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로젝트의 책임소재는 정치적이고 정상화는 어렵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슈 프로젝트는 많은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그중에서도 이슈의 진앙지에 있는 프로젝트 팀원들이 가장 힘들며 영혼을 갈아 넣는 사람이 생기기도 한다. 이슈 프로젝트의 징후는 다음과 같다.
• 프로젝트 진행단계에서 전체 수행기간의 1/4~1/3 이상 지연되는 프로젝트
• 프로젝트 진행단계에서 전체 원가의 1/3~1/2 이상 초과(예상)되는 프로젝트
• 공식 마일스톤을 3회 이상 변경하는 프로젝트
• 조직의 팀워크가 붕괴되고 고객 측에서 프로젝트 관리자의 교체를 요청하는 프로젝트
이슈 프로젝트의 책임소재를 규명하는 것은 복잡하다. SI 프로젝트의 예를 들면 프로젝트 팀원 또는 PM의 역량, 영업의 무리한 수주, 고객사의 욕심, 부적절한 아키텍처 또는 솔루션, 파트너사의 역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이슈 프로젝트로 진행된다.‘PM 교체’,‘솔루션 변경’,‘ 파트너사 변경’등 이슈 프로젝트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이슈 프로젝트의 주원인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희생양을 만드는 프레임일 뿐 근본원인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중반 이후 솔루션을 변경하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댈 수 있지만 기존 솔루션을 유지해야 하는 이유도 그만큼 댈 수 있다.
이슈 프로젝트의 책임소재 또는 근본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은 정치적이다. 왜냐하면 이슈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논리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자기를 보호하는 논리는 대부분 책임소재를 줄이는 것이지만, 새로 투입되는 사람들은 이슈 프로젝트에 물타기를 할 수도 있고 이슈에 빠진 상대를 공격하거나 특정조직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이슈를 확대하기도 한다.
이슈 프로젝트가 발생하는 대표적인 이유와 대응방안은 다음과 같다. 아래에서 설명하는 이슈 프로젝트 발생이유가 복합적이면 프로젝트 이슈는 복잡해지고 커진다.
개인의 욕심으로 착수한 프로젝트
여기서 말하는 개인은 다양하지만 조직을 생각하지 않고 개인의 욕심 때문에 프로젝트를 시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SI 프로젝트 수행사의 ‘영업대표•경영층• PM’의 욕심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발주사의 ‘경영층•PM’의 욕심으로 기술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발주하면 이슈를 안고 시작하는 프로젝트가 된다.
개인의 욕심으로 착수하는 프로젝트는 무리한 목표를 수립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지연된다. 매일 하루씩 지연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이슈원인을 제공하는 특정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이슈로 전환되는 시점이 명확하지 않다. 프로젝트 내부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나쁜 냄새에 코가 익숙해지는 것처럼 나쁜 분위기는 일상이 된다. 그러다가 중요한 마일스톤을 지키지 못한 것을 계기로 프로젝트 외부에서 문제를 제기하여 프로젝트 이슈가 외부로 알려진다.
이런 유형의 이슈 프로젝트의 PM은 최대한 빨리 빨간 깃발을 흔들어 프로젝트 정상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착수한 후 시간이 지날수록 프로젝트 팀의 잘못과 무리한 착수의 구분이 힘들어져 프로젝트 팀도 힘들어진다. 뿐만 아니라 무리한 일정준수를 위해 부실한 실행을 할수록 프로젝트 이슈는 확대 재생산된다.
완벽주의에 빠진 프로젝트
완벽주의로 인해 이슈 프로젝트가 되는 경우는 고객사의 ‘특정인’때문인 경우가 많다. 완벽주의에 빠지는 프로젝트는 고객사 관점에서 납기가 중요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한다. 프로젝트가 지연되어도 아쉬운 조직이나 이해관계자가 없을 때 특정인의 영향력은 극대화된다. 예를 들어 계약서 별첨에 프로그램 응답속도를 3초 이내로 규정한 문구를 근거로 모든 상황, 모든 프로그램의 응답속도 3초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고객이 있다면 어떻게 될까? 상품개발 프로젝트에서는 고객이 가치를 부여하지 않지만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기능을 요구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프로젝트를 곤경에 빠뜨리는 ‘특정인’은 프로젝트 진행도중 갑자기 등장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착수할 때는 예상하지 못한다. 특정인은 대부분 본인에게 주어진 공식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본인의 입장을 바꾸는 것은 자존심과 관련되기 때문에 특정인의 상급자가 아니면 설득하거나 제어하기 힘들다.
