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만능론? 오히려 좋아

사람은 유전자로 결정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by 김도원






유전자 만능론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외모, 키, 체형, 모발은 물론이고 재능이랑 성격, 심지어 노력하는 것도 유전이라고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야기이다.

유전자만능론.jpg 유전자 만능론에 대한 설명


재미로 보는 용이긴 하지만 이에 관한 유튜브 영상도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3vUkNUkTYI (유튜브 너덜트 채널)

유전자 만능론에 관한 유머 영상






공부는 재능이기에 아무리 공부해 봐야 소용없고, 골격도 타고나는 것이기에 아무리 운동해 봐야 소용없다면서 본인의 게으름을 합리화하는 데 사용된다. 그리고 후천적인 능력이라고 믿던 노력마저도 유전이니깐 내가 바꿀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게 이 자기변명의 핵심이다. 하지만 나는 이 유전자 만능론을 정신 승리 궤변용으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유전자로만 100% 결정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기질은 유전자가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한다. 외형적 특성은 당연지사고 손흥민-손웅정, 스테판 커리-델 커리, 하정우-김용건 등의 사례와 같이 재능을 가족끼리 같은 재능을 공유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부 잘하는 애들은 집안도 명문대로 도배돼 있거나, 힘이 장사인 친구들은 부모님들의 체격이 상당한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기에 몇몇 사람들은 자신이 공부를 못하는 게 엄마·아빠 때문이라고 억울을 호소하지만, 충분한 노력을 했다는 가정하에 그 사실 자체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단지 공부 잘하는 유전자 하나 없다고 인생을 비관적으로 대하면서 아무 노력을 안 하는 건 자신의 전체 유전자를 버리는 아까운 짓이다.






유전자는 이미 정해져 있기에 우리는 빠른 시일 내에 그 정해진 능력치들의 수치를 밝혀내야 한다. 게임 캐릭터들은 여러 스탯이 한눈에 보이고 레벨업 따라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스탯을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엄마 뱃속에서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순간에 스탯이 찍히게 되고 그것들은 죽을 때까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게임에서는 캐릭터의 스탯을 보고 이에 따른 육성 방향을 쉽게 정할 수 있지만, 사람의 스탯은 오직 유전자만 알고 있는 터라 육성 방향을 정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람의 능력치를 게임 캐릭터들처럼 가시화할 순 없겠지만, 잘하고 못하고의 대략적인 윤곽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윤곽이 일단 그려진다면 인생 육성 방향은 쉽게 정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나 자신을 계속 궁금해하면서 자신만의 특징과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


유전은 부모의 영향이 크니 부모를 분석해 보는 것도 나를 알아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는 이전부터 아빠와 성격만 비슷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관찰을 해보니깐 코딩, 게임, 손재주, 사색, 집중 방식과 같은 자잘한 부분에서도 나와 유사하다는 걸 느꼈다. 물론 이처럼 한쪽 부모와 비슷한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고 두 부모의 기질이 혼재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성격, 재능, 사고방식 등은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 다인자 유전인 데다 환경적 요인도 있을 수 있기에 부모에 없던 기질이 생기고 있던 기질이 없어질 수도 있다.


부모 분석 방법 외에는 경험에 직접 부딪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어떤 경험을 했을 때 자신의 신체적 반응, 주변인과의 비교, 느낀 점과 감정, 등을 면밀히 살펴보면 나의 능력치 파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렸을 때의 나는 프라모델 조립할 때의 시간이 제일 빨리 갔다고 느꼈고, 가정 시간에 했던 바느질을 여자애들보다도 잘해서 손재주가 좋다는 걸 깨달았었다. 반대로 군대에서는 남들의 힘든 상황에 공감 못 하고 난처한 입장에 있는 후임들을 나 몰라라 하였던 걸로 봐서는 배려와 친절,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이렇듯 여러 경험 속에서 단지 시간만 보내려 하지 말고 자기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왜 게임 유저들은 체력과 방어력이 높은 캐릭터를 딜러로 쓰지 않을까? 탱커 적합 캐릭터로 딜러 테크를 타는 과정부터가 어렵고 테크를 완성해 봤자 효율이 너무 낮아서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정해진 장점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삶을 살아야 인생의 난이도가 낮아지고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때 묻지 않은 재능을 발굴해야 한다. 유전자 만능론은 인생에서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게 아니라, 재능은 나한테서 절대로 도망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능은 항상 우리 품 안에 있다, 다만 아직 안아본 적이 없을 뿐"

- 김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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