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고교 입시 컨설팅 해 보고서
고등학교 선택을 앞둔 중3자녀를 둔, 특히 비평준화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질 시기다.
대학 입시의 핵심이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고교 학점제’로 옮겨가면서 단순한 내신 성적을 넘어 진로와 연계된 학교 프로그램 선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요즘. ‘우리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미래의 직업과 연결해야 할지 막막하고, 그래서 또 어떤 고등학교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부모님들 손~
요즘 학부모들은 주머니에 입시 상담가 한 명씩 넣고 다닌단다. 바로 AI이야기다.
디지털에듀가 답답한 학부모 마음 대신해 인공지능에게 “입시 상담"를 요청했다.
주머니 속 핸드폰 꺼내 들고~ AI 상담 체험하러 출발~
상담의 주인공은 [교통(버스와 지하철)을 좋아하고, 야구에 흥미와 관심이 높으며 다른 과목보다 수학에 자신감이 있고, 피아노 치기를 좋아하는 경기도 시흥시의 중학교 3학년 남학생]이다.
AI는 이 학생의 다채로운 흥미를 ‘데이터 분석을 통한 시스템 최적화’라는 핵심 역량으로 묶어냈다. 그리고 이 역량을 바탕으로 도시공학과,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 산업공학 등 구체적인 진로 방향과 함께 지역 내 과학중점학교와 자율학교 등 가장 적합한 고등학교를 제시했다.
과연 AI가 제시한 고교 선택의 기준은 무엇이며, 복잡한 흥미를 가진 이 학생에게 어떻게 ‘맞춤형 진로 로드맵’을 완성해 주었을까.
먼저 AI에게 “입학상담전문가”라는 역할을 주고, 중3아이의 흥미와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입력을 했다. 그런 다음 진로 결정을 못한 상황이며, 어떤 대학 무슨과를 목표를 삼아야 할지 모르겠고, 고등학교 진로를 결정해야 할 텐데 그 마저도 결정을 못한 상태이니 고등학교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AI는 기자가 작성한 정보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구글 AI 어시스턴트 Gemini 사용)
아이의 흥미 요소를 분석, 결합하여 ‘데이터와 통계’에 강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3가지 진로 방향과 관련 대학 학과를 추천했다.
첫 번째는 '도시, 교통 시스템 분석 전문가'다. 도시공학과, 교통 시스템공학과, 산업공학과 등을 추천했다.
두 번째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 전문가'. 야구를 좋아하는 아이의 흥미를 분석능력과 결합하는 방향이다. 최근 프로 스포츠에서 매우 중요해지는 분야로 통계학과, 산업공학과, 컴퓨터 공학과, 스포츠 관련 학과에 부전공으로 컴퓨터 혹은 통계를 선택하는 방법도 제안했다.
세 번째는 '데이터 과학 및 IT전문가'다. 가장 넓은 범위의 진로이지만 수에 대한 흥미를 바탕으로 미래 유망 분양에 진출하는 방향이다. 소프트웨어 학과, 응용수학과, 데이터사이언스학과 등을 추천했다.
그런 다음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대학방향이 정해지면 이에 맞춰 고등학교에서의 학습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등학교와 교과 선택 전략에 대해 알려줬다.
고교 1학년 때는 수학, 과학, 정보 교과에 집중하고, 2학년부터는 이과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며, 미적분, 확률과 통계, 물리학, 인공지능 기초 등의 과목을 선택하라고 알려주었다. 또, 현재의 아이 흥미가 ‘데이터를 활용한 시스템 분석 및 최적화’ 분야에 매우 적합하므로 교통, 스포츠 데이터, 데이터 과학 분야에 대해 관련 직업인의 인터뷰 영상, 대학교 학과 소개 등을 함께 찾아보고 아이의 최종 관심 분야를 좁혀보라고 조언했다.
부탁한다는 말에 AI 상담관은 ‘교육과정 특색 프로그램’ 위주로 정보를 찾아 학교를 추천했다.
