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애가 어른과 어르신이 되어가는 중

이영희 기자·작가의 《어쩌다 어른》(바다출판사, 2023)

by 샤인
KakaoTalk_20260302_170413907.jpg



2026.2.20~2.25

이영희 기자·작가의 《어쩌다 어른》(바다출판사, 2023)


영희는 흔한 이름이다. 이영희는 더 그렇다. 네이버 검색을 해 보면 같은 이름 다른 인물이 56명이다. 찾아보니 75년생 이영희 작가는 마흔세 번째 나온다.


우리 인간은 한 개의 세포에서 시작해 열 달에 걸쳐 정교하고 자립적인 생명체로 변화하는 태아로 있다가 아이로 태어난다. 이 아이가 자라 어쩌다 어른이 되고 이어서 어르신이 되어간다. 75년생 영희도 그렇다. 《어쩌다 어른》은 이영희 작가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의 이야기다.


이사를 가도 가까운 만화방이 어디에 있는지를 먼저 찾는다. 일본 만화에 푹 빠진 덕질로 독학 끝에 일본어능력시험 1급 합격한 그녀는 2020년 11월 도쿄 특파원으로 부임한다. 그녀는 중학교 때부터 '세상의 마지막 만화방 주인 되기' 로한 희망을 아직도 버리지 않고 있다.


이 작가의 어제는 이렇다. 늦된 편이다. 또래들에 비해 대학도 좀 늦었고, 취업도 늦었고, 아직도 어디로 가야 하나 헤매고 있는 걸 만 봐도 그렇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망설임이 많고, 시작도 하기 전에 여러 생각에 엉거주춤하기도 한다. 그에 반해 포기는 재빠르다. 연애도 일도, 원했지만 '이게 아닌데' 싶으면 일찍 손을 들었다. 의지 혹은 끈기가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영희는 아름답고 싶고, 잘해보고 싶고, 꽤 괜찮은 모습으로 만들어 보고픈 내 삶이라서, 불쑥 찾아오는 절망감에 칼을 내리꽂고, 불운에 몽둥이로 맞서며, 외로워도 계속 싸운다. 그 아이가 옆에 있었으면 좋겠지만, 결국 그는 혼자인 게 오늘의 현실이다.


어쩌다 어른이 된 지금도 이 작가는 혼자로도 충만한 날이 올지 모르지만 계속 연습을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정성 들여 해내고, 특별한 날은 평범하게 평범한 날은 특별하게 보내는 연습.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심장이 덜컥 내려앉지만 태연한 척하는 연습을, 감정의 균형을 잡는 연습을 계속하며 어르신이 되어간다. 그녀의 지속 가능한 인생을 위하여 오늘도 내일도 연습을 이어 간다.


그러면서 그녀는 만화가 야마다 레이지가 《어른의 의무》라는 책에서 전하는 존경할 만한 괜찮은 어른들의 특징을 전한다. " 불평하지 않는다. 잘난 척하지 않는다.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한다." 그녀의 말대로 인생은 결국 '존버'이며 어른은 더욱 그러하고, 어르신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 모두 어쩌다 애로 태어나 어쩌다 어른이 되고 그리하다 어르신이 되어 어디론가 떠나지 않는가. 나의 뒷모습까지도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매거진의 이전글명료한 생각으로 명료하게 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