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월드투어 티켓팅 성공을 기념하며...
15년 만에 밴드 오아시스가 재결합했다. 월드투어 티켓팅 성공을 기념하며 가사 복습 겸 오아시스의 명곡들을 하나씩 분석해보려고 한다. 기존 해석 글들을 보니 도무지 마음에 드는 글들이 없어서 말이지...
그 첫 번째로 고른 곡은 바로,,, 대망의 Wonderwall이다.
Wonderwall, 이 단어는 사전에는 없는 말로, 직역하면 말 그대로 놀라운 벽이다. Wonderful, Wonderland, Wonderwomen...처럼 Wonder는 엄청나고 대단한 어떤 존재에 대한 접사인데 그 수식을 받는 단어가 바로 Wall, 벽이니까. 사실 이 단어는 오아시스 이전에 1968년 영국, 동명의 실험 영화의 제목으로 처음 등장했다.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이 사운드트랙을 작곡한 영화로도 유명한데 여기서 Wonderwall은 누군가가 경이로운 세계, 즉 상상이나 꿈같은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벽을 의미했다.
하지만 오아시스의 Wonderwall 가사를 읽어보면 여기서 Wonderwall이 어떤 물리적 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벽처럼 든든하게 모진 풍파를 막아주는 어떤 대상에 대한 은유라는 것이 가장 적절한 설명일 것이다. 실제 노래의 작곡가인 노엘 갤러거는 인터뷰에서 Wonderwall이라는 단어가 특정한 의미를 지니기보다는, 어떤 대상이 다른 대상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러니까 Wonderwall은 너무나 중요해서 마치 삶을 지키고 구원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특별한 어떤 존재에 대한 이야기다.
대부분의 가사 해석을 보면 Wonderwall을 사랑에 빠진 연인으로 묘사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인생을 구원해 줄 만큼 든든해서일 수도 있고,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너무 커서 그 사랑이 마치 벽처럼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그렇게 대입하면 깔끔하게 해석이 떨어지긴 하지만 가사의 어떠한 부분에도 그것을 특정하는 내용은 없다. 그러니까 듣는 사람에 따라 각자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어떤 상징으로 보는 게 가장 정확하다. 원래 노래라는 게 그렇다. (The thing about lyrics is not so much what the writer meant but what they mean to you!)
가령, 자비에 돌란 감독은 영화 <마미>를 통해 이 노래의 의미를 재해석하기도 했는데, 영화에서 Wonderwall으로서의 존재는 바로 엄마였다. 이때 엄마가 왜 삶의 구원자로 설정되었는가는 영화를 꼭 보아야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노래 자체가 꼭 이 영화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마치 2시간짜리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될 만큼이나), 가사에 영화가 참 찰떡같이 맞아떨어지니까.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가사를 한 문단씩 씹고 뜯어보자. 사실 가사가 너무나 간단해서 직역은 생략한다... 다만 애매한 단어들을 큰 힌트 없이 늘어놓았기에, 정말 청자에 따라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가 있다- 물론 단어의 뉘앙스를 캐치하는 청자에 한해서 말이지. 특히 you의 쓰임도 해석을 엄청 헷갈리게 만드는 게, 어떨 때는 화자를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어떨 때는 대상을 이야기하는 것 같기도 해서 그랬다. 일단 나는 가사에 어차피 I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you는 모두 대상을 지칭한다고 생각하고 (최소한 그 정도의 통일성은 갖추었을 것으로 기대하고) 해석했다.
