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군대 도전기 1
[주저리주저리 4] 20190928
by 안양시의원 곽동윤 Jun 30. 2022
군대. 듣기만 해도 몸서리치는 사람이 있을 텐데 나 역시 그런 사람이었고 지금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스무 살이 되기도 전에 열아홉 살의 12월에 병무청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자랑스러운 조국의 아들 어쩌고저쩌고…." 별로 안 자랑스러워하셔도 되는데;; 하여튼 술 마시기 싫어서 2박 3일의 신입생 OT 중 가운데 날로 신검을 신청했고 나는 ‘당당히’ 현역판정을 받았다.
1학년 1학기 때는 군대에 대해 딱히 생각이 없다가 동기 중에 일찍 군대에 가는 사람이 생기면서 나도 서서히 군대 갈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때만 해도 나는 세상 물정 하나 모르는 상 멍청이였다. 당연히 영어성적이 괜찮으니 카투사에 붙을 줄 알았다. 하지만 카투사는 그때나 지금이나 기준 점수만 넘으면 오직 뺑뺑이로 뽑는 (과연?) 제도였기 때문에 나는 당당히 떨어졌다. 이게 약 10월쯤으로 추정되는데 과외 들어가기 전에 불합격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심란한 마음으로 수업했던 기억이 난다.
여하튼 ’충격’이 가시지 않은 채로 과외준비를 위해 영어인강을 듣던 중 김기훈 선생님이 수업에서 "자기 제자 중 한 명은 군대를 어학병으로 가서 복무하면서도 해외도 다녀오고 그랬다더라."라는 얘기를 하셨다. 이 얘기를 듣자마자 인강을 끄고 병무청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진짜로 어학병이란 제도가 있었다. 육군과 공군에 어학병을 선발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나는 당시 영어성적이 공군에 지원해야 붙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공군에 지원했고 1차에 붙어서 12월에 수원으로 2차 통·번역 시험을 응시하러 갔다.
시험을 보기 위해 대기하면서 나는 떨어졌다는 것을 단박에 깨달을 수 있었다. 부대 안에서 버스를 타고 강당으로 이동하는데 옆에 앉은 ’두 놈’이 서로 대화를 나누면서 "저는 연대 경영이에요," "저는 고대 경영이에요," "저는 OO 외고 나왔어요" 이러는걸 듣고 일단 나의 자신감이 떨어졌다. (학력 콤플렉스 절정기, 나의 콤플렉스에 대한 글은 조만간) 가장 클라이맥스는 시험장에서 대기하는데 옆에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는 것을 들었을 때였다. 갑자기 한국어로 대화하다 너무 자연스럽게 영어로 대화하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요약하자면 ’나는 영어가 더 편해서 영어로 대화하는 게 좋다.’ 뭐 이런 얘기였다. (아마?) 나의 자존감과 자신감은 급락했고 시험도 당연히 떨어졌다.
그런데 시험을 보기 위해 기다리면서 한가지 신기했던 것은 대다수 수험생이 무언가 정체불명의 자료를 열심히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슬쩍 훔쳐보니 ’신동표 어학원, 김승국’ 이런 이름이 보여서 시험을 마치고 나오면서 바로 검색을 해보았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어학병 및 통역장교를 위한 전문 대비반이 있었다. 그렇다. 나는 이렇게 세상 물정을 하나도 모르는 똥 멍청이였다. 여하튼 학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다음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