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삶
파란문장(波瀾文章)을 낳는다

지식생태학 유영만 교수의 10대 아포리즘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삶이 파란문장(波瀾文章)을 낳는다

지식생태학 유영만 교수의 10대 아포리즘


삶의 중심을 잃고 방황하다 우연히 마주친 한 문장이 내 삶의 운명을 바꾸기도 한다. 한순간에 매료되어 다시 한참을 들여다봐도 여전히 의미가 심장에 꽂혀 한평생 의미심장함으로 남아 있는 문장이 있다. 한 문장의 힘이 장문의 글보다 더 위력적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에게 들은 한 마디가 한 평생의 위로가 된다. 아포리즘(aphorism)이란 아픔을 경험하면서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을 경험하다 진짜 세상의 파란을 일으킨 작가들의 촌철살인이자 화룡점정이다. 아포리즘은 단순(simple)하고, 짧지만(short), 보자마자 빠르게(speed) 와 닿아서, 가던 걸음도 멈추게(stop) 만드는 센스 있는(sense) 문장(sentence)이다.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잠자는 뇌를 흔들어 깨우며,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들지만 입가에는 깨달음의 미소를 가져다주는 아포리즘,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주는 한 마디의 지혜도 한 평생 고뇌하며 온몸으로 찾아낸 삶의 경구들이다. 파란만장(波瀾萬丈)한 삶이 파란문장(波瀾文章)을 낳는다. “문장에 파란이 없으면 여인에게 곡선이 없는 것과 같다.” 임어당의 말이다. 한 문장에는 그 사람의 파란만장한 삶이 녹아들어 있다. 말이 그 사람의 생각을 대변하듯, 문장도 한 사람의 고심이 고스란히 담긴 생각의 정수(精髓)다. 내가 살아온 삶만큼 글을 쓸 수 있고 쓴 글이 바로 나다. 내가 살아오면서 몸으로 배운 체험적 지혜를 수많은 아포리즘 형태로 남겼지만 그중에 10가지를 뽑아보았다.


①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몸에 ‘때’만 낀다!

②‘몸매’가 망가지면 ‘몸빼’ 바지 입어야 한다!

③‘흔적’이 축적되면 ‘기적’을 낳는다.

④‘정상(頂上)’에 오른 사람이 ‘정상(正常)’이 아니다

⑤‘한계’는 한 게 없는 사람들의 ‘핑계’다

⑥생각만 해본 사람은 당해본 사람을 못 당한다

⑦의미가 심장에 꽂히면 의미심장해진다.

⑧꿈꾸는 동안은 동안(童顔)이다

⑨색달라지면 저절로 남달라 진다

⑩‘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


①완벽한 ‘때’를 기다리다 몸에 ‘때’만 낀다!


시작하지 못하는 가장 확실한 이유는 시작하지 않고 시작하는 방법을 연구하기 때문이다. 시작하는 방법은 그냥 시작하는 것이다. 완벽하게 준비해서 시작하려다 완벽하게 시작하지 못한다. 시작하겠다고 결심만 거듭하면 결심공판에 넘어갈 수도 있다. 결심도 중요하지만 결단과 결행은 더 중요하다. 세상의 변화는 결심으로 일어나지 않고 결단과 결행으로 일어난다. 시작하겠다고 결심만 거듭하거나 다짐만 계속하면 다짐도 무거운 짐이 된다. 시작하기 가장 좋은 때는 지금이다.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시작 자체가 금지당할 수 있다. 시작하지 않고 준비만 거듭하다 실패를 준비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시작해야 시작도 이루어진다. “모든 시작은 위험하지만 시작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니체의 말이다. 사람은 다 때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때를 기다리면 몸에 때만 낀다.


1 아포리즘.jpg


②‘몸매’가 망가지면 ‘몸빼’ 바지 입어야 한다!


몸은 맘이 거주하는 우주다. 몸이 망가지면 마음도 거주할 집을 잃는 거나 마찬가지다. 몸이 있어야 마음도 거주할 집을 얻는다. 몸을 만들지 않고 마음을 단련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진다. 특히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끝까지 버티고 견디면서 난국을 극복하는 원동력도 마음보다 몸이 먼저다. 몸매가 있어야 매력적이고 체격을 갖춰야 품격도 같이 생긴다. 몸매가 없어지면 매력도 없어진다. 몸매를 갖추지 못하면 몸빼 바지 입어야 한다. 몸은 편하지만 몸매는 나오지 않는다. 뇌력도 체력에서 나온다. 뇌섹남도 몸매가 망가지면 더 이상 섹시하지 않다.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몸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 체력 없이 저력을 발휘할 수 없고 저력 없이 남다른 실력을 쌓을 수 없다. 몸은 야망의 원동력이고 열정의 산실이다. 몸이 뒷받침되어야 지치지 않고 버티고 견뎌낼 수 있다.


