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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부규 Aug 21. 2024

나무의사, 행정사... 전직 공무원의 새로운 도전

산림기사, 외국인 출입국 민원 대행 전문 '한스 행정사' 한종식 대표

【 은퇴(퇴직) 후 새로운 제2 인생을 개척한 소시민 이야기 】


✔ 2023년 4월 공무원 5년 조기 퇴직(경기도청, 부천시청, 김포시청 30년)

✔ 2013년 공무원 재직 중 <일반행정사> 자격증 취득

✔ 2024년 7월 15일 외국인 출입국 전문 「한스 행정사」 개업(인천 서구 검단지구)

✔ 자격증 : 산림기사, 식물보호기사, 종자기사, 청소년 상담사, 사회복지사(1급),

               나무의사 1차 합격/2차 2024.9.13. 최종합격



최근 개업한 <한스 행정사> 한종식(56세) 대표를 인천시 검단지구 모 빌딩 사무실에서 지난 7월 하순에 만났다. 그는 제2 인생을 위해 현직에서 짬짬이 10년 이상 독학을 통해 비전공 분야 자격증을 취득해 온 입지전적 인물이다. 뭐든 도전해 보라는 그의 현실 조언에 귀가 솔깃한다. (글쓴이 말)


             

▲  「한스 행정사사무소」 한종식 대표



◈ 퇴직 후 소감 한 말씀


"저는 60세 정년보다 5년 일찍 퇴직했어요. 퇴직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그려지는 이미지 그리고 생활의 설계들이 퇴직 후에 실제 겪어보는 것과는 너무 달랐어요. 예를 들면 저는 직장 다니면서 가지고 있었던 사고방식이라든지 생활 습관들이 퇴색될 줄 알았는데 퇴직해서 보니까 그때 습성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어요. 물론 다른 사람은 더할지도 모르죠. 저는 그나마 나무의사라는 자격증 공부(1차 합격 후 2차 2024.9.13. 최종 합격)에 전념해야 하는 시기여서 그 시간을 다 공부로 소화했기 때문에 상실감, 정신적 공황을 겪을 새가 없었어요."


인터뷰하는 한종식 대표


행정사가 하는 일과 외국인 출입국 전문 행정사에 대해 설명 부탁합니다.


"행정사 일은 굉장히 광범위해요. 행정사 업무는 행정사법과 행정사법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어요.

             

▲  행정사법 제2조(업무) / 더 구체적인 내용은 「행정사법 시행령」 제2조(업무의 내용과 범위) 참조하세요.



그중에서 내가 어떤 걸 특화해서 하고 싶다 하더라도 일단 뭐라도 일감이 들어와야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거거든요. 나의 전문 영역이 있다고 해서 그것만 고집할 수는 없어요. 최근 의뢰받은 건입니다. 도로 개설하면서 자기 땅이 맹지가 돼버린 경우, 사회복지시설 개인 운영을 법인 운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경우, 요양원 등록 등입니다.


여기서 하고 싶은 얘기는 내가 생각하지 않았던 일이 의뢰될 수 있다는 거예요. 문제는 자기가 처리할 수 있느냐죠. 그런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다양한 자격을 많이 갖추고 있으면 유리할 수 있고, 또 인맥을 통해서 관련 분야 전문가에게서 배워야 하거든요. 저도 외국인 출입국 민원 대행 분야에서 다년간 종사하신 고등학교 선배에게서 그 분야 일을 배웠어요. 외국인 출입국 관련 대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는 '출입국민원 대행기관 관리지침'(법무부고시)에 상세하게 규정되어 있으니까 그 지침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일반행정사' 자격증을 언제 어떻게 취득하셨고, 사무실 개업 과정은 어떻게 되는지?


"「일반행정사」 자격증을 2013년(제1회)에 취득할 때는 그냥 막연하게 자격증이라도 있으면 뭔가 미래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었어요. 그게 지금 이렇게 실현될 줄은 몰랐죠. 2023년 10년을 지나오는 과정에서 행정사 분야가 점점 사회적 관심을 받으면서 종사자도 늘어나고, 업무 범위도 확장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찾게 된 거죠.


