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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은 이미지로
상대를 뒤흔드는 메시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읽고

패션은 이미지로 상대를 뒤흔드는 메시지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읽고 


“미 대선 판도까지 뒤흔든 스타일링 경쟁력”이라는 부제가 붙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라는 책을 연초에 읽고 말았다. 책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읽고 싶어서 읽었지만 힘들게 읽은 책과 읽기 시작했는데 빨려들어가 읽어버린 책 또는 읽고말았다는 책이다. 그만큼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이미지로 선명하게 부각되면서 기존 개념이나 관념에 대한 통념이 깨지고 새로운 신념이 생기는 책이다. 옷 입기 또는 옷차림이나 패션에 대한 고정관념을 말끔히 청소하고 새로운 감각과 통찰로 옷차림이나 패션을 재개념화 시켜 각인시켜 준 인상 깊은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으로 나만의 스타일과 브랜딩으로 2025년을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패션은 단순한 옷차림을 넘어 삶과 일, 우리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함축적 표현”(160쪽)이자 “우리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대중과 소통하며, 자신을 브랜딩 하는 강력한 도구”(161쪽)라는 결론적인 메시지를 인지하고 읽기 시작하면 훨씬 더 책 속으로 빠져들어갈 것이다..



옷차림에는 그 사람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옷차림을 읽어내는 일은 옷차림을 통해 당사자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는 과정이다. 의도는 의중에 숨어 있기도 하지만 그 사람이 입고 있는 의상 스타일에 숨겨져 있기도 하다. 트럼프가 상대적으로 긴 빨간 넥타이를 매는 의도는 무엇일까? 그가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로 씌워진 붉은 모자를 쓰고 선거 캠페인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해리스가 짙은 남색 슈트를 통해 전하고 싶은 정치적 메시지는 무엇인가? 바이든이 전통적인 다크 블루 슈트에 깔끔한 흰 셔츠를 차려입고 전해주고 싶은 의미는 무엇인가? 오바마가 해리를 지원하기 위해 “예스 쉬 캔(Yes she can)”을 외치며 차려입은 네이브 슈트와 라이트블루 넥타이의 상징적 조합은 무엇을 뜻하는가? 아스프리 검은색 사각백과 함께 로열 블루 컬러 정장을 즐겨 입고 대중을 향해 환호하는 마거릿 대처는 어떤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었던 것일까? 현대적 슬림핏 정장과 선글라스로 조화를 이룬 뒤 스니커즈 캐주얼을 신은 에마뉘엘 마크롱은 자신을 어떤 이미지로 각인시키고 싶었던 것일까? 아직도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대통령, 블로디미르 젤렌스키가 일관되게 국방색 옷을 입고 대중 앞에 나타나는 까닭은 무엇인가?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Erving Goffman)이 말했듯이 상대방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을 때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옷차림에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지위나 태도와 성격을 유추한다고 한다. 옷차림은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상징적 정보가 들어있고, 그것이 내가 표출하고 싶은 이미지를 상대방에게 메시지로 전달한다는 의미다. 이런 맥락에서 섬유학자 아이커(Joanne Eicher)는 “옷차림을 ‘제의 피부’ 혹은 ‘가시적 자기’”(44쪽)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정치인의 옷차림 전략을 단순한 개인적 선호도나 취향을 넘어선다. “정치인의 옷차림 전략은 단순한 패션을 선택을 넘어선다. 유권자에게 전달되는 시각적 메시지를 통해 정치인의 신뢰성, 전문성, 성향을 강화하거나 조정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로 작용”(48쪽) 하기 때문이다. “옷은 단순히 몸을 감싸는 천조각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을 입고 메시지를 전달하며, 심지어 역사”(13쪽)를 창조하는 패션 전략이다. 이처럼 “패션은 강력한 메시지를 담은 제2의 언어이며, 취향을 드러내는 기호”(40쪽)이다. 패션에 담긴 메시지의 의미나 취향을 해석할 때 구두언어로보다 더 강력한 제2의 언어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자신의 의도와 의중이 상대에게 효과적으로 의사소통되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말보다 정확하고 총보다 강한 패션 이노베이터코코 샤넬에게 배우다