2 아포리즘.jpg


③‘흔적’이 축적되면 ‘기적’을 낳는다.


모든 기적은 목적의식을 갖고 축적한 흔적이 낳은 자식이다. 반복이 반전을 낳는다. 반전이 역전의 감동을 낳는다. 쉬지 않고 꾸준히 반복하면 어느 순간 폭발적인 반전 포인트에 이른다. 그 시점에서 그동안 축적해온 힘이 폭발적으로 상승하면서 기적을 일으킨다. 어리석은 노인이 산을 움직이는 우공이산(愚公移山)과 도끼를 갈아서 바늘을 만드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지혜가 흔적이 기적을 낳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사자성어다. 일정한 시점에서 기적이 일어나려면 이기적으로 살아야 한다. 모든 기적은 이기적으로 살아간 사람들이 보여준 족적이다. 이기적으로 살면서 흔적을 축적해야 기적이 일어나고 기적을 일으켜야 다른 사람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치적을 만들 수 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공통점은 한두 번 시도하다 그만두지 않고 밥먹 듯이 꾸준히 매일매일 반복한다는 점이다. 변함없이 해야 변한다.


3 아포리즘.jpg


④‘정상(頂上)’에 오른 사람이 ‘정상(正常)’이 아니다


정상적인 높이뛰기 선수는 모두 앞으로 넘었다. 앞으로 넘는 사람들의 한계는 2m를 넘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런데 어느 날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정상에 도전한 사람, 1968면 멕시코 올림픽 때 듣도 보도 못한 방법으로 뒤로 넘는 높이뛰기 선수가 나타났다. 그 사람이 바로 높이뛰기의 전설, 딕 포스버리(Richard Douglas Dick Fosbury) 선수다. 그 사람 이름을 따서 지금은 포스베리 플롭 기법, 배면 뛰기가 높이뛰기의 상식이 되었다. 비정상이어야 정상에 도달할 수 있다. 딕 포스베리가 처음으로 뒤로 넘었을 때 세상 사람들은 딕 포스베리를 가리켜 상식에 위배되는 몰상식한 사람이며 정상에 시비를 거는 비정상적인 사람이라고 비난하거나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생각지도 못한 방법이라고 놀라워했다. 정상(頂上)에 오른 딕 포스베리는 분명히 정상(正常)이 아니다. 딕 포스베리가 정상 정복에 도전한 방법은 정상적인 사람들과 다른 비정상적인 방법이었다. 정상에 가려면 비정상이어야 한다.


4 아포리즘.jpg


⑤‘한계’는 한 게 없는 사람들의 ‘핑계’다


한계는 물리적 한계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한계는 심리적 한계다. 시도해보기도 전에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하다. “불가능은 사실이 아니라 하나의 의견”일뿐이라고 아디다스 광고 카피는 말하고 있지 않은가. 도전을 멈추거나 회피하는 사람은 도전해보기도 전에 도전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나 도전해도 실패할 수밖에 없는 합당한 근거를 찾는다. 반대로 남들이 한계라고 생각하는 지점에서 도전을 즐기는 사람은 되는 방법 10가지를 찾아서 실제로 실행해본다. 시행착오도 있고 우여곡절도 있다. 방법을 찾은 다음 실행하기보다 실행하는 가운데 방법을 찾는 사람들이 한계를 돌파하는 사람들이다. 완벽한 계획을 수립하기보다 한계에 도전해서 몸으로 한계를 아는 사람들이 마침내 한계를 넘어선다. 가장 안전한 보험은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한 체험이다. 한계에 도전하는 위험한 모험 없이 험난한 인생을 살아가는 비법은 없다.


5 아포리즘.jpg


⑥생각만 해본 사람은 당해본 사람을 못 당한다


위대한 지혜는 모두 체험적 지혜다. 해보지 않고서는 확신할 수 없고, 해보지 않고서는 내 생각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 깨달음을 주는 지혜, 살갗을 파고드는 감동은 모두 체험적 교훈이 전해주는 메시지다. 책상에서 머리로 쓴 글은 논리적이지만 와 닿지 않는다. 몸으로 체험한 글은 어눌한 논리적 허점이 있을 수 있지만 심금을 울리고 숙연하게 만든다. 생각을 거듭해서 가공해낸 수많은 관념적 지식은 이해는 가지만 깊은 울림을 주지 못한다. 많이 넘어져 본 사람이 다른 사람과 다르게 일어나는 방법을 몸으로 아는 법이다. 많이 실패해본 사람이 실패를 하지 않는 방법으로 체험적으로 깨닫고 색다른 실력을 쌓을 수 있다. 생각만으로 깨달을 수 없는 소중한 지혜는 몸으로 직접 당해봐야 비로소 내 몸에 체화된다.


6 아포리즘.jpg


⑦의미가 심장에 꽂히면 의미심장해진다.