Today is going to be the day
That they're going to throw it back to you
By now you should've somehow
Realized what you've got to do
I don't believe that anybody feels the way I do
About you now
오늘이 바로 그날, 상대에게 무언가가 던져진/주어진 참 중요한 날이고, 그러니까 상대는 무슨 행동/결정을 해야 할지 알아냈어야 한다고 한다. (should have로 가정을 했기에 아직까지 알아내지 못한 상태일 것이다.) 또한 대상에 대한 감정이 절대 평범하지는 않다고 한다. 여기까지만 읽었을 때 드러나는 것은 상대가 느끼는 혼란한 감정이다. 마치 연애로 따지자면, 오늘까지 어떤 고백에 대한 답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어떤 확신도 답변으로 드러내지 않는 그런 느낌이랄까. 확실한 것은 열쇠는 내가 아닌 상대 쪽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Back beat, the word is on the street
That the fire in your heart is out
I'm sure you've heard it all before
But you never really had a doubt
I don't believe that anybody feels the way I do
About you now
상대의 마음속에 불꽃이 꺼져버렸다는 소문이 있다고 한다. (나에 대한 마음/사랑이 식었을 수도 있고, 그냥 어떤 열정 자체가 식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믈론 상대도 그 소문을 이미 다 들었겠지만, 한 번도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거란다. 여기서 but의 역할이 좀 컸던 게 but이 있기 때문에 뒤에 never had a doubt (확신하다)가 무슨 의미로 사용된 건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읽으면 앞서 상대의 혼란한 감정에 대한 설명이 된다. 상대가 혼란한 이유는 아마 마음속 불꽃이 꺼져서 그런 것 같다. 그러나 상대는 그 상황을 부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대상에 대한 감정이 절대 평범하지는 않다고 한번 더 이야기한다. 마치 자신 혹은 상대에게 설득/애원/가스라이팅 하고 있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And all the roads we have to walk are winding
And all the lights that lead us there are blinding
There are many things that I would like to say to you
But I don't know how
우리 앞에 놓인 길들은 구불구불하고 또 그 길을 비추는 빛은 너무 눈이 부시다고 이야기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단다.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일들이 쉽진 않을 것을, 그럼에도 어떤 말을 하고 싶음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사실 여기서 의아한 표현이 blinding이다. Blinding lights라고 하면 표현 자체가 긍정적일 수도 있고 부정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이 부시다는 것은 눈을 못 뜨겠는 불쾌하고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할 수도 있지만, 마치 터널의 끝처럼 희망차고 감동적인 순간을 나타낼 수도 있지 않나. 다만 all the lights라고 한 것으로 보아 전자의 해석이 더 적절할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주로 앞날의 어려움을 이야기할 때 어둡다, 캄캄하다 이런 표현을 쓰는 데 반해 눈이 부시다고 한 것은 의아하다. 아마 어둡다는 것이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라면, 눈이 부시다는 것은 반대로 불 보듯 뻔히 보이는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환멸과 현기증 같은 느낌이 아니려나.
Because maybe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And after all
You're my wonderwall
왜냐면 상대가 어쩌면 나를 구원할 사람일지도 모르니까, 아니 그걸 떠나서 어쨌건 (after all은 여기서 anyway와 비슷한 의미) 상대는 내 wonderwall이라 그렇단다. 앞으로 돌아가면,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못하겠다고 했었는데, 여기서 그게 상대가 내 구원자일 지도 몰라서 그렇다고 이어진다? 그 말인 즉 하고 싶었던 그 말들은 "우리 앞의 그 길들을 어려워도 걷자"가 아니라 "어려우니까 걷지 말자"였을 것이다. 포기하는 게 맞다는 건 알지만, 차마 그렇게 말 못 하겠다- 왜? 네가 내 유일한 구원자일지도 모르니까... 그래서 사실 이 노래에서 가장 애절한 부분이 바로 이 maybe와 after all이다. 네가 그 구원자일지도 모르니까.
