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영화 속에서만 존재하거나, 가상공간 속에 머무르는 개념이 아니다. 인공지능은 실제 세상 속으로 들어와 사람과 공간, 그리고 기계와 사물 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이렇게 인공지능이 인간의 세계 속으로 빠르게 들어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바로 피지컬 AI가 있다. 피지컬 AI는 자율주행차, 로봇, 스마트 공간과 같은 자율 시스템이 현실 세계에서 사물을 인식하고 이해하며, 복잡한 행동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인공지능이다.
생성형 AI가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거나 인간의 의사결정을 지원해 인간의 지적 노동을 대체·보완한다면, 피지컬 AI는 센서 기술, 로봇공학, 엣지 컴퓨팅 등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나 생산형 로봇을 통해 인간의 육체적 노동을 대체·증강한다.
이처럼 생성형 AI와 피지컬 AI의 발전은 금융, 제조, 건설, 통신, IT, 전자, 자동차, 조선, 유통, 의료, 교육 등 전 산업 분야와 융합되며 인간의 삶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인공지능이 산업의 수직적 영역들과 결합하면서 세상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전통적 산업의 한 축인 자동차 산업은 앞으로는 더 이상 자동차 산업으로 불리지 않을 수도 있다. 기존의 자동차는 엔진과 변속장치(기어) 그리고 조향장치(핸들) 등 자동차 본연의 핵심 기술위에 부수적으로 인공지능을 장착했다면 이제는 자동차의 정의를 최첨단 인공지능을 자동차 모형으로 설계 제작하고 이것에 바퀴를 단 바퀴 달린 AI라고 하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이 바퀴 달린 AI는 센서기술과 6G 초고속 무선 통신 기술로 연결된 실시간 교통정보 공사정보 및 클라우드에 저장되어 있는 대량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고 인공지능으로 판단하여 인간의 개입 없이 스스로 자율주행을 하고 주행하는 동안 사물 인터넷(IOT)을 이용하여 날씨, 음악, 뉴스, 스포츠 등 외부의 정보와 연계해 차량 탑승자에게 최상의 탑승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이제 이 바퀴 달린 AI의 주요 목적은 더 이상 “이동(Mobility)”이 아니다. 그저 이동은 바퀴 달린 AI의 수많은 기능 중 하나가 될 뿐이다. 이는 마치 손 안의 AI, 스마트 폰의 기능 중 통화는 아주 극히 일부의 기능이 된 것과 일맥상통하는 현상이다.
요즘 자동차가 제때 출시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엔진, 바퀴와 같은 부품의 부족 때문이 아니라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라는 사실이 자동차 산업이 바퀴 달린 AI 산업으로 바뀔 것이라는 예측에 힘을 실어 주는 이유다.
이렇듯 산업과 인공지능의 융합은 미래 산업계 지도를 대폭 바꾸어 놓을 것이다.
날개 달린 AI, 드론은 유통산업의 제품 택배 서비스뿐 아니라 농업 산업에서 농약 살포, 건설산업에서 건설 자재 수송, 의료산업에서 환자 이송 서비스, 영화산업에서 공중 촬영을 이미 시작했고 조만간 수송산업에서 드론 택시 서비스 론칭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날개 달린 AI를 타고 하늘을 날아 출근하는 현실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 날개 달린 AI는 군사용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 군사용 드론은 정찰 드론, 공격 드론, 자폭 드론으로 분류되는데 이미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격 드론이 인간 전투 병력을 살상하여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 사실 이미 기술적으로는 공격 드론이 표적을 식별해 추적. 조준. 공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나 윤리적으로 날개 달린 AI 드론에게 인간을 살상하도록 학습시키고 전쟁에서 실제로 인간을 살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고 심각한 일이다. 영화 오블리비언에서나 볼 수 있는 드론이 사람을 살상하는 일은 현실세계에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다.
손 안의 AI 스마트폰과, 바퀴 달린 AI 자율주행차, 그리고 날개 달린 AI 드론과 더불어 인간세상에 또 하나의 대 변혁을 일으킬 것은 팔다리 달린 AI 로봇이다.
이 팔다리 달린 AI도 이미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제조산업에는 운반용 로봇, 조립형 로봇, 가공형 로봇들이 사람이 하는 많은 일을 대체하였고 의료산업에도 고난도 수술에는 수술용 로봇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가사용 로봇뿐 아니라 아이들 교육용 및 놀이형 로봇이 서서히 대중화되고 있다.
PC가 귀하던 시절 1 가정 1 PC시대를 거쳐 1인 1 PC시대를 맞이했듯이 멀지 않아 1 가정 1 로봇시대를 거쳐 1인 1 로봇 시대가 곧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팔다리 달린 AI는 날개 달린 AI와 마찬가지로 군사적 목적으로도 다양하게 사용될 것이다. 특히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팔다리 달린 AI는 군인의 많은 역할을 대체하게 될 것이다.
현재 군의 가장 최소단위는 분대로서 보통 10명의 군인으로 구성되는데 그 구성원은 분대장과 부분대장, 4명의 소총수, 2명의 유탄수, 2명의 기관총사수와 부 사수이다. 그러나 미래의 분대 구성은 1명의 인간 분대장과 1대의 팔다리 달린 AI 전투 로봇, 1대의 날개 달린 AI 전투 드론, 그리고 1대의 바퀴 달린 AI로 구성될 수도 있다. 앞으로는 군대 시절의 끈끈했던 인간의 전우애마저 느끼지 못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이렇듯 인공지능은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 세상의 기존 패러다임을 온통 바꾸어 놓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우리 인간들은 우리 스스로 인공지능을 만들어 놓고도 그 인공지능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놀지 쉽게 짐작하지 못한다.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의 충고가 가슴에 와닿는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create it)”
우리는 어떤 미래를 창조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