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신의학과 전문의, 마쓰모토 도시히코 저
<익숙한 약물 이야기>는 우리 주변의 술, 담배, 커피, 의약품의 역사적 발자취를 따라가며, 약물이 우리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약리 작용만을 다룬 것이 아닌, 시대에 따라 또는 환경에 따라 약물에 대한 인식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사회학적으로도 접근한 책입니다.
마쓰모토 도시히코라는 일본인 정신과 전문의가 집필했는데요. 담배 애호가인 저자의 이야기는 이 논쟁적일 수 있는 주제를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약물 문제를 단순히 선악이라는 가치 기준으로만 판단할 수 없으며, 합법과 비합법 약물을 가르는 것은 의학이 아닌 정치라고 주장하며 어떤 경로를 통해 약물이 비합법이 되었는지 그 변천사를 다룹니다.
또한 약물 중독을 사용자의 의지부족으로 몰아가는 주장에 대해 경계합니다. 그 약물을 남용하도록 한 사회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지요.
이처럼 약물 중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개인의 탓으로 돌리는 시선, 사회의 탓으로 돌리는 시선 두 가지입니다. 한국의 경우는 개인의 의지 부족을 문제삼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은 범죄이며 도덕적 일탈이다’ 라는 프레임이 오랜시간 존재해왔기 때문이죠.
미국의 경우는 공적 담론 상으로는 사회의 책임을 강조하지만, 여전히 약물 중독자에 대한 낙인이 남아있습니다. 이는 뼈아픈 인종차별 역사와도 관련되는데요. 1980-1990년대의 크랙 코카인은 흑인을 중심으로 유행했고 처벌이 이루어졌으나 비교적 최근의 오피오이드 위기에는 백인까지도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사회의 책임이라는 주장이 급부상한 것이지요.
정리하자면, 약물에 대한 인식과 제도가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약물에 대한 정책 및 전반적인 사람들의 인식에는 어떤 문제점이 남아있는지 낱낱히 밝히는 흥미로운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