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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동은넷 Jan 05. 2022

생각을 멈추고 강용석 변호사처럼.

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 있다. 바로 "글을 아주 많이, 빠르게 쓴다는 것"이다. 나는 2014년부터 에버노트라고 하는 컴퓨터 노트에 일기를 써왔다. 정확하게는 2014년 1월 31일부터 매일 빠지지 않고 2022년 1월 5일까지 해당 노트에 글을 적고 있다.


내 인생은 이 노트와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에버노트는 핸드폰, 컴퓨터, 태블릿 등 모든 기기에 연동이 되어서 한 곳에 글을 적으면 다른 곳에도 같이 글이 적힌다. 검색 기능이 있어서 내 친구의 이름을 적거나 어떤 사건의 이름을 적으면 언제 어디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다 적혀있다. (그렇기 때문에 보안도 까다롭게 해놓는다. 비밀번호를 걸어놓았다.)


현재까지 쓴 노트 숫자가 1829개다. 나는 많은 것을 이곳에 백업해놓았고, 많은 배움과 성장을 이곳에 적어놓았다. 매일 매일 컨텐츠를 만들어왔던 삶이었다.


새삼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에버노트에 쓴 에너지를 유튜브에 썼다면, 지금 쯤 100만 유튜버는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꼭 유튜브 뿐만이 아니라, 브런치든 블로그든 사람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공간에 저렇게 컨텐츠를 올렸다면 필시 성공했을 것이다. 그만큼 방대한 시간 동안 내가 배우고 느낀 점들이 많기 때문에. 그걸 혼자만 꽁여놓는 장소가 아닌, 대중에게 보여지는 장소에 오픈했다면 내 인생을 크게 바꿔놓았으리라.


그런데 나는 왜 그런 행동을 하지 못했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겁이 많았기 때문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나를 오픈한다는 것은 악플과 비난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의미가 된다.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누군가에게 소외당하거나 비판 받는 것을 극도로 공포스러워한다. 호모사피엔스 역사 상 인류가 문명인이 된지는 겨우 4000년 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 100만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는 원시인으로 살았다. 내 안에 있는 이런 원시인의 DNA는 과거 우리의 조상들이 소외당하거나 비판 받았을 경우 살인에 직접적으로 직면했다는 점에서 여전히 내 안에 공포로 존재한다.


문명 사회를 이루고, 뉴미디어가 발달했음에도 내 뇌와 몸은 여전히 원시인 때와 같다. 그렇기에 내가 매일 생산해 온 컨텐츠를 쉽게 오픈하지 못했다. "DNA에 내제된 겁 때문에" / "남들에게 비판받을 것이라는 공포 때문에". 유튜브든 블로그든 내가 나를 드러낼 경우는 온전한 검열이 이루어진 이후였다. 스스로를 검열한 후, 이것은 올려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 때만 컨텐츠를 올렸다.


에버노트로 하나의 컨텐츠를 만들면 10분이면 끝날 일이. 블로그나 유튜브로 만들면 1시간이 들었다. 내 가장 큰 장점은 순발력, 창의력, 통통 튀는 생각인데. 검열이 모든 것을 망치고 있었다. 나는 머리가 빠르게 회전하는 사람이다. 이게 머리가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남들보다 빠르게 어떤 정보를 받아들이고 이것을 내것으로 만들어 빠르게 컨텐츠화를 하는데 능하다. 그냥 대충대충 만들어도 품질이 5는 나온다. 그런데 이렇게 5로 만들면 욕을 먹을 것 같아 10으로 만들려고 하다보니 결국 수 많은 노동과 에너지가 들어 컨텐츠를 많이 올리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생각이 너무 많아 그런 것이다. 내 장점을 죽이고 살아서 그렇다. 원시인 시절부터 내제된 DNA를 거부하고 에버노트에 컨텐츠를 적듯이 유튜브에 마구잡이로 컨텐츠를 뽑으면 될 일인데, 그러지 못해 망하고 있다.

나는 사람마다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으로 나와 견해를 달리 하지만, 그리고 사람들이 막장이라고 손가락질 하지만 강용석 변호사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내가 배운 점은 이런 것이다.


강용석 변호사 : 1선 국회의원 -> 예전에 아나운서 발언 잘못 했다가 인생 나락 감 -> 보통 이런 일 당하면 좌절하고 사회에서 끝장나기 마련임. 그런데 이 사람은 달랐음. 진짜 남 다름. -> 어차피 이렇게 된거 인지도나 쌓자고 하고 온갖 사회적 발언, 이슈들을 끌고 나가기 시작. 이 때 했던 명언 : 제가 웬만한 국회의원보다 인지도는 더 좋아요 -> 겁이 하나도 없이 이슈 메이킹을 하더니 JTBC 썰전의 고정 패널이 됐고 지금은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운영 중 -> 돈 많이 범. 인기도 많음.


인물 A : 5선 국회의원 -> 정부부처 장관도 함 -> 대학교 교수도 함 -> 은퇴 -> 지금? 아무도 모름. 인기도 없음. 외로워 죽을 지경임. 자기 검열을 하면서 착하게 살았더니 돌아오는건 아무것도 없음. 시대가 변했는데 시대에 전혀 편승하지 못하고 원시인 시절부터 내려오는 공포 DNA를 극복하지 못하고 삼.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이것저것 성공했지만 지금 아무도 모르고 있는 인물 A보다는 강용석 변호사가 더 현명하고 똑똑하다고 생각한다. 왜? 이 사람은 원시인 시절부터 내려오던 공포 DNA를 극복했으니깐. 아니... 어떻게 아나운서 성 발언 잘못해서 인생 나락 간 걸 이렇게 재기 할 수 있지? 막장으로 가는 것도 실력이다. 이 사람은 돈에 대한 집념, 인기에 대한 진념으로 원시인 시절의 DNA를 깨부셔버린 사람이다.


정치적으로 극우로 치닫고 있고, 욕도 많이 먹고 있지만 이렇게 욕을 먹는 만큼 이 사람은 돈을 많이 번다.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 하지만 거의 종교처럼 강용석 변호사를 따르는 팬층도 많다. 이런 팬덤을 유발시키고, 자기를 욕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두는 것. 재정적으로든 / 인기적으로든. 이런 포인트들은 진짜 배울만한 점이다.


그래서 결론은 나도 자기검열 좀 하지 말고, 에버노트에 내가 수 없이 만들어낸 컨텐츠들을 그냥 품질 10이 아닌 품질 5이더라도 유튜브에 좀 올리자는 이야기다. 품질 10인 1개의 컨텐츠를 만들바에는 내가 매일 매일 뽑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품질 5의 컨텐츠 10개를 만드는 것이 훨씬 더 돈도 많이 벌고 인기도 많이 얻는 비결이다. 결국 비판에 대한 원시인 DNA를 극복하고, 강용석 변호사의 저런 점을 본 받아 막장까지 감수하면서 컨텐츠를 양치기로 뽑아내야 한다.


늦은 밤, 그 놈의 자기검열 때문에 유튜브 컨텐츠 하나 못 올리는 나를 보면서 글을 적어본다.


생각을 멈추자.


원문 출처 : https://m.blog.naver.com/no5100/222613235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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