없는 게 어딨나며, 친구는 내게 크림브륄레를 먹게 해 줬다.


아…. 나도 검색이란 걸 하면 진작 알았을텐데..

지금도 마시멜로우 아이스크림을 한 번이라도 검색해 봤으면..

최근 서촌 일대를 몇 번이나 갔던 사람,

그간에도 서촌은 좀 갔던 사람.

나야 나.


정말 나란 사람이란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