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충족적예언, 피그말리온 효과
회사에 인턴 2명이 입사한다. 인사팀 사람이 언뜻 지나가며 말하길, A라는 사람은 좋은 학교를 나왔으며 면접에서도 아주 자신감이 넘쳐서 잠재력이 매우 커 보인다고 했고 B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우연히 우리 팀으로 배정된 두 인턴, 몇 달이 지난 후 이들의 평가는 어땠을까?
대부분 사람들은 A라는 사람이 더 평가가 좋을 것이라고 예측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럴 확률이 높다. 하지만, 정말 A라는 사람이 처음부터 뛰어난 역량을 가졌기 때문에 평가가 좋은 것일까? 이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심리학에서는 ‘자기충족적 예언’,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다. 자기충족적 예언은 자기가 말한 대로 이루어지는 것, 즉 나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나쁘게 되고 좋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 좋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피그말리온 효과도 이와 유사한데, 간절히 바라는 일이 이루어지는 것, 즉 긍정적인 기대와 관심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말한다. 생각해보면 참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생각이나 예언만으로 결과를 바꿀 수 있다니 말이다. 이는 사람 마음의 독특한 기제와도 연결이 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어떤 상황을 마음속, 상상에서 ‘실제’라고 가정하게 되면 그 상황을 실제로 만들도록 행동한다는 것이다.
좀 더 예를 들어보면, 어떤 일을 맡게 되었는데 그 일이 왠지 하기 싫고, 뭔가 찜찜하고, 잘 안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해 보자. 그러면 실제로 일을 할 때 열심히 하지 않거나(어차피 잘 안될텐데 뭐), 중립적인 시그널을 모두 부정적으로 해석하거나(거 봐, 이거 안된다니까?), 문제가 생겼을 때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려 들 수도 있다.(이렇게 해봤자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 그리고 결국 이러한 부정적 예측이 결론적으로 그 일의 결과를 좋지 않게 만들수도 있다.
앞서 말한 두 인턴의 사례에서 볼 때도, 실제로 A와 B의 객관적인 역량이나 정보를 처음부터 모두 알고 있었던 게 아니다. 단지 인사팀이 ‘A가 잠재력이 있어보인다’라고 했을 뿐인데 그것을 들은 순간부터 A에게 긍정적 라벨링이 붙여진다. 그 이후로는 소위 ‘콩깍지’ 가 쓰여진 눈으로 A를 평가하고, 칭찬하는 등 긍정적 피드백을 준다. 실은 A와 B 둘 다 실력이 비슷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객관적으로 B가 더 능력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거듭되는 칭찬, 긍정적 피드백이 A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결과적으로는 A가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있다. 이 또한 곱씹어보면 긍정적 피드백(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할 만큼 강력하다는 뜻이다. 좋은 결과를 얻고 싶다면, 어떤 사람의 부정적인 측면보다 긍정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 그 부분을 강화하고 칭찬해 보면 어떨까? 부정적인 편견은 원래의 능력도 발휘되지 못하게 하지만, 긍정적인 예상은 잠재력을 끌어올려 없던 능력도 발휘되게 할 수 있다. 또한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이 현상은 비단 타인 뿐만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애게도 적용해 볼 수 있으므로 평소에도 자기 자신을 믿고 긍정적인 미래를 심상으로 그려보는 훈련을 해 보는 것도 매우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