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프로선수들이 떠나는 줄기세포 의료 관광?

프로선수들이 파나마, 멕시코, 콜롬비아로 가는 이유

상당수의 미국 프로선수들은 파나마, 멕시코, 콜롬비아로 줄기세포 해외 원정 치료를 떠납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코비 브라이언트 등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과거에 독일이나 다른 국가에서 줄기세포 관련 치료를 받은 영향을 받아, 거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데요. 굳이 멀리까지 가서 치료를 받는 이유는 한마디로 파나마, 멕시코, 콜롬비아가 줄기세포 치료 규제의 사각지대이기 때문입니다.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9ace9a72-a3b6-4284-9ad2-6e17f0ac598e_1280x822.jpeg 파나마 국기. 출처 : pixabay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아 금지된 시술들이 위 나라에서는 합법적으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파나마, 멕시코, 콜롬비아에서는 줄기세포 ‘배양’ 및 ‘대량 증식’이 허용되는데요. 미국과 한국에서는 환자의 몸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세척, 분리와 같은 최소한의 조작만 거쳐 바로 다시 넣는 것은 허용되지만, 이를 실험실에서 수천 배로 배양하는 것은 의약품 제조 공정으로 간주되므로, 매우 엄격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파나마와 멕시코, 콜롬비아에서는 관련 규제가 느슨하여 환자의 세포를 채취한 뒤 며칠에서 몇 주간 수억 개로 증식시켜 다시 주입하는 시술이 가능합니다. 환자들은 세포 수가 훨씬 많으니 효과도 더 강력할 것이라는 광고에 현혹되기 쉽죠. 미국의 프로 선수들의 경우, 프로 선수로 뛸 수 있는 수명은 짧고, 부상은 곧 은퇴나 연봉 삭감으로 이어지므로 재생될 수 있다는 희망에 더욱 유혹에 취약하겠지요.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751503d8-c4a8-4026-97ed-563721e3033b_4496x3000.jpeg 출처: Unsplash



몇몇 병원들은 과학적 기준에 미달하는 주사를 줄기세포라 부르며 수만 달러(약 4,000~5,000만 원)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무분별한 시술의 결과는 참혹한데요. 실명, 망막 박리, 악성 종양 형성, 신경 손상, 감염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력 회복을 위해 눈에 줄기세포나 엑소좀을 주입했다가 주입된 물질이 안구 내에서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을 일으키거나 물리적으로 망막을 잡아당겨 망막 박리를 일으켜 영구 실명된 사례가 보고되었습니다.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012f897f-cd01-44e4-96f0-5d949bd7f3e3_3000x3000.jpeg 출처: Unsplash



그리고 줄기세포나 줄기세포 유래 물질들은 계속해서 자라나는 성질이 강합니다. 때문에 통제되지 않고 자라나는 세포들은 몸 안에서 악성 종양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줄기세포 원정 치료 후 신장에 원치 않는 조직이 자라나거나 암세포가 활성화된 사례가 있습니다.


또한 줄기세포 치료 이외에도 현재 수준에서 입증된 치료법은 엄밀히 말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지 조직을 재생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한마디로 과대 광고인 것이죠. 예를 들어, 테니스 엘보, 골프 엘보, 초기 무릎 관절염을 치료할 때 쓰이는 자가 혈청 주사는 혈소판의 성장 인자를 한곳에 집중적으로 뿌려주어 염증을 가라앉히고 회복을 돕습니다.


증상이 심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에 쓰이는 골수 유래 주사는 골수 속의 세포들을 활용하는 것으로, 중간엽 줄기세포가 포함되어 강력한 항염 작용을 통해 통증과 부기를 줄여줍니다. 위 두 가지 치료법에서, 외부에서 넣어준 세포들이 관절 안에서 자리를 잡고 실제 연골 조직으로 변하는 경우는 거의 없음에도 많은 병원들이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다고 홍보하는 것이죠.


https%3A%2F%2Fsubstack-post-media.s3.amazonaws.com%2Fpublic%2Fimages%2F319330b1-2455-47fb-8ff5-4a53bbbd137c_6048x4024.jpeg 출처: Unsplash



그런데 비슷한 일이 한국에도 일어났었다는 것, 알고 계신가요? 기존에는 한국은 줄기세포나 유전자 치료를 ‘임상 연구’ 목적으로만 엄격히 제한했습니다. 때문에 연간 수만 명이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일본의 재생이료법은 임상시험을 완벽히 거치지 않았더라도, 안전성만 확인되면 의사의 책임 아래 줄기세포를 배양하여 환자에게 주사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암 환자나 퇴행성 관절염, 항노화를 원하는 환자들이 수천만 원을 들여 일본 병원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개정안을 통해 첨단재생의료 치료가 허용되었습니다. 2024년 2월 국회를 통과하여 2025년 2월 21일부터 시행된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안인데요. 기존에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희귀, 난치 질환자만 대상자였으나, 이제는 질병의 종류와 상관없이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기관에서 안전성이 확보된 기술이라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현재 한국에서 파나마와 같은 줄기세포 대량 증식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줄기세포는 몸 밖에서 대량으로 배양할수록 성질이 변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것이 몸 안에 들어가면 암세포처럼 변해 종양을 만들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이죠.


재생의료는 난치병 치료의 열쇠를 쥔 잠재력이 큰 의학이지만, 지금까지의 기술 수준으로는 극복해야 할 난관이 있습니다. 현재 과학적 검증보다는 마케팅이 앞서 나가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실제로는 완전한 조직 재생이 아닌 일시적인 통증 완화 효과에 머무른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작가의 이전글학교 급식에서 '일반 우유'가 다시 등장하는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