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투명한 죽음 안에채워져 있던 것들이
꿈이었거나,욕망이었을 것이다.
철거하는 빈 가게에서
비릿한 냄새가몰려왔다.
물고기의 입을 벌리고
손을 집어넣어 끄집어내듯
속절없이 집기들이쏟아져 내렸다.
마스크를 쓴 남자는
빠루를 들고 회를 뜨듯 휘둘렀다.
하이그로시의 뽀얀 비늘이
서걱서걱 벗겨져 나간다.
담배 한 모금으로 숨 한번 고르고
다시 손을 움직인다.
늘어진 전선 뭉치를
힙줄을 뽑아내듯 휘감아 당긴다.
심장에 붙은 동맥처럼
질기게도 떨어지지 않는다.
새빨간 밀워키 전동드라이버의
굉굉거리는 소리.
갈라지고,쪼개지는 것들이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하나씩 해체된 주검들이
포터트럭에 차곡차곡 쌓여간다.
높게 올려져 있던 주검의 이름을
마지막으로 떼어낸다.
담배 연기 같은 매연을 남기고 떠난 후,
전생의 흔적이 떠올랐다.
누군가의
욕망이었던 것들이
투명하게 비워내져 목내이가 되었다
유리벽 안으로 알 수 없는 슬픔이차올랐다.
얼음을 꺼낸 빈 틀처럼
알맹이가 쏙 빠진투명한 공간을
사람들이 한 번씩쳐다본다.
이내 눈길을 거두었다.
“임대문의”부적처럼 써 붙인 종이 뒤로
사그라든 꿈이아직도 망령처럼 흔들리고 있다.
거리에는
가게들이 문을 닫았고
“임대문의”는 늘어간다.
아무것도 팔지 않아서
잘 팔리는 프랜차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