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늘 온다는 예보가 있다.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 중부지방은 비가 하루 종일 그 밖의 지역의 산발적이다. 그러니까 우리 국토에 있어서 경상남도, 전라남북도 지역은 비가 부분적으로 온다는 얘기다. 이 지역으로 산행을 간다.
우리 국토가 적은 것 같지만 길다. 우리보다 긴 국토인 칠레, 크로아티아 등은 일기예보가 복잡할 것 같다. 남북으로 긴 국토는 편서풍으로 인하여 구름이 움직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중부지역은 비가 온다. 비가 오는 토요일 등산배낭을 메고 전철을 탄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 같다. 하지만, 자격지심이다. 내가 무슨 행동을 하는지 다른 사람들은 관심이 없다. 1명이 타고 있는 전철에 1명이 추가로 탑승하면 관심이 있지만 여러 명이 타고 있는 전철에 1명이 탄다고 해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것에도 관심을 갖고 실험을 한 사례도 보았다. 여러 사람이 다니는 도로에 쓰러져 있어도 그냥 지나친다. 행인이 많지 않은 길에 쓰러지면 구조가 잘되는 것이다. 사람이 너무 없는 곳을 가면 위험하지만 너무 많은 곳도 위험하다. 본인이 구조 신호를 보내야 한다.
비가 오는 고속도로를 버스는 달린다. 산을 향해가는 버스에도 노쇼가 발생한다. 비가 고민을 하게 만들면서 이곳저곳에 빈자리를 만들어 주었고 오늘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게 하였다.
백암산에서 시작하여 내장산에서 끝을 낸다. 산행 버스를 이용하면 가능한 구간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자동차를 회수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하지만 버스가 시작 지점에 우리를 내려주고 도착지점에 기다린다. 그리고 이동에 따른 비용도 저렴하다. 다만, 내가 산에서 도착시간까지 이동을 해야 한다는 점은 있다. 주말 산행을 근교에서 하기보다 원거리 산행을 고민할 때 인터넷을 이용하여 물색하고 이를 활용한다. 서울에서는 양재역, 교대역, 사당역, 잠실역 등이 중요 출발지점이 되고 대전의 경우 찾아보니 반석역이다.
버스는 사당역을 출발하여 양재역, 죽전, 신갈 등에서 산객을 추가로 탑승시키고 산으로 간다. 산이 우리를 부르는 것인지 우리가 산을 찾아가는 것인지 모르지만 주말만 되면 산으로 버스는 간다. 이름 없는 산이 아닌 이름이 있는 산으로 고속도로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는 산으로 돌아올 때는 버스전용차로 운영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도착하여 버스에서 정체를 최소화시킨다.
장거리 산행은 필요한 것이 몇 있다. 우선적으로 교통수단의 지루함에서 탈출하여야 한다. 3시간 정도 버스를 타야 한다. 누군가가 이렇게 이야기한다. 그런짓 왜 하느냐고 근교의 산을 두고 그 멀리까지 가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 나는 근교 산을 매주 가면서 이제 지루함이라고 할까 아니면 똑같은 모습에 변화를 도모했다고 할 수 있다. 똑같은 모습에 지쳐서 집의 가구들을 옮기는 경우도 있고 벽지도 바꾸기도 하고 이사를 하기도 한다. 정착민의 모습에서 유목인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둘째로 이른 아침에 출발하기에 새벽잠을 떨쳐내야 한다.
버스는 태인 ic를 나와서 백암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구암사 입구에 산객을 내려놓는다. 비는 거의 그쳤다. 비옷을 입은 사람은 없고 배낭에 커버를 씌워 비로부터 보호할 것이다.
