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나를 깨운 글귀

나는 내 몫만 열심히 해도 프로다

by Bumsoo Kim

최근에 원인 모를 화 때문에 마음고생을 강하게 했다. 분명 나는 좋은 직장에 잘 다니고 있고, 과거에 비해서 무시 못할 커리어도 스스로 잘 쌓고 있는데 왜 그랬을까. 이처럼 강렬한 화와 악감정은 처음이었다. 누구에게도 말 못 할 일이기도 해서 스트레스가 더 쌓였다.


처음에는 내가 또다시 일을 벌였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20220515_151856.jpg



최근에 나는 2022년도 3학년 2학기 방통대 편입을 준비 중에 있다. 올해 직장인으로서, 대학생활을 다시 해야 하겠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전공은 중어학 학사다. 운 좋게 블로그를 잘해서 그것 덕분에 광고대행업 및 미디어 콘텐츠 종사 커리어를 쌓게 되었다.


3년 6개월 차까진 괜찮았다. 하지만 일을 하면 할수록 한계에 부딪쳤다. 미디어 광고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태생이 미디어 계통이 아니다 보니 일에서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래서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인 킴닥스 님이 대학원에 진학하셨던 것처럼, 나도 내 업을 위해 뭔가 배워야 할 것 같아 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3학년 편입을 계획하게 된 거다.


내 본업을 위한 공부니까,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열심히 들었다. 하지만 올해 상당히 지쳐 있었던 내 몸과 마음 때문에 1/3을 들은 지금, 추노 생각이 갑자기 간절해졌다. 이거 해서 뭐 하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근데 어찌하랴.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 몸값을 올리기 위해 결정한 것 아니던가.


이 생각을 가지고 일과 학업, 그리고 인플루언서 활동 모두를 잘하려 했다. 그랬다, 내 화를 돋우는 일이 펼쳐졌기 때문에 멘털이 가출해버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은 길게 말하지 않겠다. 그래서는 안 되는 일이고, 장기적으로는 내 얼굴에 스스로 먹칠하는 꼴이니까.




20220522_165306.jpg



하지만 여기서 질 수는 없다. 20대라면 갖은 핑계를 대고 합리화를 하며, '실패해도 아름다운 도전이었다' 이렇게 자기 미화를 할 수 있다. 하지만 30대는 그럴 수 없는 나이이다. 사회적으로도 확실한 성과가 있어야 하며, 단순 실무자에서 장급 관리자로 점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기 합리화는 사치스러운 것이다. 어떻게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서 뚜렷한 성취를 만들어야, 빛이 가득한 40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니까.


그래서 여기서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내가 하는 두 가지 일을 조정해서라도, 내 업에 맞는 학위 취득과 성과를 위한 글 연구는 멈출 수 없었다.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심플했다.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먼저 갔던 사람들의 콘텐츠를 보는 것. 그들의 결과를 체화하여 내 것으로 만드는 일.


이것이 34살, 중소기업 대리 대우를 받고 있는 수평 직급제 회사에 다니는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에 일이었다. 지난 주말과 오늘, 나는 걷잡을 수 없었던 내 마음을 다스리고자, 나영석 PD와 문지애 아나운서 님의 책을 읽으며 보냈다.


그리고 오늘, 마침내 화를 잠재울 수 있었다.





SNOW_20220523_194543_935.jpg



바로, 나영석 PD님 책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에 실려 있었던 강호동의 한 마디 덕분에.




20220522205133-나영석 피디의 어차피 레이스는 길다-나영석.png



선수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나머지는 감독이 알아서 하는 것 아닙니까.



맞다. 명언이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까지 건드려서는 안 된다. 내게 주어진 판이 있으면, 그 안에서만 열심히 하고 뚜렷한 성과를 내도 프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게 사회다. 그러니, 나 또한 지금 내 포지션 안에서 노력하여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하면 되는 거였다.


에구구. 최근에 갑자기 일과 공부를 늘려 나가는 길에서 내 안에 내면 아이가 불안 증상을 일으킨 게 틀림없다. 그러나 이것으로 합리화를 할 수는 없다. 강호동에게서 "내게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을 배웠으니 그것을 실천하면 될 것이다.


이토록 아주 간단한 진리가, 나를 다시 깨울 줄이야.



SNOW_20220523_195756_231.jpg



오늘은 그냥, 퇴근길에 밥을 밖에서 먹고 집까지 50분 간, 3km 정도 넘는 거리를 걸었다. 운동을 하다 보면 잡생각이 사라질 것이고, 마음을 스스로 다스릴 수 있을 거란 생각에. 그 생각이 참 맞아 떨어졌다. 운동 하는 내내 마음 속 화가 많이 가라 앉았으니까.


앞으로도 힘든 날이 있다면, 혹은 내가 어쩔 수 없는 것으로 곤란해진다면, 강호동의 한 마디를 떠올리며 살아야겠다.


선수는 운동만 열심히 하면 되는 거지.
나머지는 감독이 알아서 하는 것 아닙니까.


이 말을 말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요즘 나를 잡아주는 루틴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