1910년대 여성들 사이에서 난공불락처럼 불문율로 통하던 패션은 ‘코르셋을 이용한 잘록한 허리, 풍만한 엉덩이’를 강조하는 스타일이었다. 파란을 일으키는 혁신은 언제나 불문율을 깨려는 도전과 용기에서 시작된다. 샤넬은 옷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즉, 옷은 나를 구속하는 존재가 아니라 나를 해방시켜 주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녀가 몸의 곡선을 드러내기 위해 자신의 몸을 조이는 코르셋에서 몸의 곡선을 드러내지 않고 약간 여유 있으면서도 편안한 트위드 슈트를 디자인한 것도 패션에 대한 그녀의 일관된 신념 때문이었다. 옷을 입어서 옷에 구속된 여성들에게, 옷을 입음으로써 잃어버렸던 일상의 자유를 복권시켜 준 것이다. 트위드 슈트를 입은 여성들은 거리를 자유롭게 걸으면서 활동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옷차림으로 구속된 여성들을 다른 패션 스타일의 창조를 통해 일상에서 해방감과 자유를 선물로 주는 패션혁명을 일으킨 것이다.


샤넬의 도발적인 용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그녀는 상복(喪服)이나 점원들이 입던 블랙 드레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기하고 1926년 리틀 블랙 드레스(little black dress)를 발표했다. 또한 땅에 끌리던 긴치마는 무릎 밑 5~10cm, 일명 ‘샤넬라인’까지 올라갈 정도로 짧아져(?) 여성들을 옷의 구속에서 해방시켰다. 1930년대 남성의 전유물이던 운동복용 옷감 ‘저지(jersey)’로 여성용 평상복을 최초로 디자인하기도 했다. 이는 여성들이 옷 입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는 것을 넘어, 남성우월주의에 저항하는 혁신적 패션 스타일을 창조한 것이다. 샤넬은 언제나 패션 스타일에 지치지 않는 자기만의 열정을 담아냈다. 열정(passion) 없는 패션(fashion)은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유행으로 전락할 수 있고, 패션 없는 열정은 무모한 도전으로 추락할 수 있다. 열정(passion)과 패션(fashion)을 조화롭게 융합할 때 단순히 유행을 창조하는 패션디자이너를 넘어 ‘패션이노베이터’로 거듭날 수 있다. 샤넬이야말로 패션이노베이터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가방의 역사는 샤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샤넬의 숄더백은 1920년대 여성들의 손을 가방에서 해방시켜 준 ‘발명품’이다. 샤넬 이전의 역사에서 여자들은 외출할 때 클러치백이나 도로시백(가방을 허리에 묶는 형태)을 항상 손으로 들고 다녀야만 했다. 샤넬은 다른 용도로 움직이고 싶은 손의 욕망을 포착했다. 어깨에 멜 수 있는 숄더백은 샤넬의 실용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이 의상에서 가방으로 이어진 것이다. 여성들은 가방에 묶여 있던 두 손으로 남성만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탈 수 있게 됐고, 거리를 활보하면서 과감하게 담배도 피울 수 있게 됐다. 가방에서 해방된 손은 단순한 손의 해방이 아니었다. 당시 여성들에겐 일상의 구속으로부터의 해방이었으며, 삶의 혁명 그 자체였다. 샤넬은 말한다. “일부러 혁명을 일으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왜 한 가지 방식으로만 해야 하고, 다른 방식으로 하면 안 되는지 알고 싶었을 뿐”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늘 일상에서 보고 느낀 점을 남다른 관심과 애정으로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거기서 세상의 흐름을 뒤집는 역발상의 혁신적 아이디어를 끄집어낼 수 있었다.



