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화학물질 PFAS를 강력히 규제하는 EU

빵과 파스타에 PFAS가?

한창 미국 뉴스만 전했는데, 이제는 유럽 뉴스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https://www.lemonde.fr/planete/article/2025/12/04/pfas-les-aliments-a-base-de-cereales-sont-aussi-massivement-contamines-par-le-tfa_6655930_3244.html


최근 르몽드지에 실린 기사입니다. 곡물 기반 식품에서 발견된 고농도의 TFA(트리플루오로아세트산) 오염 문제를 다루고 있는 기사인데요. TFA란 TFA는 수천 가지 PFAS 중 하나로, 주로 PFAS계 농약이 분해되면서 생성됩니다. TFA는 물에 매우 잘 녹고 분해가 거의 되지 않아 토양과 물 속에 오래 잔류하며 식물 체내에 쉽게 축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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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 파스타, 빵, 시리얼, 쌀 등 우리가 흔히 먹는 곡물 기반 식품에서 TFA라고 불리는 영원한 화학물질(PFAS)의 일종이 대량으로 검출되었습니다. 분석된 샘플의 상당수인 약 88%에서 TFA가 검출되었다고 하는데요.


조사된 전체 곡물 중 밀로 만든 제품들이 다른 곡물보다 훨씬 높은 수치의 TFA를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밀의 재배 과정에서 PFAS 성분이 포함된 농약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아침 식사용 시리얼은 전체 샘플 중 가장 높은 농도의 TFA가 검출된 품목이었고, 특히 아일랜드에서 수거된 시리얼 제품이 최고 수치의 TFA인 360µg/kg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벨기에와 독일의 통밀빵, 프랑스의 바게트 등에서도 고농도의 오염이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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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에 따르면 TFA는 생식 독성 및 간 기능 저하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럽 식품안전청은 TFA의 인체 위해성 평가를 진행 중입니다. 2025년 7월에 임시 가이드라인 수치를 발표했고, 2026년 상반기에 최종 과학적 의견서를 발간할 예정입니다.


이 평가 결과에 따라 식품 내 TFA 잔류 허용 기준이 법적으로 신설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 TFA 잔류 허용 기준이 생기면 오염된 곡물은 판매가 불가능해집니다. 기사에서 곡물 오염의 원인으로 지목한 PFAS 성분 농약에 대해서도 규제가 검토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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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PFAS-free 인증은 의류를 중심으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PFAS는 주로 의류에서 방수 기능을 위해 쓰이는데요. 때문에 비바람을 막아주는 기능성 의류, 등산복, 패딩을 구매하실 때 위의 마크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재 파타고니아, 노스페이스, 아크테릭스, 이케아나 H&M, 자라 같은 대형 브랜드들도 기업 차원에서 PFAS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추세입니다.


음식은 토양이나 물을 통해 비의도적으로 흡수되는 경우가 많아 인증하기가 훨씬 까다롭기 때문에 아직 인증 제도가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데요. 먹거리에서 PFAS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다음 방법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78fdd13b-71c2-47fd-8b81-2e350b3fd1e0_600x400.png 출처 : https://agriculture.ec.europa.eu/farming/organic-farming/organic-logo_en



첫째로 유기농 인증마크가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사진은 유럽의 유기농 인증마크 유로리프입니다. 유기농 농산물은 PFAS 성분이 포함된 합성 농약이나 비료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는데요. 르몽드 기사에서 지적한 TFA 오염의 주범이 PFAS 성분 농약인 만큼, 유기농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노출을 줄이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농산물이 수질이 깨끗한 지역에서 생산된 것인지 그 원산지를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유럽은 현재 지역별 오염 지도를 작성해 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하면 PFAS 오염이 심각한 지역의 농축산물을 최대한 피할 수 있습니다.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7b894fee-cb1e-40a1-b585-a8547e47e5a5_974x346.png BPI 인증 마크 (출처:https://bpiworld.org/using-the-bpi-mark)



또한 음식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를 신경쓰는 것도 좋은데요. 음식이 담긴 종이 용기나 포장지에 ‘PFAS-Free’ 또는 ‘BPI(미국 생분해성 제품 협회) 인증’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빠릅니다. 포장지에서 음식으로 PFAS가 옮겨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유럽은 전 세계적으로 PFAS 규제가 가장 광범위하고 엄격합니다. 개별 물질이 아니라 약 1만 종의 PFAS 전체군을 하나로 묶어 금지하는데요. 미국의 경우는 주로 독성이 입증된 PFOA, PFOS 등 특정 물질 몇 종을 우선 규제하거나 식수 안전 기준을 중심으로 하여 규제를 마련하는 식입니다.


반면 유럽은 탄소-불소 결합이 하나라도 있으면 다 위험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REACH(유럽 화학물질 관리 제도)를 통해 만 개 이상의 물질을 한꺼번에 제한하는 범용 규제를 추진 중입니다.


또한 유럽은 기본적으로 모든 PFAS의 제조, 사용, 판매를 금지하되, 대체재가 없는 산업에만 한시적 유예 기간을 주는 방식입니다. 대체재가 있는 분야는 법 발효 후 18개월 내 금지시키고, 의료기기나 반도체처럼 당장 대체가 불가능한 분야는 5년 또는 12년의 유예 기간을 주지만, 이 기간이 지나면 결국 금지하는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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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경우는 어떨까요? 한국의 PFAS 규제 상황은 유럽·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늦었지만, 최근 1~2년 사이 강화되고 있는데요. 2026년 8월부터 일정 기준치를 초과하는 PFAS 함유 식품 포장재의 출시가 금지될 예정입니다.


이는 컵라면 용기, 치킨 박스, 패스트푸드 포장지 등 고지방·고온 식품군을 포함합니다. 식수의 경우도 현재는 강제성 없는 감시 기준을 마련한 수준이지만, 환경부는 2028년까지 법적 수질 기준을 확정하여 이를 위반할 시에는 처벌이 가능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입니다.


다만 르몽드 기사에서 지적된 곡물 속에 포함된 TFA 규제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요. 한국에서는 아직 TFA가 주요 관리 대상 PFAS 목록에도 올라와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최근 식약처는 2025년 식품안전정책 추진계획에서 유해물질 모니터링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고려할 때 PFAS 규제를 점점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른 나라의 규제 도입 과정을 지켜본 뒤 도입 논의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고, 그 전에는 소비자가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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