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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 테크니션 Jul 19. 2021

디지털 세상 / 돼지털 세상

흔히들 수면 위에 떠있는 빙산을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한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면 밑에 숨어있는 빙산이 수면 위에 떠있는 빙산 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눈에 보이는 빙산의 일각만으로 빙산 전체의 크기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 빙산의 일각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고 있는 앱과 매우 유사하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선호하는 앱을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와 같은 디지털 디바이스에 설치하여 카톡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를 보거나 “리니지”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게임을 하거나 모바일 뱅킹을 통해 금융 거래를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과연 일반적으로 몇 개의 앱을 디지털 디바이스에 설치하고 사용을 할까? 

어느 디지털 마케팅 기업이 한미일 3개국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평균 84개의 엡을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한 달 평균 30개의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국 중 앱 이용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으로 평균 102개의 앱을 설치하고 한 달 평균 39개의 앱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런데 앱 이용률이 가장 높은 한국인이 평균적으로 설치한 102개의 앱 숫자는 말 그대로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애플의 앱 스토어나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 등록된 앱 전체의 수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 많기 때문이다. 거대한 앱 생태계에서 매일 수많은 새로운 앱들이 등장하고 사라지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만을 보고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앱의 수를 상상하는 것은 마치 빙산의 일각만을 보고 빙산 전체의 크기를 상상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2010년 전후로 세상에 등장하기 시작한 앱들은 모바일 혁명 디지털 혁명을 불러일으키며 세상을 뒤바꾸어 놓으면서 디지털 세상을 열었다.  이젠 200g 정도 무게의 스마트폰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또한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제는 샤프의 전자사전을 살 필요가 없고 소니의 워크맨 카세트도 필요 없으며 닌텐도 게임기도 더 이상 선망의 대상이 아니다. 전화기도, 전자시계도, TV도, 라디오도, 녹음기도, 전자계산기도, 카메라도 VCR도 냉장고와 세탁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전자제품은 6인치 내외의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은행 증권 보험 등 모든 금융기관도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갔고 심지어는 극장까지도 스마트폰 안에 존재하는 세상이 되었다. 바야흐로 디지털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디지털 세상은 언제부터 우리 곁에 왔으며 또 어떻게 진화해 왔을까?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인 2001년 LG전자의 모바일폰 TV광고를 보면 그때가 초기 디지털 세상의 도래가 아닐까 생각된다.  광고의 내용은 퇴근하면서 시장에 들른 남자가 집에 있는 아내와 영상 통화하면서 생선을 영상으로 보여 주며 어떤 생선을 고를까 상의를 한다. 이를 신기한 듯 쳐다보던 주인 할머니는 그게 무엇이냐고 남자에게 묻자 남자는 “디지털 세상 이잖아요~”라고 답한다. 이에 처음 듣는 용어에 의아한 할머니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뭔 돼지털?”이라고 말해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었던 광고였다. 그때의 디지털 세상과 20년이 지난 지금의 디지털 세상은 천지가 개벽했을 만큼 차이가 있다.


현재의 우리는 어떤 디지털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인공지능 스피커에게 오늘의 날씨를 묻고 출근할 옷을 준비한다.

배달 앱으로 주문한 아침을 먹으면서 카카오 택시를 앱으로 예약한다. 출근하면서 택시 안에서 넷플릭스로 어제 못 본 드라마를 본 후 구글 캘린더를 보면서 하루 일정을 확인한다. 출근해서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고객과 비대면 온라인 미팅을 마치고 카톡 SNS로 점심 약속을 한다. 점심을 먹고 카카오 페이로 더치페이하고 남은 점심시간에 모바일 주식 앱으로 테슬라 주식을 처분한다. 퇴근하면서 지하철에서 멜론 앱을 통해 음악을 들으며 모바일 뱅킹으로 부모님에게 용돈을 보낸다.  스타벅스 앱을 통해 집 앞 스타벅스에 커피를 예약 주문하고 집에 들어가면서 커피를 찾아간다. 저녁을 먹은 후 메타버스 제페토를 방문해 현대 소나타 신차 가상 시승 체험을 한 후 잠자리에 들며 인공 지능 스피커에게 말한다. “헤이 구글!  전등 끄고 조용한 음악 틀어줘…”


앞으로 이십 년 뒤에는 우리는 과연 어떤 디지털 세상을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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