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료한 생각으로 명료하게 글 쓰기

윌리엄 진서(이한중 옮김)의 《글쓰기 생각쓰기》(돌베게, 2026)

by 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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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서 제공 사이트인 '위키하우'에서 명료하게 말하는 법(공동 작성자 Keri Safran)을 찾아보면 이렇게 설명을 한다. 말할 때 중얼거리거나 얘기한 내용 대부분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한다면 연습을 통해 명료한 말투로 개선할 필요를 느낄 것이다. 연설을 해야 하거나 업무상 사람들 앞에서 발표 해야 할 때, 또는 그저 전반적인 말투를 개선하고 싶은 경우, 어떤 목적으로든 좀 더 명료하게 말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말할 때 서두르지 말자. 호흡을 조절하라. 호흡만 제대로 해도 말하기가 훨씬 명료하게 개선될 수 있다. 천천히 이야기 하라. 한 문장이 끝난 다음에 침을 삼켜라.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라. 연설이나 발표를 하든 편하게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든 말이 빠라지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이렇게만 따라해도 명료하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말하는 것은 듣는 사람이 앞에 있을때 주로 한다. 하지만 쓴다는 것은 읽는 사람이 언제 어디서 만난지를 모른다. 그만큼 말하는 것 보다 더 챙겨야 할 것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윌리엄 진서의 《글쓰기 생각쓰기》가 그 방법을 자세하게 알려 준다. 444쪽이라는 조금은 부담스런 두께지만 돌베개처럼 딱딱하게 넘어가지는 않는다.



이 책의 서문 앞쪽에 이렇게 써 있다. "절망의 순간에 이 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글쓰기가 힘들다면, 그것은 글쓰기가 정말로 힘들기 때문이다." 글쓰기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말이다. 좋은 글쓰기의 원칙과 알아두아야 할 것들 그리고 여러가지 형식과 글쓰기의 자세에 대해 쉬운 예문을 들어 명료하게 설명을 해준다.



진서는 "명료한 생각이 명료한 글이 되고, 명료한 글이 좋은 글이다. 좋은 글에는 독자를 한 문단에서 다른 문단으로 계속 나아가도록 붙잡는 생생함이 있다. 이것은 자신을 꾸미는 기교의 문제가 아니다. 가장 명료하고 힘 있는 언어를 사용하는 방식의 문제다"라며 "그렇지 않으면 글쓴이 때문에 지쳐버린 독자는 이내 더 나은 사람을 찾아 떠나게 되므로 글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에게 나는 과연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를 물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명료한 생각은 글 쓰는 사람이 스스로에게 강요해야 하는 의식적 행위"라고 강조한다.



주의를 지속하는 시간이 삼십 초 정도밖에 되지 않는 존재인 독자라는 어려운 상대를 대하기 위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떻게 글을 써야 명료한 글이 되는지를 명료하게 알려준 책이다. AI가 많은 부분을 대신한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필요한 것은 수수하고 오래된 노력과 언어라는 오래된 도구를 사용하는 필자의 몫이라는 것을 알게 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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