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까지 두산에 감독으로 재직했었던 김태형.
2024년부터 롯데의 감독이 된 김태형.
김태형이 맡았던, 맡고 있는 두 팀이 맞붙게 되었다.
이를 김태형 더비라고 불렀다.
2024년 4월 5일, 사직야구장에서 김태형 감독의 제자들이 야구로 한판 붙었다.
1회 말부터 롯데가 강하게 몰아붙였다. 2루수,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를 기점으로, 상대 팀의 에러로 노아웃 2, 3루가 되었다. 롯데의 희망인 빛 더 레이예스(빅터 레이예스가 본명이지만, 빛이라 부르고 싶었다)가 유격수 땅볼을 통해 3루 주자 윤동희를 홈으로 불러들이며 스코어 1:0으로 시작했다.
3회 초, 롯데 선발 투수 이인복은 9번 타자 박계범, 1번 타자 정수빈에게 연속 볼넷을 준 뒤 2번 타자 허경민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내주며 노아웃 만루의 위기가 형성된다. 3번 양의지, 4번 김재환의 연속 희생 플라이로 2점을 내주며, 스코어는 2:1로 두산이 역전한다.
4회 초, 노아웃 1, 3루 상황에서 중견수 플라이 아웃과 함께 병살을 잡으며 두산 베어스의 기세를 잡아내니, 4회 말에 롯데 자이언츠에 기회가 왔다. 3루수 땅볼로 1루에서 아웃될 뻔한 레이예스가 살아났고, 포수의 발에 맞고 튄 공 덕분에, 발이 느린 레이예스가 2루를 거쳐 3루까지 가더니, 손호영의 2루타와 함께 레이예스는 무사히 홈으로 들어온다. 2대 2로 동점!
김태형 감독의 전 제자, 두산은 역시 만만치 않은 팀이다. 좌익수 앞 안타로 1루로 시작했으나, 3루 쪽 땅볼 2번으로 2아웃이 되었고, 그 사이 1루 주자가 2루를 거쳐 3루에 도달한 상황. 양석환이 좌익수 앞 안타를 터트리며 3루 주자 정수빈은 홈으로 들어온다. 3대 2로 다시 역전당했다.
김태형 감독의 현 제자의 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롯데! 5회 말, 2아웃 상황에서 1번 타자 윤동희의 2스트라이크 3볼 상태에서의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로 단번에 3루까지 갔다. 거기다 2번 타자 정훈의 우중간을 가르는 안타가 또다시 나오며, 윤동희가 홈으로 들어온다. 스코어 3대 3으로 동점!
7회 초, 2아웃 1, 2루 상황에서 아웃카운트 하나만 더 늘리면 이닝 종료였다. 하지만 6번 타자 강승호의 우익수 키를 넘기는 안타로 또다시 역전당한다. 스코어 4대 3. 역전에 동점. 역전에 동점. 또 역전. 롯데가 역전하는 일은 쉽지 않더라.
7회 말, 8회 말, 9회 말의 롯데 자이언츠 상황은 대략 이랬다.
8번 노진혁, 투수 앞 땅볼
9번 박승욱, 루킹 삼진
1번 윤동희, 유격수 땅볼
2번 정훈, 유격수 땅볼
3번 레이예스, 2루수 땅볼
5번 손호영, 삼진
6번 이정훈, 스윙 삼진
7번 유강남, 2루수 플라이 아웃
8번 노진혁, 볼넷
9번 최항, 스윙 삼진
더 이상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그렇게 경기는 끝나고 만다.
단, 1점.
그 1점을 만드는 게 너무나도 어려웠던, 4월 5일이었다.
2점을 더 만들 수 있었다면, 이 경기는 이길 수 있었을 텐데…….
2024년 4월 6일, 롯데 자이언츠는 8대 1이란 압도적 점수 차로 두산을 이긴다.
2024년 4월 7일, 불꽃 같은 경기가 다시 펼쳐진다.
두산은 2대 0으로 앞서고 있었다.
7회 말에 윤동희의 그랜드 슬램으로 4대 2 역전.
이후 두산은 다시 4점을 내며 6대 4 역전을 당한다.
곧바로 2점을 추격하며, 동점을 만든 롯데 자이언츠.
10회 연장전, 만루의 위기에서 투수 김상수가 기어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10회 말, 롯데 타자 이주찬이 3루 방향의 2루타를 성공하며 7대 6으로 결국 승리한다.
2024년 롯데 자이언츠의 최초 위닝 시리즈가 되며, 김태형 더비는 전 제자가 아닌 현 제자의 승리가 되고 만다. 그러니깐 더 아쉽더라. 너무 아쉬워. 4월 5일을 이겼더라면, 완벽하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 텐데……. 4월 7일에 8점 내지 말고, 6점만 내고, 전날에 2점을 더 냈으면 롯데는 3연승이었을 텐데! 안타깝지만, 그게 야구인가 보다.
2022년 직관 전적 : 20전 13패 7승
2023년 직관 전적 : 6전 1패 5승
2024년 직관 전적 :
1회차 - 03/29, VS NC, 3:1 승
2회차 - 03/30, VS NC, 0:8 패
3회차 - 04/05, VS 두산, 3:4 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