물건을 훔치면 범인이지만 마음을 훔치면 연인이 된다. 물건을 훔치면 법적으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훔치면 법적 처벌 대상이 아니다.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은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설득하는 사람이다. 설득하려면 나의 체험적 깨달음으로 상대방의 심장을 공략해야 한다. 남의 이야기를 해서는 감동시킬 수 없다. 감동받는 이유는 공감이 되기 때문이다. 공감이 되는 이유는 상대가 직접 해본 경험을 말하기 때문이다. 감동하면 행동한다. 행동하게 만들려면 감동시키면 된다. 사로잡으면 서로 잡을 수 있다. 상대를 사로잡는 비결은 의미심장하게 만들면 된다. 의미가 심장에 박히면 의미심장해진다. 반대로 의미가 머리에 꽂히면 골 때린다. 옳은 말은 많지만 먹히는 말은 적다. 먹히지 않는 이유는 의미심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7 아포리즘.jpg


⑧꿈꾸는 동안은 동안(童顔)이다


꿈꾸는 사람의 공통점은 매사에 긍정적이고 활력이 있으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시선에도 색다른 점이 있다. 특히 꿈꾸는 사람은 걸음걸이가 다르고 뒷모습도 다르다. 꿈으로 향하는 야망이 심장을 뛰게 만들고 힘든 상황에서도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든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사람, 입술을 깨물고 의지를 다지는 사람은 모두 꿈꾸는 사람이다. 꿈만 꾸는 사람에 게 현실은 언제나 살아가기 힘든 노동의 현장이며 전쟁터다. 꿈이 없는 사람은 아침에 출근할 때 다리가 떨리는 직장인이 많다. 꿈꾸는 사람은 아침에 출근할 때 심장이 떨리는 장인이 많다. 직장인은 꿈을 잃고 하던 대로 반복하는 사람이지만 장인은 꿈을 꾸면서 어제와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사람이다. 꿈 깨야 꿈꿀 수 있다. 책상에 앉아서 머리로 꿈꾸는 사람은 점차 늙어가지만 몸으로 꿈을 꾸는 사람은 점차 동안이 된다. 꿈꾸는 사람은 땀을 흘리지 침을 흘리지 않는다. 지금 땀을 흘리지 않으면 나중에 진땀을 뺀다.


8 아포리즘.jpg


⑨색달라지면 저절로 남달라 진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남과 비교하는 동물이 있다.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비교는 나만의 색다름을 찾을 수 없데 만드는 원흉이다. 비교하면 불행해지지만 비전을 품으면 행복해진다. 내가 하면 재미있는 재능을 찾아 몰입하고 집중해서 열정적으로 즐기다 보면 몸이 반응한다. 지금 하는 일이 바로 너의 일이라고. 색다름은 이렇게 책상에서 알 수 없다. 내가 직접 들이대고 저질러봐야 몸이 안다. 색다름은 나만의 칼라이자 스타일이다. 색다름은 끊임없이 실험하고 모색하는 가운데 찾아낼 수 있는 나만의 정체성이다. 색다름으로 찾아낸 나다움은 저절로 남달라 진다. 남달라 지려고 노력하다 색다름은 없어진다. 색다름이 곧 나다움이자 자기다움이고 그것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원동력이다. 남보다 잘하기보다 전보다 잘하자.


9 아포리즘.jpg


⑩‘역경’을 뒤집으면 ‘경력’이 된다


눈에 띄는 경력으로 사람들에게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살아오면서 숱한 역경을 경험하며 넘어졌음에도 거기서 좌절하지 않고 굳은 의지로 일어섰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역경에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역경을 뒤집어 자기만의 경력을 승화시킨 사람들이다. 세상은 언제나 녹록지 않다. 시도 때도 없이 바람은 불어오고 예고 없이 소낙비가 내리고 예측불허의 눈보라라 휘몰아친다. 그렇게 많은 시련 속에서 사람은 많이 흔들려봐야 다른 사람을 뒤흔들 수 있는 내공이 생긴다. 누구나 흔들릴 수 있다. 많이 흔들려봐야 뿌리까지 안 뽑히고 버틸 수 있는 뿌리를 내리는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절박한 상황에서 아무에게도 의지(依持)할 데 없을 때 새로운 의지(意志)가 솟구친다. 대박도 절박이 낳은 자식이다. 절박한 궁지에 몰린 사람이 목숨 걸고 배수지진(背水之陣)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10 아포리즘.jpg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은 쉽게 넘을 없는 경계를 넘어서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세상은 언제나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아질수록 사람은 이전과 다른 방법으로 머리를 쓰기 시작한다. 머리는 몸으로 쓸 때 진가가 드러난다. 머리의 존재 위치는 책상머리가 아니다. 거기서 요리조리 쓰는 머리는 관념적이고 탁상공론을 양산한다. 머리는 몸으로 이리저리 쓸 때 전두엽을 뒤흔들고 폐부를 파고드는 삶의 진리를 만들어낸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