위대한 패션 리더는 꾸미기의 모델이 아니라 가꾸기의 레전드다


옷차림은 옷으로 자신의 포장하거나 위장하는 ‘꾸미기’가 아니라 가장 자기 다운 진면목이 드러나게 만드는 ‘가꾸기’다.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가죽 재킷 패션의 주인공, 엔비디아 CEO 젠슨 황, 최근 파격적인 패션 일탈을 선보이도 하지만 단벌 회색 티셔츠로 자신의 시그니쳐 패션 스타일을 고수하는 마크 저커버그, 검은색 터틀넥 스웨터에 청바지를 즐겨 입었던 스티브 잡스, 상황에 따라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돋보이게 만드는 일론 머스크의 무채섹에 고급스러운 재킷을 기반으로 절묘한 조합을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은 결핍된 자신을 포장하는 ‘꾸미기 전략’이 아니라 자신의 독특한 강점과 고유한 스타일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가꾸기 전략’이다.


살다 보면 자신이나 자신이 만든 작품을 꾸미거나 가꾸는 게 필요하다. 꾸미는 일은 겉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포장(包裝) 하거나 화장(化粧)해서 겉모습과 다르게 보이기 위한 가장(假裝)이나 위장(僞裝)이다. 이에 비해 가꾼다는 의미는 겉모습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내면이나 본질적 속성을 이전보다 더 아름답게 만든다는 의미다. 가꾸는 노력은 자기 입장이나 주장을 분명하게 확립함으로써 어제와 다른 성장, 즉 일취월장(日就月將)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꾸밈의 목적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기 위해서다.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가치관에 자신이 어떻게 어울리거나 맞을지를 생각하는 꾸미기가 계속될수록 나는 없어지고 다른 사람을 위한 삶이 반복된다. 오십 후반전의 삶은 가장하고 위장하는 꾸미기의 삶과 결별하고 나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가꾸기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가꾸는 것은 본래 가지고 있는 나다움이나 자기다움이 잘 드러나게 하거나 더 낫게 하는 일이다. 가꾸면 가꿀수록 자기다움의 쓸모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다. 그러나 꾸미는 것은 본래 가지고 있는 것을 살리는 의미보다 어떤 것을 덧붙이거나, 본래의 성질을 변화시켜 다른 것이나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어서 과장이나 포장한다는 의미가 강하다. 이런 점에서 꾸미는 문장은 남의 주장으로 자기 입장을 포장하는 노력이지만 가꾸는 문장은 자기 생각과 자기만의 언어로 문장을 건축,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세상에 던져 파장을 일으키는 애쓰기의 산물이다. 뭔가 다른 사람은 ‘꾸미는 사람’이 아니라 ‘가꾸는’ 사람이다! ‘꾸미는’ 사람은 자신만의 칼라와 스타일이 없어서 자신을 감추기 위해 위장하고 변장한다. ‘가꾸는’ 사람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칼라와 스타일이 더욱 드러나게 본질을 드러내는 사람이다. 꾸밀수록 자신의 본질이 감춰지지만 가꿀수록 자신만의 색다름이 드러난다. 


흔히 가꿀 게 없으면 꾸미기 시작한다. 가꾸는 것은 굳이 꾸미지 않는다. 꾸민다는 것은 꿍꿍이속이 있어서 허위와 가장(假裝)으로 치장(治粧)하는 것이다. 꾸밈이 없고 자연 그대로의 정체가 드러날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없는 것을 있는 것처럼 꾸미지 말고 본래 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과 재능을 가꿔야 `나다운 나`가 된다. 꾸밈은 남다르게 드러내기 위한 안간힘이지만 가꿈은 색다름을 드러내려는 애쓰기다. 꾸밀수록 남달라 지지만 가꿀수록 색달라진다. 꾸미는 노력이 반복될수록 남달라 지기 위한 경쟁을 계속하지만 가꾸는 노력을 거듭할수록 색달라지기 위한 자기다움을 만들어나간다.



