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벚꽃엔딩

by 승환


벚꽃들이 내린다

나뭇가지는 바람에

채 여물지 않은 초록머리칼을

맞긴 채 흔들리고 있었다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울음이란 게 떨어져 내린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알아채었다.

눈물 같은 이파리들이 떨어지고 갈가리 찢겨 길바닥을 덮고 있는 자리.

페어진 마음으로

빗물이 처참한 것들을 모으고 있다.


화려한 것들일수록

영원한 것은 존재하지 않았지


엊그제 본

꽃봉오리들은

헤어지는 연인처럼

참으로 허망하구나


이젠

아무것도

보지 않을 것이다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잡으려 손을 뻗으면

바람처럼

실체도 없는 사랑이란 걸


봄날은 짧고

꿈은 너무 길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행복과 사랑은 별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