2024년도 3월까지만 해도 올해 7월 13일에 나무의사 2차 시험이 끝나고 좀 쉬다가 9월에 개업하려고 계획했는데 공동대표로 사무실을 같이 쓰기로 한 분이 올 4월쯤에 자기가 인천 사무실을 찾아보니까 검단 쪽이 가성비가 좋아서 괜찮다는 거예요. 저도 가보니까 위치, 접근성, 유동 인구, 특히 외국인이 많이 오는 입지이고, 임대료와 보증금도 괜찮았어요. 5월에 사무실 임차 계약하고 두 달 동안은 관리비만 낸 거죠.


개업 과정은 세무서에 사업자등록하고, 외국인 출입국 민원 대행 여건을 만드는 거를 7월 15일까지 모두 마무리해야 했어요. 사무실 집기나 비품들은 운이 좋았던 게 사무실 임차할 때 여기에 다 있었어요. 전에 있었던 사람이 놔두고 간 거죠. 중고 책상 하나와 컴퓨터만 후에 반납하는 조건으로 20만 원에 빌렸어요. 개업하는 소요 기간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2개월 정도 됐어요."


이 일을 해보고 싶다는 사람이 있으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하면 좋을까요?


"첫째, 행정사 자격증은 기본이고, 둘째, 뭐든 배우겠다는 낮은 자세가 필요해요. 공직 경험 많다고 요즘 젊은 현직 공무원들이 곱게 봐주지 않아요. 보완이 필요하면 바로 반려시켜요. 언제든지 배울 자세가 되어 있고 내가 직접 뛰고 움직여야 할 의지가 완전히 다져져 있는 사람만 들어와야 한다는 거예요.


만약 행정 경험이 없는, 공무원이 아닌 사람이 행정사에 도전하고 싶다면 가장 먼저 본인을 검증해 봐야 할 게 분야별 인맥이 많은지를 살펴야 해요. 행정기관이 하는 이의신청이나 행정심판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섣불리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할 확률이 높아요."


             

 


이 직종만의 강점은?


"제일 중요한 거는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고 내가 수임하고 싶으면 하는 거고, 못하면 안 할 수도 있는 거고 제가 일을 조절할 수 있다는 거예요. 또 디지털 시대에 사무실 나가기 싫으면 전화 착신으로 돌려놓고 집에서 할 수도 있어요. 노트북만 있으면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기에 이게 최대 강점이지요."


개업 과정에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저는 그냥 '일반행정사' 자격증만 있으면 외국인 출입국 민원 대행 업무를 바로 할 수 있을 줄 알았어요. 이미 사무실 계약, 사업자등록도 했고, 매월 임차료와 관리비도 나가고 있는 와중에 지금 행정사 개업을 해서 의뢰가 들어온다 해도 출입국 민원 대행을 할 수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대행 업무를 하려면 하루 교육(4시간 이상)을 받아야 해요. 그 후 교육 수료증명서와 대행기관 등록을 위한 통합신청서, 행정사업무신고확인증, 행정사 자격증, 사업자등록증 사본, 이력서 등(출입국민원 대행기관 관리지침 제7조)을 출입국 외국인청 등 관계기관에 신청 접수해야 하더라고요. 접수하고 2주 뒤에 대행기관 등록증이 나와요. 그러나 등록증이 나와도 바로 전산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지 않아요. 3개월 뒤에 나와요. 통합 5개월 정도는 소요돼요. 이걸 알았더라면 건물 임차료, 관리비 등 약 200만 원은 절약했을 거예요."


전망은?


"저출생 초고령사회인 우리나라 여건에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점점 더 많이 들어올 거니까 전망은 아주 밝아요. '일반행정사' 자격증을 가지고 외국인 출입국 민원 대행 전문 행정사가 되려면 시간이 필요합니다. 행정업무 처리 방법, 행정 경험, 의뢰인 상담 방법, 언어(영어) 등 다양하게 습득하려면 최소 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해요."