꾸미는’ 사람은 남다름을 추구하고 가꾸는’ 사람은 색다름을 지향한다


꾸민다는 것은 자신이 없기 때문에 감추는 행위지만 가꾼다는 것은 이전과 다른 나의 모습으로 변신하기 위해 어제와 다르게 노력하는 모습이다. 꾸미는 사람은 남다르게 노력하면서 자기만의 색깔을 잃어버린다. 가꾸는 사람은 전보다 잘하려고 노력하면서 자기만의 색깔을 더욱 드러낸다. ‘꾸미는’ 사람은 남다름을 추구하고 ‘가꾸는’ 사람은 색다름을 지향한다. 남다름은 추구할수록 더욱 치열한 경쟁 가도에 진입하지만 색다름을 추구할수록 더욱 치열한 자기 연마에 돌입한다. 꾸밀수록 꿈에서 멀어지지만 가꿀수록 꿈에 점차 가까워진다. 꾸미는 사람은 자기 색깔을 감추려는 컬러링(coloring)을 좋아하지만 가꾸는 사람은 자기 색깔을 더욱 드러내는 컬러풀(colorful)을 선호한다. 컬러(color)에서 나온 두 가지 형용사, 즉 자신을 위장하는 컬러링과 자신을 위대하게 만드는 컬러풀은 지향하는 바가 전혀 다르다. 


쓰지 않으면 쓰임이 없다. 생각만으로는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어떻게 꾸밀 것인지를  생각을 거듭해도 뜬구름 속의 공상과 망상만 가중될 뿐이다. 자기 다운 문장을 가꾸는 노력은 무조건 쓰면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길을 열어준다. 몸으로 느끼고 머리로 생각한 것을 일단 겉으로 표현해 봐야 자기 다운 생각과 느낌을 어떻게 색다르게 가꾸는지를 알 수 있다. 쓴 글을 보면 어느 부분이 지나치게 과장되었고 위장된 의미를 감추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가꾸기도 처음부터 자신에게 맞는 이상적인 패션 스타일을 책상에서 알 수 없다. 이런저런 옷차림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봐야 옷이 말을 걸면서 내 몸에 어울리는 컬러와 핏감, 그리고 대체 불가능한 스타일을 찾아낼 수 있다. 대작(大作)과 명작(名作)도 실패작으로 시작했다. 세상의 들은 남의 이야기로 꾸미지 말고 내가 겪은 경험으로 나의 이야기를 가꾸는 노력을 꾸준히 전개할 때 가장 자기 다운 스타일이 탄생된다.  



가꾸는 사람은 자기만의 파워 드레싱 패션 법칙을 따라 대체불가능한 패션 스타일의 원본을 창조한다, 이 책에서는 FASHION의 이니셜 글자를 따라 자기만의 고유한 옷차림을 창조하는 패션 법칙을 제시한다. 원하는 이미지와 상황에 따라 알맞은 스타일을 창조하는 7가지 전략이 제시되어 있다.


F, Friendly(친근한), 친근한 이미지를 선호한다면, 진정성과 신뢰성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싶은 스타일 지향하라


A, Ambitious(야심찬 스타일), 진취적인 이미지를 선호한다면, 목표지향적이고 자신감 넘치는 패션 스타일 추구하라


S, Stylish(세련된 이미지), 세련된 이미지를 선호한다면, 대체 불가능한 개성있는 스타일 창조하라


H, Harmonious(조화로운 이미지), 일관성있는 이미지를 얻고 싶다면, 조화롭고 일관된 패션 전략을 사용해라


I, Iconic(아이코닉한 스타일), 시대의 아이콘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역사적으로 기억에 남는 패선 스타일을 스스로 창조하라


O, Originality(의상의 독창성), 개성을 강조하고 싶다면, 창의적이고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개발하라


N, Novel(새로운 아이디어),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싶다면, 혁신적이고 새로운 패션 전략을 추구하라



옷차림은 군림(君臨)이자 강림(降臨)이다


옷차림은 자기만의 고유한 스타일링을 창조하는 군림(君臨)이다. 군림은 어떤 분야에서 절대적인 세력을 가지고 남을 압도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옷차림이 스타일리쉬하면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이미지로 드러나 상대에 전달되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로 압도하는 느낌을 준다. 옷차림은 말하고 싶은 메시지를 스타일리쉬한 감각에 담아 침묵이지만 우렁차게 전달하면서 소리 없이 조용하게 울려 퍼지는 무언의 메시지다. 옷차림 자체가 상대를 압도하는 군림으로 부각되는 까닭이다. 이런 점에서 옷차림은 나를 살리는 길(‘살림’)이며 꿈을 알리는 일(‘드림’, dream)이자 내가 그리워하는 미래를 그리워하는 ‘그림’이다. 나아가 옷차림은 나 스스로를 존중해 주며 자존감을 올려주는 일(‘올림’)이자 공감과 공명작용을 일으키는 ‘울림’ 일뿐만 아니라 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아름다움의 극치(‘어울림’)다.



