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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비 Aug 29. 2023

공황장애는 무섭다.

깨비의 인생2막 도전기


공황장애는 무섭다.

시도때도 없이 찾아와 아내를 괴롭힌다.

소화가 안될때나 혹은 생리전 증후군과 겹칠때는 더욱 대책이 난감하다.


지금이 그런때다. 지금 시간이 자정넘어 밤 1시 7분.

방금전 종합병원 응급실에 다녀왔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응급실 앞에까지 가서 차안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돌아왔다.


모처럼 피자를 먹고싶다고 해서 그것을 배달시킨게 화근이었다.

먹을때는 멋있게 먹었는데...그후 소화가 안되어 속이 더부룩하다고 호소했다.

그런때는 기다릴 것없이 등을 한참 두드려주거나 손끝을 따기도 한다.


그래도 안되면 아내는 주섬주섬 옷을 차려입는다. 나는 반사적으로 자동차 키를  찾는다.


그리고 아내를 태운채 병원앞으로 차를 몬다.

그렇다고 응급실에 바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 

대개의 경우 그앞에서 2,30분정도 대기하고 있다가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면 다시 발길을 돌린다.

여차하면 병원에 들어갈 수 있으니 안심이 된다며 그 앞에서 대기하다보면 어느새 안정이 된다는 설명이다.


예전에는 바로 응급실에 들어갔었다.

그런데 한밤중 응급실 처지는 뻔하다.

병력 물어보고 피검사, 혈압검사하고 링거맞고...


그리고 약처방 받고 귀가...


이제는 아내 나름대로 노하우가 생겼는지 응급실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나는 차안에서 아내의 등을 두드려주기도 하고 머리를 양손으로 눌러주기도 한다.

가끔은 차에서 내려 주변을 산책하기도 한다.


오늘도 한 삼십분 지났을까.

다시 돌아가자며 발길을 돌려 귀가했다.

집에 들어와서 지난 날의 이야기를 한참 나누었다.


아내 본인도 너무 힘들어한다.

왜 자기에게 이런 답답증, 불안증이 찾아오고 몸 전체가 굳어진채 자기 컨트롤이 안되는지...


자존감이 너무 무너지나보다.

그래도 대화를 나누다보면 좀 얼굴이 편해진 모습이다.


"날이 밝으면 일 나가야 할 사람 붙들어놓고 내가 뭐하는 짓이지?"

아내가 혼자서 피식 웃으며 던진 말이다.


'뭐..한두번도 아닌데...나도 적응이 돼서 그런가 보다 하네.'

속으로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래도 공황장애는  참 무섭다.

왜냐구? 잠을 못자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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