산림기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셨고, 나무의사 시험도 1차 합격하시고 2차 시험 결과를 기다리신다고 들었습니다. 꽤 힘든 시험을 준비하셨는데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요?


"지난 7월 13일 2차 시험이 네 번째입니다. 1차 합격 후에 세 번 시험 봤어요. 산림기사는 다섯 번째 도전에 합격했고요. 나무의사는 네 번째고요. 2차 시험만 네 번 봤습니다. 이번에는 합격할 것 같습니다. 낙관적이에요. 나무의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면 나무병원을 개업해서 나무의사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  직장 다니면서 취득한 자격증 / 비전공 분야 자격증을 10년 이상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취득했다.



수입은 어느 정도 예상하시나요?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2~3년 정도 지나 봐야 뭔가 경험도 쌓이고 안정이 될 것 같아요. 의외로 개업하자마자 의뢰가 들어오는 것에 오히려 놀랐어요. 2~3년 동안은 그냥 임차료하고 관리비 낼 정도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월평균 100만 원 정도 벌면 될 것 같아요."


사업 초기자금은 어떻게 되나요?


"이 사무실을 행정사 둘이 각기 대표로 있으니까 반반 부담하고 있어요. 임차보증금 1000만 원에 제가 500만 원. 매월 임대료 55만 원에 제가 27만 5천 원, 전기사용료 등 관리비 포함해서 월 40만 원 정도만 부담하면 돼요. 행정사 실습 지도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있어요. '행정사는 절대 망하지 않아요. 망해도 크게 손해 보지 않아요. 컴퓨터 하나와 볼펜 한 자루, 종이만 있으면 돼요.' 초기 자금이 많이 안 들어간다는 얘기죠."

        

▲  행정사 사무소 개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불구하고 나무의사 2차시험 응시 후 계획했던 가족여행을 포기하지 않았다. / 중국 장가계 여행


인생 후배들에게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고 하는 조언이 있으시다면?


"최근 경험 하나 얘기할게요. 은퇴자들이 정보에 얼마나 취약한지 또 준비가 안 돼 있는지에 대한 거예요. 제 지인 중 한 분이 조경기능사 자격증을 땄는데 Q-Net(한국산업인력공단 운영 국가자격시험 정보 사이트)에 「응시자격 자가진단」에서 경력을 확인했더니 '조경 산업기사'와 '조경기사'까지 응시 가능했어요. 조경 기능사에서 기사까지 자격증 따려면 최소 5~6년은 걸려요. 저도 현직에 있을 때 공원녹지과 근무 경력을 인정받아서 산림경영기술자 초급이 아니라 중급을 취득할 수 있었어요. 정보와 경력이 대단히 중요하더라고요.


또 직장 다닐 때 퇴직 후에 조금이라도 써먹을 수 있는 업무를 취급하는 부서로 가서 근무하는 게 인생에 도움이 돼요. 승진 조금 빨리 하면 뭐 합니까? 세상에 나가서 계속할 수 있는 일을 찾으세요. 100세 시대를 맞아 미래를 위해서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 하고, 더 고민해야 하는데 말로만 할 게 없다 하고 미래 준비에 뛰어들지를 않아요. 저도 20년 걸렸으니까 아무리 자기가 뛰어나다고 해도 10년은 준비해야 해요."


그러면 미래 준비 첫걸음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제일 중요한 건 '자기진단'입니다.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를 찾아야죠. 저도 처음부터 어떤 자격증을 따야겠다고 모두 설계한 게 아니었어요. 저는 우연한 기회에 '한자 1급'부터 시작한 거예요. 그게 첫걸음이자 자격증의 시작이었지요. 별거 아니지만 어! 되네 하면서 짜릿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어요. 저도 산림기사를 취득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거든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인생이더라고요. 그걸 시작으로 종자기사, 식물보호기사, 나무의사까지 왔던 거죠. 인생이 문과에서 이과로 바뀐 거죠. 뭐든 한 번 해보세요. 인생이 바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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