①옷차림은 살림이다


옷차림은 한 사람의 스타일을 살리거나 죽일 수 있다. 어떤 옷을 어떻게 입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독특한 스타일이 고유하게 드러나 한 사람을 색다르게 살려낼 수도 있고, 잘 나가던 사람도 한순간에 옷차림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옷차림은 사람의 진면목을 정면으로 드러내는 가장 자기 다운 스타일의 본질이자 핵심이다. 옷차림은 한 사람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드러냄으로써 그 사람의 핵심 경쟁력을 드높이는 전략적 발판이 될 수 있다.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어떤 철학과 신념을 담아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지에 따라 옷차림을 달리하면 나를 살리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촉발점이 숨어 있다. 옷차림은 살림의 다른 이름이다.



②옷차림은 드림(dream)이다


옷차림은 한 사람이 이상적으로 꾸고 있는 꿈을 현실화시켜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옷차림에는 그 사람이 실현하고 싶은 꿈이 담겨 있다. 패션 리더들의 한결같은 옷차림에는 암묵적으로 자신이 꾸는 꿈을 대중에게 알려주는 기호가 담겨 있다. 잡스가 그랬고, 젠슨 황이 그러고 있다. 옷차림은 그 사람이 이상적으로 꾸는 꿈의 모습을 지금 여기서 구현한 이미지다. 옷차림을 관심을 갖고 관찰해 보면 그 사람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까닭이다. 내가 꿈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와 태도, 느낌과 생각으로 임해야 된다는 다짐과 각오가 숨어 있다. 그 다짐과 각오가 나도 모르게 내가 입는 옷에 고스란히 담긴다. 그 사람의 옷차림을 보면 그 사람의 드림(dream)이 보이는 까닭이다. 그 사람의 드림은 그 사람의 옷차림에 숨어 있다.



③옷차림은 그림이다


그리움을 긁으면 글이 되고 그리면 그림이 된다. 내가 그리워하는 것만큼 그리움은 현실로 다가온다. 한 사람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를 그리워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내가 그리워하는 미래의 꿈이 현실로 구현된다. 혼돈이론에 프랙털(frtactal)이라는 원리가 있다. 부분 속에 자기가 숨어 있다는 자기 유사성(self-similarity)의 다른 이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달라 보여도 일정한 패턴을 갖고 반복하는 규칙적인 모습이 숨어 있다는 것이다. 한 사람의 얼굴에는 그 사람이 자라온 가족의 모습이 축소판처럼 담겨 있는 게 프랙털이다. 옷차림 역시 마찬가지다. 그 사람의 옷차림에는 그 사람이 그리워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이미지로 농축되어 있다. 옷차림은 단순히 옷을 차려입는 게 아니라 내가 그리워하는 미래의 모습을 옷에 담아 있는 것이다. 옷차림은 그리워하는 모습의 강렬한 열망이 담겨 있는 이미지의 다른 이름이다.



④옷차림은 올림이다


옷차림에는 나를 올려다보겠다는 다짐과 결연한 각오가 우렁찬 침묵으로 숨어 있다. 옷차림은 자신을 사랑하는 가장 숭고한 의미가 담겨 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사소한 생각과 감정도 소중하게 생각한다. 내가 입은 옷은 내 생각과 감정을 감싸는 피부다. 생각이 복잡하고 마음이 불안하면 피부가 반응을 보여주듯, 생각과 감정을 감싸 안아주는 옷 역시 나를 존중하고 아껴주는 소중한 증표다. 옷차림이 천박해 보이거나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 옷으로 감싸인 생각도 감정도 마찬가지다. 옷차림은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사랑하는 사람이 보여주는 숭고한 자세와 태도가 드러나는 애정과 관심의 표현이다. 