AI가 추천해 준 학교가 집에서 많이 멀어서, 가까운 학교 위주로 동아리 활동 정보 등을 함께 알아보고 추천해 달라고 다시 요청을 했다. 그러자 집 가까운 학교 세 곳 중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순으로 추천했다.
AI 입시상담관은 아이의 진로에 유리한 고등학교를 선택하고 활용할 때 ‘진로 연관성’을 살펴야 한다며 체크해야 할 점도 놓치지 않았다.
가장 좋았던 점은 진로 연계 동아리 활동 아이디어를 제공한 점이다.
부탁한 부분이 아니었지만, 고등학교에서 이런 동아리 활동을 해 보라고 추천해 준 것이다.
활동의 핵심 전략은 ‘수’와 연결하는 것이라며 어떤 활동을 하든지 반드시 수학(통계, 확률)적 분석을 핵심 과정에 포함하고, 동아리 활동의 결과는 반드시 탐구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학생부에 기록될 수 있도록 준비하라면서 파이썬 등의 프로그래밍을 활용하면 정보 교과 역량을 키우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줬다.
성공적인 진로 설계의 열쇠는 아이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학교를 선택하고 활동 계획을 세우는 거라며 고등학교 진학 시 이과 계열의 심화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지, 또 이런 탐구 활동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이 활발한지 확인하라고 강조했다.
생각보다 분석적이었고,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짚어주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AI 입시상담관이 추천해 준 정보의 한계는 없을까.
이 마저도 AI에게 물어봤다. AI가 밝힌 학교 분석 정보의 한계와 단점은 바로 “공개된 자료”와 일반적인 교육 환경의 특징을 바탕으로 했다는 것이다.
운영의 질적 차이 즉, 어떤 학교가 과학중점학교 또는 자율학교로 지정됐다 하더라도 그 프로그램의 실제 운영 수준, 담당 교사의 열정 등을 알기 어렵고 동아리 활동의 내실 등 질적인 측면을 공개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때문에 공개 정보 기반의 한계가 있다고 AI는 답했다.
학교의 내부적인 학업 분위기나 학생들의 전반적인 학습태도 혹은 교사와의 상담의 질 등은 학교에 직접 방문하거나 재학 혹은 졸업생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하지 않고서는 알기 힘든 것들이다.
또, AI 입시 상담관은 상담을 의뢰한 학생의 지역이 평준화 지역이라 학생이 원한다고 해서 특정학교에 100% 배정받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실제 배정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AI분석의 단점으로 들었는데, 이건 AI의 명백한 실수다.
경기도 시흥시는 고등학교 입학이 비평준화 지역으로 중학교 내신 성적과 출결 등 학생 개개인의 성적이 고등학교 진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수를 지적하자 AI가 당장 수정된 결과를 내놓았다.
비평준화 지역이냐 평준화 지역이냐에 관계없이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학교 추천은 같았다.
다시 AI 상담가에게 아이의 가내신 점수를 알려주고, 합격선을 찾아봐서 안정권의 학교를 추천해 달라고 했더니 1순위 2순위 학교를 추천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실수. 아이 학교는 이미 기말고사가 끝난 상황이었지만, AI는 남은 내신 성적 관리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AI 입시 상담관과의 상담은 진로 코칭의 면에서, 그리고 고교 선택의 범위를 좁힐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체크하는 데는 도움이 되었지만 실제 학교 결정에는 도움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갈 수 있는 학교”를 생각해 보라는 건, 당연한 말이지만 여운을 남겼다.
올해 학생들의 학교 선호도와 그 해 학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AI를 기대했다면, 아직은 여전히 발 빠른 엄마의 정보력과 아이와의 소통, 그리고 결단력이 더 필요한 일이다.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세상에서 진로를 결정하고, 학교를 선택하는 일은 그만큼 더 어려워진 것 같다.
오죽하면 학부모들이 AI의 지혜라도 빌리고 싶을까. 고입부터 대입을 바라보고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는 이 현실이 그저 씁쓸할 뿐이다.
* 이글은 디지털에듀신문 (http://www.kedu.news/)에 실립니다.