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치고 나서 우리는 외로움을 부른다.
집이 있고 담장이 있고 또 집이 있다
사람이 있고 담장이 있고 또 사람이 있다.
당신과 나사이에 거리는 여기 까지야
초록색 펜스로 금을 긋고 나서야 안심이 된다.
마음을 가두는 일이 부끄러워
장미 덩쿨과 담쟁이로 치장을 한다.
연한 어린 잎들과 예쁜 꽃들이 넝쿨마다 피어오르면
서로의 증오와 의심을 가려주었다.
서로가 의심하는 마음이 커져
담장을 휘청하게 넝쿨들이 자라난다.
결국 끝없는 덩쿨들은 가지를 뻗어 나가다
퇴색하여 바래져간다.
질기고 가시 같은 마음을 지우고 싶지만
손마디에 가득 힘을 주어도
이젠 뽑히지 않는다.
누구의 땅인지 경계가 필요 없는 곳
담장이 끝나는 바닥에는
넝쿨이 보이지 않는다.
당신에게 가는 길은
그 곳에 문을 지나야 한다.
닫힌 문을 두드려야 한다.
내속에 가두어 놓았던 것들이 뛰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