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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환 Jun 29. 2024

江湖文林

江湖武林에 고수들이 판치듯 문학과 작가들의 세계는 닮아 있다.

이상문학상이 다산북스에 팔리고 유명 문예지는 폐간을 할거라 한다

작가들에게는 현지씨 문제로 시끄럽다 비록 개인의 일이지만 개인만의 작업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

sns에서 시작된 열풍이 서점가를 강타하고 김미옥이라는 작가의 책이 연일 화제다.

알려진 작가보다 더 고수들은 엄청 많지만 우리는 알아보지 못한다.


작가들의 모습을 곁눈질하고 귀동냥하다 보면 무협지 속의 모습과 사뭇 닮아있다.

강호에는 기인이사, 재사들이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버스와 지하철에서 앉아 꾸벅이며 조는 시늉을 할지 모른다.

너무 잘난 사람들만을 보면 자극이되기보다 제풀에 기가 죽기 십상이다. 

하지만 나 같은 범인이 간과하는 것이 산속 동굴로 들어가 기경팔맥 임맥 독맥을 뚫생사현관을 타통한이들의 지난한 노력의 시간을 보내고 얻었을 진대 겨우 두어초식을 저자거리 칼장수에게 배워 놓고 욕심만 태산같이 큰게 부끄러울 뿐이다.

수양이 더 깊어진 이들은 삼화취정과 오조기원을 지나 절대고수가 되어 하산을 하였고 육십갑자의 내공을 안으로 잘 갈무리하곤 지극히 평범한 얼굴로 서울시내를 쏘다니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순수문학을 고집하는 작가들, 등단한 기성작가들을 보면 정파와 같은 고리타분한 모습이 슬쩍 엿보인다.

장르문학과 웹소설 등 강하고 힘이 있지만 사파와 같이 보여진다 무공의 강함을 돈으로 대치하여 추구한다.

정파 사파는 서로를 견원시하고 있지만 모르긴 몰라도 양파에 모두 속하여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도 있다 들었다.

글을 쓰고 책을 내어 세상에 나오는 일은 폐관에 들어가 새로운 무공을 갈고 닦아 강호에 출두하는 일과 비슷해 보인다.

몇년 십년이 넘는 시간동안 폐관에 들어간 고수가 있는가 하면 몇달에 한번씩 책을 내는 작가들도 있다.

일반 보통사람들에게는 관심이나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지만 강호인들끼리는 강호안의 룰이 있고 서로의 무공을 견주어보고 인정을 받는 것이 지상과제이다.

길을 가다 버스를 잘못타고 내려 기연을 얻거나 맨홀뚜껑이 열린 구덩이에 빠져 비서를 얻는 꿈을 꿔보기도 한다.


안다 

세상일이라는 게 그런비책이란게 없다.

보이지 않지만 어디선가 밤낮없이 들인 시간만큼 드러나게 되는 법이다.


지금의 각하께서 구수를 하였다는 사법고시 처럼 꿈은 있으되 노력이 고통스러워 고시생이나 문하생 습작생으로 있는 것은 매우 달콤한 유혹이다.

그럼 뭔가 열심히 하여야 하는데 그 열심이 내게 잘 찾아오지 않으니 내가 찾아 나서야 할 판이다.

미감이 없는 일이라는 것이 두꺼비 믿고 물길어 붇는 콩쥐의 노고 같이 끝이 없다.

애초에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수긍이 가지만 일이라는게 보상이나 책임이 없다보니 게으름이 꿈틀거린다

내년 후년에 죽을지 백수를 할지 어찌알고 오늘 못하면 내일하지 이번주 다음달 내년 후년 마음이 참 여유롭다.

방망이 깍던 노인을 생각하면서 나는 좀더 뜸을 들이고 연륜이 지나고 견식이 좀더 늘어난 후에 시도해봐야지 하고 성공한 미래의 자질구질 호사만 누릴 구상만 맨날 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갈고 닦고 좀더 공부해서 나중에 역작을 내야하지 않을까 하는 오판도 한다.


글을 쓰는 작업은 바로 하고 결과를 내고 부족한 부분을 퇴고를 하고 수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는 일이라한다

그래야 발전이 있고 글에 대한 감을 키울수 있다

좀더 고민하고 숙고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이따가 한번에 해결해야지 하고 화장실을 미루는 일같이 미욱한 일이다.

지금의 내 상태는 글쓰기의 변비끼가 다분하다.


이런저런 강의나 수업을 듣고 자극을 하여도 뒤돌아서서 집에 오면 도루묵이다.

쓴다는 일보다는 구상을한다는 것이 점점 어려워진다

사람들은 문학에 별달리 관심이 없다. 정확히는 작가보다 독자가 쉽고 재미있다.

그럼에도 나같은 중년부터 젊은 작가지망생들은 늘 꾸준히 있다

영화와 드라마와 만화등 여러장르앞에선 문학은 점점 초라해진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 문학적인 기저가 없이 발전하고 수준 높은 작품들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올해의 목표는 단편 하나, 초단편 하나, 에세이 여러개를 생각하고 있다.

공감과 소통 울림이 없는 글을 쓴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성공이 아닌 실패의 귀감은 더 강력하다.

그런 본보기로 쓰여도 나름 가치가 있으리라는 뻔뻔함으로 써야겠다.

무엇을 위한 글쓰기인지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스스로 재미를 잃지 않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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