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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날 Sep 10. 2021

별미진미 (17) 광주「애저」

49일된 새끼돼지 삶아 갖은 양념한 초고추장 곁들여

어미 뱃속에서 나온지 49일이 되는 새끼돼지를 잡아 끓는 물에 튀겨 털을 깨끗이 벗긴 다음, 소금을 약간 넣은 물에 3시간 정도 삶는다. 진한 국물이 우러난뒤 통째로 소래기(질그릇쟁반)에 국물과 함께 내놓으며 고기는 즉석에서 찢어 초고추장에 찍어먹는다. 이것은 전남 光州(광주)를 중심으로한 이지방의 명물 요리 애저」다.

지방 속담에 쇠고기는 7일 補(보)하고, 이닭고기는 3일, 돼지고기는 잘먹어야 본전이라지만 애저는 15일補(보)라는 보증이 붙어있는 보신탕.

새끼돼지 고기를 뜯어먹을때 곁들이는 초고추장은 식초에 된장, 고춧가루, 설탕, 파, 참깨를 섞은것. 소주나 매실주가 따라야 제격이다.

고기를 다먹으면 국물로 죽을 만들어 먹는데 들깻잎, 당근, 마늘, 양파 같은 양념을 넣어 끓인다.이죽에 열무김치를 얹어 먹으면 珍味(진미).

애저 1마리를 4사람이 먹으면 알맞은데 한마리에 보통 7천원, 웬만한 월급장이는 입맛들이기가 수월치않다. 그래서 탕으로 만들어 이지방에선 한그릇에 5백원하는 애저탕이 보급되었다.

한때 돼지가 일본으로 수출되어 새끼돼지 구하기가 힘들었다지만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라는 애저철을맞아 식도락가들이 돈 아까운줄 모르고 귀여운 새끼돼지를 즐기고 있다.


<光州(광주)=朴來明(박래명)기자> 조선일보 1973년 8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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