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by 권윤

실오라기처럼 가늘었던

당신의 허리를 감싼 손이

용광로처럼 달궈져

데어버린 당신이

화들짝 놀라 도망칠까 봐

외투를 열어 1월의 시린 바람으로

BPM을 조절하고

다 써버린 오늘치 설렘에

텅 빈 지갑 같이 텅 빈 마음으로

몸을 던진 침대 위로 6.1인치의

200만 원짜리 조명은 밤새

꺼질 줄을 모른다


앞집 아이가 만들어 놓은 눈사람 옆에서

마치 정복자인 양 셔터를 누르고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고민하며

겨울 필터의 단계를 조절해 본다.

문득 올려다본 버스정류장 위로

교과서에서 배운 육각형의 눈송이가

외줄 타기를 하듯 휘청이며 다가온다.


겨울은 WINTER 여름은 SUMMER

봄은 SPRING 모두 여섯 글자 계절인데

왜 가을만 이름이 두 개일까

AUTUMN OR F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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