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
나와 업무방식이 비슷한 리더와 함께 일하는 것은 축복이다. 조직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리더는 업무방식이 나와 다르다. 리더와 나는 개인적인 성향의 차이도 있고, 지위가 다르기 때문에 관점이나 목표의 차이도 있다. 그러나 회사생활을 원만하게 하고 조직에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각과 다른 리더의 지시에 슬기롭게 대응해야 한다.
• 사소한 것은 논쟁하지 않는다.
후배는 리더의 의견을 따라주는 것이 좋다. 리더는 후배를 평가하거나 평가에 영향을 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무조건 리더의 의견을 따르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하지 않거나 간단한 일은 리더의 의견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후배가 보낸 메일을 리더가 다시 요청하는 경우 “예전에 보내 드렸는데”와 같은 사족을 붙일 이유가 없다. 어차피 보낼 메일이라면 기분 좋게 다시 보내면 된다. 간단한 자료요청 또는 간단한 보고서 수정도 그 필요성에 대해 후배가 심각하게 판단할 필요가 없다. 리더의 간단한 지시에 빠르고 긍정적으로 대응하면 후배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어차피 할 일인데 불편한 말로 상대방 기분을 상하게 할 필요가 없다.
대동소이, 크게 같은 것을 중히 여기고 작게 다른 것은 무시하라.
원래의 뜻과는 다르게 설명했지만 리더와 일할 때 몸으로 익혀두면 좋은 태도다.
• 중요한 일은 최선을 다해 리더를 설득하고 설득하지 못하면 설득당한다.
나의 시간과 노력을 많이 투입해야 하는 일에 대해 리더와 접근방식이 다를 경우에는 의견의 일치를 봐야 한다. 마음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면서 겉으로만 리더의 의견을 따르는 것처럼 하면 일도 재미없고 결과가 나쁠 가능성이 높다. 나는 티를 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대부분의 리더는 이를 알아차린다. 따라서 일의 성과가 나지 않고 지연될 경우 리더는 나의 탓으로 돌린다.
리더와 논리적으로 협의한 결과는 진심으로 수용하는 것이 좋다. 진심으로 수용한다는 것은 나와 생각이 달라도 결과를 승복하고 리더의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일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내가 협의결과를 수용하고 추진하는지 리더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래야 일의 결과가 나쁠 때 리더는 본인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나의 생각과 달리 일의 결과가 좋을 때는 그만큼 배우는 것도 있다.
물론 말은 편하게 이야기하라고 하면서 막상 결정은 강압적으로 하는 리더가 많다. 그래도 리더의 생각이 이기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지시가 아니고 일에 대한 접근방식만 다른 것이라면 최선을 다해 설득하고 리더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것은 조직생활의 룰이고 회사원의 숙명이다.
만일 조직 내 성장이나 업무성취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설득당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그렇게 지루하게 세월을 보내기에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너무 길다.
CNN의 설립자인 테드 터너 (Ted Turner)는 다음과 같은 명언을 했다.
Lead,
Follow or
get out of the way.
번역하자면 ‘이끌든지, 따르든지, 비키든지’이다.
"배민다움"이란 책에서 ‘우아한 형제들’ 창업자인 김봉진 의장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총대 메고 깃발 꽂고 이끌며 리더십을 발휘하든지, 아니면 확실하게 팔로우십을 발휘해야겠죠. 방관자가 되어서 불만만 갖는 사람은 조직에 필요 없다는 거죠.”
리더십은 설득하는 것에 해당하고 팔로우쉽은 설득당하는 것에 해당한다. 리더십과 팔로우쉽은 리더와 후배 모두가 발휘할 수 있다.
故 이건희 회장의 어록 중 “뒷다리 잡지 말고 가만히 있기”는 혁신의 방관자가 되어도 방해는 하지 말라는 의미로 ‘비켜 있기’와 같은 의미다. 그러나 조직생활에서 아무것도 않고 ‘비켜 있기’는 루틴하고 변화가 없는 운영업무를 수행하는 소수의 인력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비켜 있기’는 실제로 ‘(소극적으로) 방해하기’와 같다.
설득하지도 설득 당하지도 않는 사람의 선택지는 ‘방해하기’가 되기 쉽다. 방해하는 사람으로 인식되면 조직생활이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