백암산과 내장산을 환종주 해볼 것이다. 하루에 산을 2개나 욕심이 과할 수 있다. 하지만 안내 산행에서 이렇게 해보자고 하니 많은 사람들이 참여를 한 것이다, 7시간 동안 걸어 볼 것이다. 백암산도 환종주가 만만치가 않지만 정상을 빠르게 올라간 후 내장산 방향으로 이동을 한 후 내장산 정상을 찍고 내장사를 거쳐 하산을 한다.
백암산은 높이 741.2m 노령산맥에 속하며, 주위에 내장산·추월산 등이 있고, 학봉·사장봉·상왕봉 등의 기암 고봉과 절벽 및 울창한 수림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경치가 뛰어나다. 기슭에는 유명한 백양사가 있다.
내장산은 호남 5대의 명산 중 하나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8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곳으로 1971년 우리나라 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신선봉(763m)을 주봉으로 하는 내장산은 봉우리들의 높이가 700m 내외지만 봉우리 정상이 저마다 독특한 기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예로부터‘호남의 금강’이라 불렸다. 내장산은 원래 본사인 영은사의 이름을 따서 영은산(靈隱山)으로 불리다가 산 안에 감춰진 것이 무궁무진하다고 안 내(內), 감출 장(藏) 자의 내장산이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구암사로 간다. 사찰이 그렇게 크지 않다. 천년고찰이라고 하는데 하면서 안내서를 읽어본다. 석보상절이 보관되어 있는 사찰인데 한국전쟁으로 전소되어 복원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전쟁 중 소실되었다가 복원하였다가 디시 소실되었다가 복원되었다고 한다. 이웃한 내소사도 불에 탄 역사가 계속되었는데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연 인가 보다.
상왕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초입부터 가파름이다. 오늘 산행에서 가파름이 두 번 있다고 했는데 첫 번째 가파름이다. 그래도 해발이 200에 650 정도까지 올라가니 그래도 해볼 만하다.
공단에서 등산로 정비를 정말 잘해 놓았다. 가지런히 쌓은 축대는 어느 집 축대나 진배없다. 능선에 올라 상왕봉으로 가는 등산로는 그냥 산책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능선에 올라서 상왕봉으로 갈 것인지 백양봉을 들렸다가 다시 올 것인지 고민하다가 600m라는 소리를 듣고 그냥 상왕봉으로 가면서 백양사가 보일까 하여 조망이 되는 지점에서 내려다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백암산에 있는 사찰 중 가장 유명한 사찰이 백양사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약간의 오르 내림은 긴장할 수 있어 좋고 조망은 그렇게 좋지 않은데 상왕봉을 바로 앞에 두고 기린봉이다. 봉을 우회하는 사람, 직진하는 사람 다양하다. 나는 직진을 하였다. 결과는 직진으로 볼 수 없었던 조망을 보았다는 것이다. 산을 걸으면서 조망이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없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조망이 좋은 사람은 북한산과 같이 바위가 많은 산이고 바위가 적은 산은 육산이라고 하는데 나무가 많다. 그래서 여름에는 나무 터널 사이를 지나다닌다. 시원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중간에 바위가 나타나면 전망대가 된다.
이제 상왕봉이다. 상왕봉은 오대산, 가야산에도 있었는데 무슨 뜻일까 하여 찾아보니 '상왕’은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말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이곳에서 조망할 수 있고 여기에서 잘못하면 백양사로 간다. 직진을 하지 않고 순창새재로 내려간다. 진진은 백암산을 환종주하는 것이다. 문경새재만 있는 줄 알았는데 순창새재도 있다. 새재은 새가 넘는 고개라는 뜻인데 평야지대만 있는 이곳에 500m가 넘는 고개는 새가 넘는 고개가 될 수 박에 없다고 본다.
