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감과 살아냄 사이에서 시인을 꿈꾸다
만약에…
'살아감'과 '살아냄' 사이에서 시인을 꿈꾸다
생각대로 인생은 풀리지 않고
기구한 운명의 장난이 한 동안 계속되어도
살아가야 하고 살아내야 할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다고 믿는다면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어도
골머리를 앓는 문제가 설상가상으로 계속 발생해도
문제를 해결할 해결 대안은 반드시 존재한다고 믿는다면
나를 응원하는 친구보다 비난하고 질책하며 트집을 잡는 사람이 많아도
지금껏 살아낸 의지와 미래를 향한 꿈을 믿고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면
수년간 한결같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흔적을 축적해오면서 기대했던 간절한 열망이
드디어 결실을 맺기 일보 직전에 예기치 못한 사고로 물거품이 되어도
좌절과 절망보다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힘이 남아 있다면
덕분에 이뤄낸 공동의 합작품이지만
누가 봐도 가장 고생을 많이 하면서
불철주야 노력한 흔적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나타나 그 성취결과를 가로채서 자기 업적으로 만들어도
분노와 적개심보다 용서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질 수 있다면
성공에 이르는 방법은
남보다 빨리 정상에 이르는 길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믿어도
오히려 올라갔다 잘 내려오지 못하면
영원히 다시 올라갈 수 없다는 신념에 흔들리지만 않는다면
직선으로 달려가 목표를 보다 빨리 달성하는 게 성공이라고 생각해도
곡선으로 돌아가면서 자기만의 시간으로
여유를 즐기는 게 진정한 행복임을 믿는다면
세상이 급격하게 바뀌면서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고 말해도
나만의 삶의 속도로 순간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밀도를 즐기면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각도가 더 소중하다는 생각에 굴복하지 않는다면
믿었던 친구가 배신을 하고 기대와는 딴판으로 자기 몫만 챙기면서
승승장구하는 길에 접어들면서 나를 깔보는 눈초리로 내려다봐도
인간적인 미덕으로 수용할 수 있는 지혜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아무리 생각해도 억울한 일이고 그 누구도 나의 편을 들어주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갈 의지만 있다면
머리로 계산을 해봐도 답은 나오지 않고
답이 나온다고 해도 누군가의 이익에 봉사하는 편파적 대안일 때
과감하게 반대하고 나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책을 읽지 않아도 된다고 모든 사람이 주장하고
책은 이제 과거의 유물이 된다고 몰아쳐도
책을 읽어내는 사람만이 세상을 다르게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의 소유자임을
조건 없이 믿어도 된다면
급한 부탁을 필요할 때 하고
자신의 현안 고민이 해결되면 다시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다시 필요한 부탁이 생겨서 도움을 요청해도
다 받아들일 수 있는 큰 그릇이 내게도 있다면
소박한 만남으로 시작해서 인생의 많은 스토리를 공유하면서
세상 살아가는 희로애락의 깊이와 넓이를 공감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소한 이슈에도 의견이 천지차이라고 생각될 때에도
다가서서 거리를 좁힐 수 있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조금이라도 더 깨달은 삶의 지혜로
불확실한 미지의 세계로 한 걸음 내딛으며
배우고 싶은 제자들의 열망을 자극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먼 듯,
가르침에는 정문일침의 깨우침이 부족하다고 해도
포기하지 않고 더 깊은 심연의 지혜와 만날 수 있다면
고심 끝에 발표한 새로운 아이디어나 주장이
조롱을 당하고 조소와 비난의 대상이 되어도
날 선 비판을 견뎌내면서 세상의 아픔을 어루만져주며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품은 이론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목표를 추구하고 달성하는 열정적인 삶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그것에 매몰되어 자신의 목숨마저 앗아가는 성과주의에 구속되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뜻밖의 부산물에 행복을 느낄 수 있다면
꿈을 꾸지만 망상과 몽상, 허상과 환상에 젖어 살지 않고
불가능에 도전하면서 꿈으로 가는 길에
몸을 던져 실현하려는 불굴의 의지가 남아 있다면
도전과 실패를 반복함에도 불구하고
도전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실패를 통해 색다른 실력을 쌓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는다면
성공했다고 자만하지 않고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으며
우여곡절과 파란만장한 삶을 벗 삼아
세상사에 일희일비하지 않으며
오르락(樂) 내리락(樂) 변화무쌍한 삶에서
살아가는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면
절치부심 끝에 이룩한 필생의 업적과 성취가
누군가의 모략이나 술수로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려도
다른 가능성에 눈을 뜨며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만 잃지 않는다면
내가 사는 이유와 목적도 아직은 잘 모르겠고
나는 무엇을 하면 정말 행복한 지도 여전히 오리무중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을 붙잡고
나에게 주어진 현재(present)라는 선물(present)에 감사하며
‘살아감’과 ‘살아냄’ 사이에서 진지하게 고뇌할 수 있다면
이 글은 영국 시인이자 소설가, J 러디어드 키플링의 ‘만약에…’를 참고로 작성되었음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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