Today was going to be the day
But they'll never throw it back to you
By now you should have somehow
Realized what you're not to do
I don't believe that anybody feels the way I do
About you now
앞에서의 is going to be the day 가 was going to be the day로, are going to throw it back to you 가 will never throw it back to you로, you've got to do 가 you're not to do로 바뀌었다. 즉 오늘이 원래 중요한 날이었는데 더 이상 그렇지 않다는 것이고, 더 이상 상대에게 무언가가 던져지지/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상대는 이제 무엇을 하면 안 된다고 한다.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1절의 첫 verse에서 상대에게 주어졌던 그 행동/결정이 내가 원하지 않는 것이었다는 내용이다. 굳이 해석하자면, 어떤 상황이나 심경의 변화로 인해 더 이상 상대에게 열쇠가 없어졌단 것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변화했을까? 벌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 상대가 어떤 행동/결정을 하거나 그것을 유예하거나 둘 중 하나라면, 상대가 그걸 했다면 이 verse는 그것을 부정하는 자기 최면의 말처럼 들리고 안 했다면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단호한 설득의 말처럼 들린다. 뒤에 반복적으로 따라오도록 배치된 가사들이 마치 나를 구원해 달라는 어떤 애절한 절규처럼 들리는 것을 고려한다면 더더욱.
And all the roads that lead you there were winding
And all the lights that light the way are blinding
There are many things that I would like to say to you
But I don't know how
1절의 코러스랑 비교해서 약간의 단어 변화가 있지만, 큰 해석의 차이는 없다. 단조로움을 피하기 위한 약간의 변주 정도로 느껴진다.
I said maybe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And after all
You're my wonderwall
Because maybe가 I said maybe로 변했다. I said에서 뭔가 maybe 강요하는 어조가 느껴진다. 진짜 만약이라는 건데...
그러니까 정리하면 나에게 와닿기를 이 노래는,
내가 의지하고 기대는, 집착하는, 누군가 혹은 어떤 대상이 나를 떠나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은 어떤 사람일 수도, 추억이나 기억일 수도, 꿈 혹은 감정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대상에 대해서 어떤 부족하지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애원하는 것이다.
나를 버리지 마. 떠나지 마.. because maybe,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이 얼마나 아련한 노래란 말인가...
-- 내 맘대로 의역 --
Today is going to be the day 오늘이 그날이야
That they're going to throw it back to you 네가 결정해야 하는 날
By now you should've somehow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Realized what you've got to do 알아냈니
I don't believe that anybody feels the way I do 아무도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About you now 너에 대해서
Back beat, the word is on the street 거리에 소문이 무성해
That the fire in your heart is out 네가 완전히 식어버렸대
I'm sure you've heard it all before 이미 들었지?
But you never really had a doubt 네가 절대 안 그럴 거라며
I don't believe that anybody feels the way I do 아무도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니까
About you now 너에 대해서
And all the roads we have to walk are winding 우리 앞의 길들은 구불구불해
And all the lights that lead us there are blinding 눈이 부실만큼 강한 빛들이 그곳을 안내하지
There are many things that I would like to say to you 그래서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But I don't know how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Because maybe 그건 아마도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네가 나를 구원할 유일한 사람일지도 몰라서 그래
And after all 그리고 어쩃건
You're my wonderwall 넌 내 wonderwall이잖아
Today was going to be the day 그날은 이제 끝났어
But they'll never throw it back to you 너에겐 결정권이 없어
By now you should have somehow 이제는 알아야지
Realized what you're not to do 너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I don't believe that anybody feels the way I do 아무도 나만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니까
About you now 너에 대해서
And all the roads that lead you there were winding 그곳으로 가는 길들은 구불구불해
And all the lights that light the way are blinding 눈이 부실만큼 강한 빛들이 그곳을 비추지
There are many things that I would like to say to you 그래서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But I don't know how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
I said maybe 내가 그랬잖아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너만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And after all 그리고 실제로
You're my wonderwall 넌 내 wonderwall이야
I said maybe 진짜 만약이라는 건대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너만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And after all 그리고 실제로
You're my wonderwall 넌 내 wonderwall이야
I said maybe진짜 만약이라는 건대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너만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너만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
You're going to be the one that saves me 너만이 나를 구원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