상왕봉에서 순창새재로 가는 길 처음은 가파르게 내려간다. 어느 정도 내려간 후 새재까지 부드럽게 내려간다. 새재가는 길에서 부부 산객을 만났다. 너무나도 부럽다. 나도 아내와 같이 산행이 가능하나 멀미로 인하여 원거리 산행이 불가능한 것이 안타까울뿐이다. 관광버스를 장거리뿐만 아니라 단거리도 탈 수 없으니 안타깝다. 승용차를 이용하는 경우 원점회귀 밖에 할 수 없다. 그래도 다음에는 승용차를 이용하여 원거리 산행을 아내와 함께 해야겠다.
소죽음재까지 내려간다. 요즈음은 이름이 바뀌어 소둥근재다. 소죽음재가 된 이유는 소가 달구지를 이곳까지 끌고 올라왔다가 죽어서 이 고장 사람들이 그렇게 붙였다고 한다. 백암산 줄기에서 이제는 내장산 줄기로 산을 옮겨 걷는 것이다. 이 등산로는 일반적인 등산로가 아닌 연계 산행을 하는 사람들만이 사용하는 등산로다.
까치봉 삼거리까지 오르막이다. 가이드가 이야기한 두 번째 힘든 구간이다. 그런데 이곳이 산행의 백미라고 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힘들다고 하지만 오르내림이 있고 암릉이 있고 조망도 있다. 이정표도 재미있게 표시되어 있다.
멀리 백암산이 보인다. 이제 까치봉으로 올라간다. 까치봉은 파주 감악산에도 있다. 파주의 감악산은 그렇게 험난하지 않았는데 까치봉은 험난할 것 같다. 4월 30일까지는 입산통제였으나 이제는 풀렸다. 산죽이 등산로 주변에 가득하다.
까치봉 삼거리에서 까치봉까지 300m 남짓인데 오르내림과 바위가 뾰족하다. 살짝 내려갔다가 올라가는데도 쉽지는 않다. 비구름이 가까이 온 것 같은데 비는 오지 않고 바람만 세차게 분다. 마음이 급해질 뿐이다. 까치봉을 오르면서 이렇게 힘들게 왔다가 바로 갈 것을 무엇하러 왔지 하는 의문이 든다. 그래도 가까이 봉을 두고 갈 수는 없다. 까치봉에 대한 설명을 보니 이해가 간다. 까치봉은 바위봉으로 그 모양이 까치가 날개를 편 것 같다고 하여서 그렇게 명명했다고 한다. 새가 날개를 펴면 다 비슷한데 어떻게 까치가 날개를 편 것과 같다고 할까?
바람이 춥다. 여름이 가까워 오는데 지리산은 눈이 왔을 것 같다. 행동식으로 먹고 이동을 한다.
이제 내장산에서 제일 높은 신선봉을 간 후 연자봉을 경유하여 내장사로 하산하면 오늘 일정도 끝이 난다. 신선봉 가는 길은 정상 근처의 능선으로 연결이 되어 있다. 암봉 내장사 남쪽에는 거의 없어서 오르내림이 심하지 않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부분 먹을 것도 먹지 않고 움직인다. 비를 맞으면 계속 맞으면서 우중산행을 하는데 맞기 전에는 피하려고 노력을 한다. 비바람이 분다. 하지만 한두 방울이 떨어질 뿐 본격적으로 오지 않고 사람들의 발걸음만 재촉할 뿐이다.
이제 하산이다.
연자봉으로 간다. 비가 많이 오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갈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케이블카는 언감생심이었다. 코로나 19로 운행을 하지 않는다. 아니 제한적으로 운행을 할 뿐이다. 연자봉을 가는데 삼거리가 있다. 내장사로 갈 것인지 연자봉을 갈 것인지 묻는다. 연자봉이다.
연자봉에서 장군봉으로 길을 잡을 수 있으나 많은 사람들이 내장사로 방향을 잡는다. 그래도 사찰을 보고 나가는 것이 좋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만, 가파르게 내려가는 길을 감수하여야 한다. 데크가 잘 만들어져 있으나 그래도 가파르기는 계단을 하나하나 내려가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연자봉 근처에서 내장산의 북쪽을 조망하니 장관이다.
