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샘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서른여덟 번째

by 강관우

사랑이 어떻게 너에게로 왔는가

by. 라이너 마리아 릴케


햇빛처럼 꽃보라처럼
또는 기도처럼 왔는가
행복이 반짝이며 하늘에서 몰려와
해를 거두고 꽃피는 나의 가슴에 걸려온 것을
하얀 국화가 피어 있는 날
그 짙은 화사함이 어쩐지 마음에 불안하였다
그날 밤 늦게, 조용히 네가
내 마음에 닿아왔다

나는 불안하였다
아주 상냥하게 네가 왔다
마침 꿈 속에서 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네가 오고 은은히, 동화에서처럼
밤이 울려퍼졌다

밤은 은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한 줌의 꿈을 뿌린다
꿈은 속속들이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나는 취한다

어린 아이들이 호두와 불빛으로 가득한 크리스마스를 보듯
나는 본다
네가 방속을 걸으며 꽃송이 송이마다 입맞추어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