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으로 사는 변호사

뜻밖의 사건이 주는 의미

by 김정규변호사


나는 매일 블랙박스를 본다.

한주 나에게 배당된 교통사고 사건은 140건.

그 중 5%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사건이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한다.




죽음은 언제나 멀리 있고, 나에겐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2021. 4. 20. 장** 변호사는 "대동맥 박리파열"이라는 병명으로 죽음을 맞이했다.

함께 공부하고, 같이 밥먹고, 함께 골프치고 술 마시던 형이 갑자기 죽었다.

고인의 아버지는 미혼이었던 고인의 장례식을 가족들만 진행하기로 했다.

나는 지금도 고인의 말투와 살짝 웃는 모습이 생각난다.



나의 연수원 동기 중 가장 멋있다고 생각된 "김**"

같이 야구단 멤버이고, 검찰청에서 검사로 근무하였던 김** 검사

서울대법대를 졸업하고, 연수원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그는 자살했다.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민하고, 힘겨워하던 그를 챙기지 못했다는 자책이 컸다.




법무관 근무시절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매일 같이 밥먹고, 놀던 문** 검사는

"암"으로 죽었다.


그의 장례식장에서 4살 딸, 제수씨, 고인의 아버지를 만나면서,

고인이 가족에게 해주었을 말을 대신 했다.


"남겨진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했을 것입니다.

제가 고인과 비슷하게 결혼하고, 아이도 비슷한 나이고, 가족들도 같은 고향입니다.

만약 제가 고인과 동일한 상황이었다면, 분명히 남겨진 가족들에게 정말 미안했을 것입니다.

특히 부인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했을 것입니다.

생계를 책임지지 못하고, 어린 딸에게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우게 해서 정말 미안하다.

정말 함께 하고 싶지만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내 앞에서 울고 있는 제수씨와 제수씨의 아버지, 이모님의 얼굴을 바라보기 힘들었다.

내가 주제넘게 말을 한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되었고,

그럼에도 정말 말을 해주고 싶었다.

고인은 정말 착한 아이였기 때문에 남겨진 가족에게 그러한 말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고인의 아버지는 "왜 착한 내 아들에게이렇게 가혹한 일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정말 착한 아이를. 하늘이 원망스럽다."


나를 잡고 오열하셨고, 나도 정말 많이 울었다.




원래 죽음은 나의 주변에 있었고, 나는 죽음에 대해 둔감했다.

그런데 죽음을 직면하기로 마음을 먹고 나서부터 나는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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