바로 아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이 있어 여기에 담지는 않고 이웃한 장군봉과 신선봉을 담아본다. 연자봉이 된 이유가 장군봉과 신선봉까지 펼쳐진 모습이 제비가 날개를 편 모습하고 동일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 만큼 함께 볼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저기 아래 내장사가 다소곳이 자리를 잡고 있다. 케이블카 능선이다. 케이블카 능선은 어디나 가파름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정상에 가는 것은 아닐 것이다. 케이블카 근처에 도착하고서야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북쪽의 능선을 바라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내장산 서래봉 코스는 농기구 써레를 닮은 기암괴석의 '서래봉'을 오른 다음 부처가 출연한 '불출봉'을 산행하는 내장산의 대표 코스로 내장사 일주문에서 벽련암~서래봉~불출봉~원적암을 거치는 내장산 탐방코스로 4시간가량 소요되는 내장산 산행코스 중 탐방객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적인 산행코스라고 한다. 지금은 등산로 정비작업 때문에 이를 통제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하니 한 번쯤 찾아서 걸어봄직 하다. 아울러, 내장산을 일주할 수 있다고 한다. 내장사 일주문~서래봉~불출봉~망해봉~연지봉~까치봉~신선봉~연자봉~장군봉~동구리를 거치는 탐방코스 (왕복11.7km, 약 7시간 소요)로서 능선까지 올라가는 탐방로에서 난이도가 높으나 능선에 올라서면 다소 어렵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코스라고 설명이 되어 있다.
코로나 19로 관광객들이 거의 없어 매점들도 문을 열지 않고 외로운 산객들만 전망대를 이용할 뿐이다.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고 내장사로 내려간다. 갈지자로 길은 내려온다. 끊임없이 내려온다. 케이블카를 설치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이렇게 100m 이상을 급경사로 오르면 누구도 전망대에 가지 않을 것 같다. 내장사에 도착하기 전 냇가에서 산행의 찌든 때를 씻어 내고 내장사를 둘러본다. 얼마 전 불탄 대웅전을 대신하여 가건물이 들어서 있고 누각에는 죄송하다는 말이 걸려있다.
내장산은 단풍시즌에 단풍 관광객이 넘쳐난다. 그 단풍나무 터널이 일주문까지 108그루가 심어져 있다. 단풍철에 단풍을 보러 산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내장사까지 가는 것이라고 한다.
내장사에서 매표소까지 4km 정도를 셔틀버스 타고 내려왔다. 걸으면 40분 버스를 타면 1000원이다. 매주 수요일은 승용차도 절 입구까지 들어가지 못한다고 한다. 절에서 입장료로 4000원을 받고 있으나 대웅전 소실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2021년 6월 말까지 받지 않는다고 한다. 단풍철에 이구간이 최고의 구간이고 사람이 나무보다 많다고 하니 얼마나 많이 거두어들일까 궁금하다. 내장사가 저 단풍나무를 위하여 한 노력은 거의 없을 것 같은데 수익이 너무 많다.
내장사가 있는 곳이 영은사지라고 한다. 내장사가 문화재도 아닌데 관람료를 받는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산행을 하면서 야생화를 보는 재미가 쏠쏠한데 남쪽이라 철쭉도 다 시들었고 길가에 다소곳이 있는 땅비싸리가 예쁘게 피어 있고 각시붓꽃이 한주만 있을 뿐이었다. 마지막은 쇠물푸레나무다.
하루 종일 바람이 불고 하늘은 구름이 정상에 걸렸으나 버스를 타기 전까지 비는 오지 않았다. 비를 맞기 싫어서 모두들 서둘러서 그런지 낙오자도 없고 시간내에 모두가 버스에 도착했다. 정시에 출발하는 산행버스가 그렇게 없는데 오늘은 아니다.
김기만 여행 분야 크리에이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