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희망퇴직 #인생
오늘 아침은 올해 들어 가장 일교차가 컸습니다. 만약 제가 출근을 하고 있었더라면, 체감했겠지만 일찍 일어나도 집에 있다 보니 출근하는 친구들의 대화에 공감을 쉽게 못 했습니다. 불과 작년 이맘때만 해도 연차가 남아 매주 하루 정도 반차 내지 연차를 써서 추위와 눈, 비 등 피해 갈 때 그렇게 스릴 있고, 쾌감을 느꼈습니다. "난 럭키가이야~"
그러나 어느덧 7개월째 출근을 하지 않다 보니 일기예보 체크도 둔해지며 바이오리듬도 약간 흐트러진 것 같습니다. 최대한 회사 다닐 때처럼 살고자 노오력하는데 불어난 살과 나태함까지 저에게 붙은 것 같습니다. 뭐 어쨌든 그것 또한 저 자신이니 어쩔 수 없다며 넘어가려고요. 오늘 오전에도 침대에서 뒹굴 거리며 유툽을 보며 ㅋㄷㅋㄷ 하다 직장 동료의 문자가 왔습니다.
잘 지내지?!
이렇게 물으면 둘 중 하나입니다. 결혼 아니면 이직. 후자였습니다. 왜냐하면, 그 동기는 이미 결혼을 했으니까요. 축하한다며 회신을 합니다. 이제 이런 모습도 약간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동료가 다른 말을 합니다. 저의 브런치 글을 매번 보고 있었다며 말이죠. 그 동기도 원래는 아무 생각 없이 허송세월 하다 저의 글을 보며 마음을 다잡고,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자소서를 쓰고 이곳저곳 제출하다 최종 합격이라는 순간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순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제가 저를 위해 글을 쓰고 있었는데 남에게도 도움이 될 줄 전혀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고맙다고 하길래 머쓱해져 저도 모르게 `제 밥그릇 챙기지 못하고 남 좋은 일만 하고 있었네`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했습니다. 통화를 끊고 나니 어김없이 찾아오는 공허감. 이전과는 다른 이번에는 좀 컸습니다. (형 때문은 아니야) 과연 나는 내 인생을 어떻게 쓰고 있지?라고 스스로 되물어봅니다. 잘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이 브런치의 글들도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거라며 다독여보지만 부러움과 불안감은 다시금 슬며시 찾아옵니다. 이렇게 반복되다 보면 또다시 침대로 향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보고 다시 취업사이트의 이력서를 업데이트나 해야겠습니다. 그래서 오늘 글은 여기까지만 씁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될 것 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