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 관한 소고
다시 초심자가 되어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은 때로는 성가시기도 하면서도 귀찮고 두려운 일이다.
불편한 길을 선택하면서 그 와중에 서류, 필기, 면접이라는 일련의 지난(至難)한 과정을 또 통과하기 위해서는 많은 인내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데, 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매번 숫자를 세어 가며 면접을 본 건 아니지만, 정말 족히 몇 십번의 면접을 본 것 같다. 그냥 어림작아서 최종합격한 회사만 해도 롯데제과, STX 조선해양, 엘지패션(LF), 국민연금공단(NPS),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대구한의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계약직),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울산항만공사(UPA), 대구경북과학기술원(정규직, DGIST) 총 10개 기관이다.
기관마다 적게는 1번이고 많으면 3번까지 면접을 보았고, 이를 평균하여 기업별로 2번씩만 면접을 보았다고 어림잡아 최종 합격한 기관의 면접 숫자만 해도 최소한 20번의 면접을 본 셈이다. 그나마 합격한 기관의 숫자만 셈해서 이 정도이고, 더 많은 곳에 지원을 해서 면접을 보고 대한민국에 있는 이름을 알만한 기관은 거진 다 지원을 해 본 것 같으니, 몇 십번은 면접을 보면서 생긴 나만의 성공하는 면접 노하우라고 부를 만한 기술이 생긴 거 같다.
취업희망자들이 가장 범하기 쉬운 오류는 다음과 같다.
일단, 무엇부터 해야 할 지 몰라 가장 흔히 하는 것이 해당 기업명을 네이버 or 다음에 입력한 후 해당 기사를 읽는 것이다. 관련 기사를 다 읽고 나면 이제 회사의 대표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회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대략적으로 스캔을 하기 시작한다. 홈페이지를 보고 나면 구글링을 하면서 그 간의 면접기출문제를 찾는다. 요즘은 잡플래닛 등을 통해서 회사에 대한 평판도 조회를 하고 관련 면접 기출을 찾기가 꽤나 용이하고 지원회사에 대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도 조금씩 생겨나는 듯 하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과 절차는 다 무용하다. 기본적으로 도움되는 "정보"라 할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원점에서 면접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고민해 보는 것이 좋을 거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면접이라는 채용절차는 "내가 기업에 대해서 얼마나 많이 아는지"를 테스트하는 과정이 아니다. 오히려 그와 반대로 기업이 지원자가 우리 기업과 함께 일하기에 적합한 인재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관점에서 면접 준비를 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나를 잘 표현할 수 있는지와 해당 기업에서 찾는 적합한 인재에 대해 고민하고 그에 대한 전략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그 기초는 그럼 어디서부터 시작하여야 하는 것일까? 나는 그 답이 입사지원 시 가장 먼저 작성한 자기소개서이라고 본다. 기업에서 지원자에게 작성을 요구하는 자기소개서의 몇 가지 질문들은 나름 기업에서 신중하게 고민하고 또 선별해서 지원자를 글로서 알아가기 위한 핵심질문이다. 혹, 몇몇 양심없는 기업들이 지원자에게 기업이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하거나 새로운 전략 또는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개진하는 질문을 구하고 이에 대한 방안 등에 대해서 Cherry picker 가 되는 경우도 간혹 보긴 했지만 말이다.
본인이 작성한 내용에 대해서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보고 곰곰이 꼽씹어 보았을 때 나에게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한 일이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인 것이다. 초록창 들어가서 무용한 인터넷 뉴스 같은 것들 읽기 전에 말이다.
