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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호 Oct 11. 2019

71. 신상품 개발 단계별 검토의 잘못된 운영

성공적인 소프트웨어 신상품 개발가이드

단계별 검토활동을 잘못 운영하는 기업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모습은 다음과 같다.


단계별 검토를 품질검토와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

소프트웨어 개발 시 각 단계 종료 전에 공식적으로 수행하는 품질검토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공학에서 강조하는 활동이다. 특히 공공기관(예: 국방부)을 상대로 소프트웨어를 납품하기 위해서는 단계별 3자 검토 및 시정조치 확인은 필수이다. 국내에서는 감리활동이 이에 해당한다. 품질검토 활동은 소프트웨어를 사양대로 정확하게 개발하고 불량이 없는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 단계별 검토 활동에서는 상품을 제대로 개발했는지를 검토하는 것 보다, 제대로 된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지를 검토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쿠퍼도 개발착수 이전에 세 개의 게이트를 배치했다.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개발착수 이전에 적어도 두 번의 검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품질검토 활동은 단계별 검토활동의 일부이다.    


단계별 검토가 승인되지 않으면 후속 단계의 활동은 착수하지 않는다.신상품 기획 및 개발의 상세 액티비티를 폭포수 모델처럼 순차적으로 수행하면 단계별 검토 활동도 아래그림과 같이 순차적으로 수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 린 스타트업 또는 애자일 방법론은 상품기획 및 상품개발 액티비티를 중첩하여 수행하는 것을 장려한다. 특히 이터레이션 개발을 적용하는 경우 단계의 정의도 소프트웨어 라이프사이클(분석/설계/개발)이 아니라 이터레이션 1, 이터레이션 2와 같이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다. 단계별 검토활동은 상품개발 프로세스를 폭포수 모델로 유도 할 수 있다. 앞 단계의 단계별 검토를 승인 받지 못한 상황에서는 후행단계의 활동을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상품기획 활동에 대한 승인이 없으면 상품개발을 위한 계획수립을 못하고 대기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하드웨어 상품은 이전 단계 이슈를 해결하지 못하고 후속 단계를 진행하면 생산단계에서 높은 재 작업 비용을 초래한다. 따라서 하드웨어 상품은 이전 단계 승인 후 후속 단계를 수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단계별 검토활동의 상세 규정을 예외 없이 준수한다.  

상세규정을 예외 없이 준수한다는 것은 단계별 검토활동을 구성하는 평가대상, 체크리스트, 승인기준을 모든 신상품 개발에 예외 없이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사이즈 하나인 바지, 셔츠, 속옷, 양말을 모든 사람들이 입어야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신상품의 유형, 경쟁상황, 상품수명주기 등 신상품이 처한 환경은 달라도 같은 수준의 품질, 디자인, 매뉴얼, 고객지원, 경제성 목표를 충족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고객가치 반영이 미흡한 상품에 대해서도 디자인 요건을 충족시키고, 프로그램 결함도 100% 제거하고, 사용자 매뉴얼도 완벽히 준비하게 된다. 질병에 비유하면 위암 초기 환자에게 급하지 않은 임플란트 치료를 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원인은 책임의 문제이다. 신상품 성공의 책임은 상품관리자에게 있고, 나머지 부서는 디자인, 품질, 매뉴얼 배포에 대한 책임만 있기 때문이다. 단계 말 검토 시 각 부서는 그 부서가 담당한 영역과 관련된 문제 발생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신상품의 성공은 그 다음이다.

반면 하드웨어 상품의 경우 품질이 검증된 설계표준은 준수해야 한다. 


단계별 검토활동시 계획 준수여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동일한 신상품개발도 상황이 바뀌면 목표도 바뀔 수 있다. 타당한 이유가 있다면 상품컨셉, 목표시장, 경제성 목표 등 모든 것을 변경할 수 있다. 많은 기업에서 상품기획 심의에서 승인한 상품개발 목표에서 벗어나는 것을 단계별 검토 시 엄격한 통제를 하는 경우가 많다. 계획준수를 최우선의 가치로 신봉하는 조직문화가 의외로 많다. 그 결과 번거로운 보고를 피하고자 불필요한 개발을 하는 경우도 있다. 네비게이션에서 “교통정보가 바뀌어 교통이 막히지만 기존의 경로를 유지합니다.”라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격이다.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경로가 바뀌었습니다.”라고 해야 하는데..


프로젝트 팀에게 어려운 질문을 하는 것으로 검토자의 존재감을 과시한다.

단계별 검토가 신상품 성공을 위한 방안을 토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검토자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자리로 변질할 수 있다. 이런 검토에서는 상품관리자와 상품개발팀은 피고가 되고 검토자는 검사가 된다. 자기 전문분야와 관련하여  “00 경우가 발생할 경우 대책은 준비되어 있습니까?”와 같이 상품관리자가 답하기 어려운 날카로운 질문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검사는 분야별로 있지만 변호사는 신상품 개발의 스폰서뿐이어서 상품개발팀의 무죄(제대로 하고 있다)를 입증하기 힘들다. 검사들이 마음만 먹으면 여러 가지 유죄(보완사항)를 이끌어 낼 수 있다.

제한된 자원 제한된 시간으로 전과목 100점은 꿈일 수 있다. 절대로 양보해서는 안 되는 평가항목이 있고, 평가기준을 다소 느슨하게 적용해도 되는 평가항목이 있을 수 있다. 


유관부서와 사전 조율을 위한 시간과 노력이 증가한다.

단계별 검토가 불편한 자리가 되는 것을 피하려면 유관부서들이 원하는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야 한다. 실무자끼리 사전에 협의해도 부서장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보완사항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된 유관부서의 수도 많아지고 체크리스트도 복잡해져 준비할 내용이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총 개발공수의 적지 않은 비중을 단계 말 검토 준비에 투입하기도 한다.  


고위 경영층의 일정이 맞지 않아 단계별 검토가 자주 지연된다.

단계별 검토가 복잡해질수록 단계별 검토에 참여하는 부서는 많아지고, 검토자의 직급은 높아진다. 단계별 검토에 참석하는 고위급 임원들이 많을수록 일정잡기는 어려워 단계별 검토 때문에 상품개발 일정이 늦어지기도 한다.

경제성 분석을 중시하여 숫자 검토가 주가 된다.

경제성 분석에 대한 타당성은 입증하기 힘들어 경제성 분석에 대한 상세 백데이터를 재무부서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상품관리자는 6개월 앞도 예측하기 힘든데 2년 뒤 시장상황과 매출에 대한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 과학적인 예측이라기보다는 희망사항에 불과 할 수 있다. 경제성 분석이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백데이터 양이 경제성 분석의 정확성은 무관하다는 것이다.  


단계별 검토 회수를 줄이고자 대 규모의 신상품 개발을 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두 번으로 나누어 상품기획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유관부서의 검토가 부담되어 한번에 매 맞자는 심정으로 두 개의 과제를 통합하여 상품기획을 하게 된다. 그 결과 리스크 발생가능성과 영향력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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