이 유형의 이슈 프로젝트에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특정인을 논리적으로 이기기 위해 공격하는 것이다. 그보다 프로젝트를 빨리 끝내야 하는 이해관계자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이해관계자가 프로젝트 종료를 위한 절충안을 제시하여 특정인을 설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 이해관계자가 특정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더욱 좋다. 다만 특정인이 양보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프로젝트 팀은 특정인의 요구사항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특정인도 한발 양보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그런 이해관계자를 찾을 수 없다면 특정인을 설득하는 것은 힘들다. 특정인의 논리가 맞지만 그로 인한 가치나 위협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절충안을 적용하자는 논리로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SI 프로젝트라면 본사의 경영층이 고객사의 경영층을 방문하여 해결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방안이 된다.
조직 간의 갈등으로 이성을 잃은 프로젝트
프로젝트에서 조직 간의 갈등은 프로젝트 팀과 고객사 대표그룹 사이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처음에는 몇몇 사람들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하지만 그 범위가 확대되면 조직 간의 갈등으로 진행된다. 조직 간의 갈등으로 진행되면 이혼으로 이어지는 부부관계처럼 상대조직이 무엇을 해도 나쁘게 보인다. 프로젝트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보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일하는 태도나 과정이 부각된다. 예를 들어 고객사는 프로젝트 일정이 지연되고 있는데 프로젝트 팀이 정시에 퇴근한다고 비난하고, 프로젝트 수행사는 프로젝트 일정지연의 원인을 고객 때문이라고 말한다. 프로젝트가 잘 진행될 때에는 조직 간의 갈등이 이슈가 되지 않는다. 다른 요인으로 프로젝트 성과가 부진할 때 조직 간의 갈등은 드러나며 불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이슈를 크게 만든다.
일만 힘들면 버틸 수 있지만 인간관계까지 힘들어지면 버티지 못하고 프로젝트 중간에 이탈하는 사람들이 발생한다. 그러나 새로 투입된 사람도 분위기를 전환시킬 수 없다.
이 유형의 이슈 프로젝트에서는 분위기를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관리자와 핵심리더를 교체하고 프로젝트 일정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것이다. 물론 이때 프로젝트 예산과 일정이 크게 지연될 수 있다. 변경된 프로젝트 관리자가 자기의 책임범위를 명확하기 위해 프로젝트 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끝이 보이지 않고 조직 간의 갈등이 지속될 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이다.
부적절한 솔루션을 채택한 프로젝트
특정 솔루션을 기반으로 커스터마이징 하는 프로젝트는 솔루션의 선택이 중요하다. 부적절한 솔루션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째는 레퍼런스가 작아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솔루션을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는 프로젝트 상황과 맞지 않는 솔루션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프로젝트 범위의 핵심기능을 솔루션을 통해 구현하기 힘들거나 품질에 이슈가 발생하면 프로젝트 진행이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에는 뒤늦게 솔루션을 변경하는데 그때는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과 같아 예산과 일정을 크게 초과한다.
프로젝트 이슈의 원인을 솔루션으로 몰아가는 것은 여러 사람에게 이득이 된다. 그 솔루션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만 희생양으로 만들면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잘못은 작아진다. 대부분의 솔루션은 제약조건이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 궤도를 이탈한 원인을 솔루션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외부에서는 진실을 알기 힘들다. 특히 프로젝트 관리자나 외주 파트너사를 교체할 때 새판을 짜려는 의도로 솔루션을 바꾸거나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경영층은 진실을 알고 있을 이전 프로젝트 관리자의 마음을 열고 의견을 듣는 것이 좋다.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솔루션을 잘 아는 전문가를 구해 컨설팅을 받고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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