본인에 대한 장단점을 말하되 그 간의 경험 또는 경력이 해당 기업에 어떤 도움 or 지원이 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안, 강조하고 싶은 본인의 능력, 왜 본인이 해당 기업에 반드시 입사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를 위해서 어떠한 준비를 해 왔는지를 이야기 하면 그 면접은 성공한 면접이다. 내가 늘 후배직원이나 취업희망하는 친구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이 부분이다. 이 내용을 면접장에서 다 이야기 하고 나왔다면 그 면접은 면접의 결과가 불합격일지라도 합격한 면접을 본 것이나 진배없다. 왜냐하면, 해당 기업과 본인이 잘 맞지 않는 것이지 본인의 능력과 준비가 부족해서 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원기관에 대한 정보를 얻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방법론적인 문제보다는 면접 전에 최소한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or 수준에서 면접장에서 이야기 할 거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면접장에서 면접을 진행하기 위해서 배석을 하고 있으면 면접관들이 하는 질문에 대해 비슷하거나 혹은 무서울만큼 똑같은 답변을 하는 수 많은 면접자들을 보게 된다. 배석하고 있는 진행요원도 하물며 지루하고 별로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은데 같은 날 수 많은 면접자들을 접하는 면접관들은 오죽 하랴.
채용 전형을 진행하다가 보면, 지원자들의 반복된 답변을 들으면 여러 생각이 스친다.
저마다 살아온 삶이 다를 터인데 왜 학습된(반복된) 답변을 하는 것일까.
저렇게 답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답변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이다.
면접관들도 매번 반복된 피평가자들에게 저마다 다른 질문을 준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같은 질문을 함으로써 피평가자의 대답의 차이에 따른 평가를 통해 피평가자를 차별화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면접관의 똑같은 질문에 서로 다른 피면접자들은 똑같은 대답을 하고, 자기소개 중 준비한 레퍼토리가 꼬여서 말문이 막혀서 초장부터 면접을 망치게 된다.
이 글에서 전하고자 하는 짧은 소고도 한 마디로 전하자면, "본인만의 인생 스토리(생각)를 전달하라"는 것이다.
본인의 꿈, 비전을 묻는 질문에 다들 하나같이 똑같은 답변을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저 답변이 본인들이 그간 살아오면서 목표로 한 꿈이자 비전인가? 라는 의문이 든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놀라운 일일테고, 그렇지 않다면 거짓일테니 그 답변 또한 면접관 입장에서는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당연할 터.
떨어져도 좋으니 본인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면, 그 면접에서 굳이 합격하지 않더라도 훌륭한 면접을 본 것이다. 다만, 합격하지 못 함은 차제로 미루는 것일 뿐.
반드시 당신의 진정성을 믿어주는 기업은 있을 것임을 확신한다.
그간 내가 최종면접에서 합격한 기업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고, 그 믿음이 지금의 이런 주장을 하는 나의 근거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사기업, 공사, 공단, 기타 공공기관 등 많은 기관에 재직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고, 난 그 기관에 입사하기 위해 숱한 면접을 치뤄야 했다)
비록 나는 실무자이지만, 자기소개만 들어도 지원자의 50%는 알 수 있을 것 같다.
철저히 준비해서 본인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도 좋은 준비자세이며, 자기소개는 편안하게 본인의 진정성과 진솔함을 보이면 그 뿐이다. 장황하게 늘어놓는 자기 경력과 자기 홍보는 오히려 안 하려니만 못 하다.
그렇다면, 이런 폐해(?) or 문제점 같은 것들이 왜 있는 것일까? 문제의 원인을 알면 그 해답도 쉬이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한 나의 답은 다음과 같다.
인간은 스스로가 자만하기도 하지만,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타인 의존적이기 마련인데, 구직과 같은 어려운 정글과 같은 상황 속에서 서로 의지할 존재를 찾기 마련이다. 그래서 자연스레 이런저런 스터디를 하기 마련인 것이다.
스터디의 구성은 다양한 전공자가 모여야 한다. 비슷한 전공자들끼리의 모임은 생각의 논리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큰 도움을 받기 어렵다. 인문학, 사회과학, 공학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인 스터디가 차별화 된 관점으로 평가하고, 평가받기 좋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면접 스터디를 하면서, 정답이 있는 것 같은 연습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것보다 못 하다라고 생각한다. 다만, 스터디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본인 스스로의 연습으로 확인 및 찾아낼 수 없는 스스로의 모습을 타인이 알아봐주고 서로의 조언 속에서 하나 둘 고쳐나가는 것 말고는 다른 목표를 찾을 필요가 없다.
