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중이 여행 코멘트

혼자 여행하기

by 자작공작

여행이 너무 좋아요, 이런 사람도 아니고

기회가 돼서 여행을 가면 좋고, 안 가면 그만이고.

그런 사람인지라..


여행을 많이 아닌 사람에 비해서는 많이 다닌 편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게 다닌 편도 아닌, 그저 어중이떠중이.


영어도 잘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고, 그래도 그럭저럭은 하니.. 이도 어중이떠중이.


아, 내 인생이 그런가 보오.

명함 내밀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녔던 여행 경험에 대한 코멘트를 해 보고자 하는데...


오늘은 '혼자 여행하기'


가끔, 인터넷에 '혼자 여행해도 되나요?, 혼자 가도 괜찮을까요?'등의 질문을 보면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그래도 뭐..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요. 혼자 여행하는 것에 대한 의견으로 친구와 내기를 했다, 혼자 여행을 결사반대를 하는 부모님께 보여줄 증빙자료? ㅋ)그리고 궁금하다. 답변의 결과에 따라 정할 것인지..


내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아마 여행사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25일 12개국' 등의 유럽여행 패키지를 판매했던 최전성기가 아닐까 싶다. 고학년에 되니 주변에 유럽여행을 가 봤다는 사람이 하나둘씩 보이고, 왠지 대학 졸업 전에는 한 번은 해 봐야 할 체험처럼 여겨졌다. 그리고 대학 때 아님 장기여행은 불가능하다고만(이때 생각이 정말 틀렸다. 그 이후로도 난 몇 번;;;) 생각되었고, 이 흐름에 편승해 2000년 7월 난 유럽 배낭 여행길에 오르게 된다.


아마, 동행할 친구가 있었다면 쉽게 여행사의 패키지 프로그램에 탑승했을 텐데, 그럴 친구가 없었다.

그래서 혼자 가는 배낭여행되었는데, 당시 나한테는 '혼자'가 전혀 고려 사항이 아니었고 그저 '유럽배낭여행을 간다'는 자체만에 어떠한 것에도 거리낌이 없었다(지금도 도통, 혼자 여행을 가겠다는 마음을 어떻게 먹었는지 의아하다. 어떻게 가도 난 그저 가고 싶었을 뿐..)


겁도 없이 준비되었던 첫 유럽 배낭여행.

난 오페라곡들을 좋아했고, 그 가사들이 이탈리어란 이유로 가보고 싶은 나라가 이탈리아였다. 그리고 한 달에 10개씩 국가를 가는 게 수박겉햝기지 뭐야.. 하면서 4개국으로 정했다( 뭐 한 달에 4개국도 수박겉햝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나중에 20일간 7개국을 갔다. 여행경로 등은 개인의 성향에 맞추면 될 듯.)


가고 싶은 국가였던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스위스, 프랑스, 영국 4개국으로 일정을 잡았다.

(2000년 유럽 배낭여행 당시 일정. 친척분의 친구인 여행사 직원이 도움을 준 일정. 한 달 간 일정표를 들고 다님. 일정의 밀라노, 아비뇽은 안감)


이렇게 일정표와 항공표, 유레일 패스, 유로스타표, 4개국 화폐(이탈리아 리라, 스위스프랑, 프랑스 프랑, 영국 파운드 -지금 이 4개국을 가도 3종류의 화폐를 준비해야 하군요)를 준비하고 여행날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리고 출발 날이 되어서야 깨닫은 게 있다.

그동안 잊고 있던..

' 나 혼자 가는 거다!!!'


잠시 가지 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미 벌어졌고 어쨌든 난 혼자 떠났고 1개월간 무사히 여행을 마쳤다. 이 여행은 유럽을 경험해 본 것을 떠나 나의 여행에 날개를 달아줬다. '혼자 할 수 있다는 것'에


얼결에 한 번 혼자 해본 여행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에도 '혼자 여행하기'에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혼자 했던 그 순간이 모두 좋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첫 도착지였던 로마에서는 한국 민박에 있어서 이 낯선 땅에 내가 혼자라는 것에 큰 느낌이 없었는데, 나폴리에 가서 역 인포메이션에서 예약해 준 호텔에 가서, 호텔 방안에 혼자 있게 되자 두려움과 무서움이 엄습했다. 밖에서 소리라도 나면 움찔거려졌고, 너무 두려워 눈물까지 났다. '대체 나 왜 여기 있는 거야. 엉엉엉'

그리고 여행의 마무리 시점인 런던에서도 외로워서 눈물이 나기도 했다.

파리에선 몸 컨디션이 안 좋아 서럽기도 했다.


그리고 7년 만에 다시 유럽여행을 떠나면서,

떠나는 날 아파트 현관에서 7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 나 너무 외로워서 다시는 혼자 여행 안 간다 했었는데 이런....' , 좋았던 기억이 많아, 혼자서의 외로움을 잠시 잊었던 것은 아닐까.


혼자 여행을 하면 물론 외롭다.

그래도 제한된 시간에 내가 원하는 것을 충분히 누릴 수 있고(동행인이 있다면 적당한 조율도 필요), 일정 변경, 식사메뉴 정하기도 용이하다.

영국에서는 런던에서 에든버러까지 가는 것이 일정이었으나, 여행에서 만났던 사람들의 추천으로 인버네스까지 감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과 마주하는 일이 많아진다' 혼자 다니는 시간 동안 생각도 많이 하고, 매 순간이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또 기차를 놓친다 하는 등의 돌발상황들도 생기고 모든 상황들에서 어떻게 대처하는가가 나의 모습이다.


무엇보다 혼자 다니면,

언제든 내가 원할 때, 원하는 곳으로 훌쩍 떠날 수도 있다.

순전히 내 취향, 입맛에 맞게 여행을 누릴 수도 있다.


단, 혼자이니만큼 본인의 건강과 안전은 본인이 최우선으로 챙겨여야 한다. 몸 컨디션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고, 본인의 소지품 및 안전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나도 여행 중 휴대폰을 소매치기당했는데, 내 부주의가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여권 등은 중요하게 여겨 깊숙이 넣었지만, 핸드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가방 앞주머니에 넣은 것이 화근이었다.


아프고, 안 좋은 일 생기면 본인만 서럽고 애통하니 본인이 최대한 신경을 써야 한다.

그리고 '외로움'은 받아들이면 된다. 중간중간 숙소나 기차 등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혼자 여행 가는 것이 겁나고 두려우면 혼자 안 가면 되는 거고..

고민이 된다면 한 번쯤 해봐도 되고.


뭣도 모르고, 그저 유럽 배낭여행 한번 가겠다는 것이 '혼자 여행'의 두려움을 앞서 해봤던 것이,

내겐 삶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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