⑤옷차림은 울림이다


누군가의 옷차림을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감각적으로 느낌이 온다. 그 사람의 옷차림이 나에게 울림으로 다가온다. 상대방의 패션코드가 나도 모르게 느껴지면서 그 사람의 옷차림으로 전하는 메시지가 강한 울림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울림은 아무 때나 오지 않는다. 어떤 글이 나에게 울림으로 다가오는 순간은 그 글에 대한 깊은 공감은 물론 신념과 가치관을 비롯한 많은 깨달음을 줄 때 불현듯 다가올 때다. 마찬가지로 한 사람의 옷차림이 나에게 울림으로 다가오는 까닭은 그 사람이 추구하는 철학과 가치관, 컬러와 스타일이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조화롭게 매칭되기 때문이다. 울림은 옷을 입고 있는 모습에서 그 사람 특유의 스타일링이 완벽하게 소화되었을 때 들리는 우렁찬 침묵의 목소리다. 옷차림은 울림을 주기 위한 강림(降臨)이나 마찬가지다.



⑥옷차림은 어울림이다


어울리는 일은 모순과 모순이 만나면서도 어긋나지 않고 그 모순 속에서 조화를 찾아내는 엇비슷한 일이다. 나에게 어울리는 옷차림은 남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경험적으로 해봐야 알 수 있다. 경험해보지 않고도 머리로는 알 수 있지만, 경험해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다. 똑같은 옷도 누군가에게는 어울리지만 나의 스타일에는 조화로움이 나타나지 않고 어울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양한 옷감과 패턴, 컬러와 나의 체형과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옷을 입었을 때 핏감이 남다르고 몸이 감각하는 반응이 색다를 때 그 옷은 나에게 말을 걸며 다가온다. 나에게 어울리는 옷은 나도 모르게 끌리는 패션 스타일이다. 나는 지금 패션에 끌려가고 있는가 아니면 끌리고 있는가? 뭔가에 끌려가는 사람은 자기 스타일에 맞지 않는 일을 마지못해 하는 사람이다. 반면에 뭔가에 끌리는 사람은 자신의 꿈과 욕망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나에게 끌리는 옷을 찾은 사람이야말로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은 사람이며,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 옷차림을 갖춘 사람이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다. 끌림이 어울림이며 어울림이 아름다움이다!



패션 ‘작품’에는 창작자의 열정과 철학, 혼과 마음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그래서 창작자의 컬러와 향기가 묻어난다. 반면 패션 ‘상품’은 고객의 욕망을 자극해 많이 팔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사고 싶고 갖고 싶은 욕망을 최대한 자극해야 한다. 그래서 상품은 ‘신상품’으로 끊임없이 대체된다. 대신 ‘상품’에 철학이 담기고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컬러가 담기면 ‘명품’이 된다. 다만 ‘명품’은 ‘상품’처럼 쉽게 탄생하지 않는다. “패션은 사라지지만 스타일은 그대로 남는다.” 샤넬은 이렇게 말했다. 스타일은 자기만의 독창적인 컬러가 담아내는 색다른 아름다움이다. 남다름이 아닌 색다름을 추구한 샤넬은 저절로 남달라 진 것처럼 우리 모두는 대체 불가능한 스타일을 얼마든지 창조할 수 있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기만의 옷차림 작품을 창조할 때 비교불가능하고 대체불가능한 나마의 고유한 스타일이 나 다음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을 움직이는 1% 리더들의 이미지 브랜딩 가치를 드높이기 위해 Only One 스타일을 창조하고 실천하며 연구해 온 저자의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저자는 특히 CEO의 퍼스널 이미지, 브랜드 평판, 그리고 기업 이미지와의 관계를 직접 현장을 매개로 연구하고 개발하면서 현실 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캐내며 리더들의 성공비밀을 옷차림에서 찾아 세상을 내편으로 만드는 PI(President Identity) 전문가로 활동한 결과를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오랫동안 옷차림에 대한 삶과 열정과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 만든 《성공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이라는 작품은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들의 뇌리에 명품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기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창조하는 옷차림에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가 곁에 두고 수시로 참고해야 될 참고서이자 필독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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