한 동안을 구직자로서 면접관과 힘 겨루기 하던 내가 이제 중간자로서 피면접자들을 지켜보면서 꼭 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 짧게 몇 마디 남기고자 했던 것이 말이 길어졌다. 이제, 공공기관 면접 준비를 위한 몇 가지 조언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치고자 한다.
공공기관 면접준비는 사기업과는 조금 다른 측면이 있는데, 해당 기업의 정보가 알리오 등을 포함해 사이트 상에 일정 부분 공개가 많이 되어 정보의 접근에 있어 상대적으로 편하기도 하고 투명하다. 면접장에서 타 지원자와는 다른 답변, 기업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열정을 보여 주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자료를 찾아본다.
알리오 사이트에는 공공기관에 대해 생각 이상의 엄청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공공기관을 관장하는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에서 관련 정보의 등록의 정합성을 도모하고자 해당 정보 등록에 대해 경영평가요소로 삼고 이를 매해 평가하고 불성실공시기관을 별도로 공고하는 등 갖은 노력을 하고 있다. 각 공공기관에서도 이러한 노력에 맞춰 해당 정보 등록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더 해당 정보는 믿을만 하다.
많은 정보 중에서 면접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중요하게 봐야 할 몇 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가장 먼저 기관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경영평가 보고서」이다. 경영평가는 공공기관 중에서 시장형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에 속하는 기관에서 굉장히 중요한 보고서인데, 본 보고서를 통해 한 해 농사에 대한 결과를 평가받기 때문이다. 각 기관에서는 우수한 평가를 받기 위하여 보고서 작성에 열정과 정성을 다 쏟아붓고 별도의 작성 TF 팀까지 꾸려 가며 많은 준비를 한다. 왜냐하면, 평가결과가 성과금에 연동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보고서에서는 기관 구성원이 아니더라도 알 수 있는 내부 정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 그래서 굳이 해당 기관에 다니는 직원을 모르더라도 본 보고서만 정독하면 기관에 대한 이해는 쉬울 것이다. 본 경영평가 내용에도 포함이 되는 내용이긴 할 것인데 알리오 사이트 내용 중에서 「기관혁신사례(Best Practice)」로 삼아 공지를 해 둔 내용도 참고로 보면 해당 기관에서 고민해 왔던 or 고민하는 내용과 성과에 대한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가끔, 구글링을 하다 보면 해당 기관에서 수행한 「컨설팅 보고서」를 찾을 때가 있다. 통상의 보고서는 비공개 사항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찾는 것은 행운(Lucky)이기도 하다. 경험 중 하나의 사례로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제1회 정규직원을 모집할 때에 기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 애를 먹은 적이 있다. 그런데, 구글링을 통해서 기관설립추진위원회에서 외부 컨설팅 기관에 의뢰하여 보고된 보고서를 검색 후 찾게 되어 검토한 적이 있다. 해당 보고서에는 기관 설립의 배경부터 시작해서 나아가야 할 방향까지 많은 정보가 담겨 있었다. 해당 내용을 면접에서 언급하고 또 강조했음은 안 비밀! 그래서 결국은 최종합격!도 안 비밀!
만약, 면접준비에 조금 더 시간이 허락된다면 기관장의 「취임사 또는 신년 연설문」을 찾아보기를 권장한다. 기관장은 기관의 얼굴이요 브레인이기 때문에 그의 생각과 경영철학이 담겨진 것이 취임사와 신년 연설문이다. 그래서, 기관에서 고민하고 있는 것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아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끝으로, 이런저런 준비를 다 하고 궁금한 것이 있는데 해당 기관에 아는 사람도 없고 알아낼 방법이 없다면 「정보공개 청구제도」를 이용해 보는 것도 권장한다. 정보공개 포털(www.open.go.kr)에서는 각 기관에서 수행하고 있는 결재문과 보고서들을 공개해 두기도 하고, 비공개된 정보 등을 포함한 국민의 알 권리에 해당하는 정보라면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잘 이용을 한다면 해당 정보를 얻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 면접에 대한 나의 생각과 준비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알아 보았다. 당연히, 본 방법이 국룰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나름의 방식을 찾아 원하는 소귀의 성과의 달성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