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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Aug 10. 2023

인도 여행, 첸나이 + 유의점

인도 최악의 도시는 본인이 처음에 간 인도의 도시다


인도 최악의 도시는 본인이 처음에 간 인도의 도시다.
from. 빠니보틀


나에게는 인도 최악의 도시는 첸나이다. 처음 간 인도의 도시였으니까.


내가 인도여행을 가게 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아버지께서 일하고 계셔서. 22살에 인도에 여행 간다고 주변 지인들에게 말하니 나를 대단한 사람 마냥 생각하며 꼭 물어보는 질문: "인도는 왜 가..?" 그럼 나는 늘 아버지께서 일하고 계셔서 간다고 친구들에게 얘기했다. 그럼 대부분의 친구들이 납득을 했다. 그만큼 인도가 우리에게는 좋지 않은 여행지로 평이 나 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 여행을 가는 기분이 아니고 '아버지를 보러 가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여행을 가기 전 별로 기대도 되지 않고 좋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난 인도 여행을 약 2주간 다녀왔다. 인도 여행의 시작과 끝에 싱가포르 3박 4일, 태국 3박 4일도 있었지만 여행의 2/3는 인도에서 보냈다.


기사님과 길 막은 소떼


인도 첸나이 공항에 내려서 아버지 숙소까지 차를 타고 약 1시간 정도 갔다. 아버지께서 주재원으로 근무 중이셔서 운전을 따로 해주는 운전기사님이 계시다는 말은 들었는데 실제로 뵈니 신기했다. 근데 운전기사님의 존재 이유는 1분 만에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공항에 밤 11시 정도 도착했는데 인도의 교통은 상상 이상이었다. 끊임없는 경적소리, 무수한 2륜 오토바이, 흙바닥에 패인 물 웅덩이, 소 떼, 역주행하는 버스... 등등 차를 탄 지 3분 만에 멀미가 시작됐다. 차멀미가 심한 사람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정신없는 환경 때문에 생기는 멀미는 정말 고통스럽다. 속이 매스꺼운 것만이 아닌 머리도 아프고 어지러웠다. 그래도 겨우겨우 아버지 숙소에 도착해서 샤워 후에 바로 잘 수 있었다. 




다음 날, 일어난 우리 가족은 한인마트와 한식당으로 간다. 인도 첸나이에 있던 한인마트에는 웬만한 한국 물품들이 들어와 있었고 첸나이에는 한식당이 많았는데 대부분 Phoenix mall 근처에 있었다. 그래도 가는 길의 교통은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았었다. 한식당으로 가기 전에 인도 Phoenix mall에서 쇼핑도 할 겸 구경을 갔다. 그곳에서 반가운 스타벅스를 보고 바로 들어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켰다. 한식당에서 저녁까지 먹고 집에 들어왔는데 그날 밤에 속이 미친 듯이 안 좋은 것이다. 먹은 음식을 다 토해내고 그 다음 날까지 설사에 시달렸다. 그렇다, 세균성 장염이다. 난 인도 온 지 이틀 만에 걸렸다. (어머니는 5일 뒤에 걸리셨다, 거의 뭐 필수 코스라 봐야 한다~) 대부분의 음식을 집에서 해 먹고 한식당에서 먹었기 때문에 원인으로 의심되는 음식은 딱히 없었다. 그 다음 날 아버지께서 출근하시고 다녀오니 말씀하시더라. "오늘 직원들한테 물어보니까 스타벅스 아이스 아메리카노 먹은 직원들 다 장염 걸렸단다. 거기 얼음이 더럽다는 소문이 있다더라." 아... 정말 스타벅스도 못 믿을 곳이라니...라고 생각하며 항생제를 3일간 먹었다. 그 다음 날은 물만 마시고 누워만 있었다. 


그 후로 밖에 잘 안 나갔다. 집에서 배달도 가능하고 인터넷도 잘 터지는데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 간의 재회! 이것 하나 만으로도 여행의 의미가 있었다고 혼자 합리화하기 시작했다. 음식은 대부분 집에서 집밥을 먹었고 가끔 Zomato나 Swiggy 어플을 이용해서 배달 음식을 먹었다. 어플 자체는 영어로 적혀 있었지만 한 번 배달기사와 전화를 할 때가 있었는데 영어가 이해하기 너무 어려웠다. 인도에서 영어로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긴 어려운 것 같다.


배달 음식은 대부분 맥도날드, KFC 등등을 먹었다. 프랜차이즈는 그래도 위생이 철저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 그 흔한 카레 하나 먹지 않았었다. 원래 타지 음식 먹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한국에서도 인도 카레를 찾아먹는 사람이지만 장염의 여파가 너무 큰 탓인지 안전한 음식만 추구하게 됐었다.


첸나이를 떠나는 날 찍은 노을

일주일이 다 되어서 첸나이를 떠날 때가 되니 뭔가 아쉬웠다. 왜냐하면 너무 두려운 감정 때문에 방 안에만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해방감을 느끼기 위해서 온 여행에서 스스로를 속박하고 있었다니 참 아이러니 했다. 그리고 막상 첸나이를 떠나는 날 차에서 본 노을을 왜 이렇게 아름다운지... 늘 여행을 하면서 "아.. 오지 말걸" 이러한 후회는 해본 적이 없다. 대부분 한 행동에 대해서는 후회하는 경우가 적은 것 같다. 하지만 이번처럼 안 해본 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경우는 많은 것 같다. "조금 더 첸나이에서 둘러볼걸... " 이러한 아쉬움이 남았었다. 그래서 다음 여행지에서는 꼭 이러한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나는 첸나이를 떠나 다음 여행지인 Indian Golden Triangle - 델리, 아그라, 자이푸르로 떠났다.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홀로 여행을 앞두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생각하며 첸나이를 떠났다.

첸나이 근처 유적지 - 마하발리푸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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