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업무에 익숙해지려고 대부분의 시간을 쏟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러다 문득 브런치에서 "글을 올린 지 180일이 지났다."라는 메시지를 보고, 이제다시 저의 생각들을 메모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80일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세상이 많이 변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고, 어릴 때 사회시간에 배웠던 "지구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대부분의 국가들이 빗장을 걸어 잠 구는 요즘입니다. 어제가 낯설고, 오늘이 고되며, 내일이 무서운 사회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문득 "코로나 이전에 우리는 어땠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코로나 이전에 인기 있었던 드라마를 찾아보게 됐습니다.
이번 글을 시작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불편함 들을 미디어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 글과 함께 커피 한잔 하시며, 때로는 사회의 여러 걱정들에서 벗어나서 본질적인 고민을 하시고, 때로는 심적으로 아픈 사람들의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
또 오해영의 스토리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이 겪는 사건들에 대해서 다룬 이야기입니다. 극 중에는 이쁜 오해영이 있고, 평범한 오해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도 이쁜 오해영은 인기가 많았고, 사회 나와서도 이쁜 오해영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그럴수록 평범한 오해영은 작아집니다. 그러던 중 이쁜 오해영이 결혼식날 잠수를 타는 사건이 벌어지고, 이쁜 오해영과 결혼하기로 한 남자 주인공은 "이쁜 오해영과" 이름이 같은 평범한 오해영을 이쁜 오해영으로 착각하여, 평범한 오해영의 신랑을 파산에 이르게 하고, 평범한 오해영과 러브스토리가 이어진다는 내용입니다.
무슨 내용이신지 모르겠다고요? 사실 저도 쓰면서 뭔 내용이 이러냐..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드라마는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 우리가 보기에도 생각하며 볼 점들이 많습니다.
그중 하나가한심한 나 자신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입니다.
이야기가 지속되는 내내 완벽해 보이는 주인공들도 각자가 열등감에 찌들어 있습니다. 이쁜 오해영은 가정이 불우하고, 남에게 불쌍하게 보이는 것이 열등감입니다. 일처리를 잘하는 남자 주인공은 자신의 감정을 누군가에게 솔직히 이야기하는 것을 주저합니다. 주인공인 '평범한 오해영'은 이쁜 오해영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있고, 평범한 오해영과 결혼할 뻔한 남자는 본인의 자존심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합니다.
4명이 모두 다른 열등감으로 밀고, 당기고, 부딪히고, 합쳐지는 이야기들 속에서 새로운 이슈들이 나오고 그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극복을 하기도, 절망을 하기도 합니다. 이런 모습이 화면으로 볼 때는 흥미롭고 재미있지만, 막이 나리고 가만히 앉아 있는 내 자신이 보이면 나 또한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올라옵니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그 열등감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여기서 새로운 관점이 보입니다.
열등감을 어떻게 할 필요 없이 인정해 주면 된다.라는 부분입니다.
드라마 속에서 본인의 열등감을 상대적으로 잘 마주하는 인물은 평범한 오해영입니다. 이쁜 오해영과 오해가 생기는 일 때문에 속상하기도 하고, 힘들어하기도 하고, 도망도 가려는 모습도 보이지만 자신의 열등감을 마주하며 한 단계 한 단계 극복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오해영의 모습을 보며 응원을 하기도 하고, 용감한 그녀의 모습에 반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정말 잘난 사람이 아니어서 잘난 사람들이 그럴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아는 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하나씩 본인의 열등감을 바라보며 살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 한 주도 본인의 열등감 때문에 힘드시지는 않으셨는지요? 내가 너무 속이 좁다고 생각 드셨는지요?
지극히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를 맺은 한 주라고 생각이 듭니다.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관계와 감정 속에서 파도를 타듯이 자연스럽게 적응하며 넘기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